-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0/18 01:26:34
Name   nothing
Subject   SNS 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SNS 의 정의를 뭐라 해야할지, 어디서부터 SNS 라고 바운더리를 쳐야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다들 많이들 아시는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것들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처음 SNS 를 접한 건 2010년 이었습니다. 막 군대에서 전역했을 때였는데 얼마나 센세이셔널 했는지 모릅니다.
개인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그 공간이 인터넷 게시판 시절보다는 말도 안되게 넓어졌고 각종 유명인들도 다 거기에 있습니다.
현실세계였다면 평생 마주치지도 않을 사람들과 이런저런 의견을 주고 받고 일상을 공유하게 됩니다.

그때 한창 재밌게 트위터를 했었던 것 같아요.
재밌었던 이유는 이거였습니다. 내 현실세계의 바운더리 바깥에 이렇게나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내 물리적 생활반경 내에서 만나는 인연들이란 사실 비슷비슷했습니다.
같은 고향에서 나고 자랐거나, 같은 학교에서 공부를 한다던가.
근데 이 SNS 안에서는 유명한 작가 선생님, 앨범을 벌써 여러개는 낸 중견가수, 현업에서 뛰고 있는 개발자 등등. 그 스펙트럼이 정말 넒었습니다.
그네들의 일상과 생각들을 전해듣는 것 만으로 물리적 거리가 좁혀지는 기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 10년 전 이야기입니다.

요즘에는 다들 인스타그램을 제일 많이 하죠.
저도 가끔 사진도 올리고 다른 지인들의 사진에 좋아요도 눌러보고 합니다.
근데 이 인스타그램이 사실은 모두에게 일종의 박탈감과 불안감을 만들어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루 종일 일만 디립따 하다가 몸도 마음도 지친 퇴근길에 습관처럼 인스타를 켜보면 누군가는 친구들과 즐거워보이는 술자리를 갖고 있고, 누군가는 해외 여행을 갔고, 누군가는 골프를 치러 다닙니다. 그런 걸 들여다보고 있으면 한번씩 우울해지는 날들이 있어요.
인스타그램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만족의 임계치가 한껏 올라가버린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실상 그곳에 올라가있는 사진들도 대다수는 전시하기 위해 과장을 조금씩 섞은 사진들일텐데요.



0


    저는 예전에 이른바 '사회지도층'들이 우리는 보지도 못한 걸 보고, 우린 생각도 못한 걸 생각해서 저러는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SNS 이후... 우리와 별 차이도 없는 식견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예전에는 이런 게 없어서 위인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바로 앞의 양김도, 멀리는 김구/여운형 선생도 SNS 시절에 사셨다면 지금과 같은 존경을 못 받지 싶어요.

    갑갑합니다. 길잡이라 믿었던 사람들이 길잡이가 못된다는 건 밝혀졌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길도 안보이고.
    저는 삶의 여유도 적고, 기술 발전을 잘 따라가지도 못해 한 때 블로그를 조금 본 거 외에는 말씀하신 본격 SNS를 한 번도 사용해보지 못했는데요, 말씀 들으니 다양한 타인의 삶을 보다 밀접하게 간접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약 사용해봤다면 유익한 점도 있었겠다 싶네요.

    그리고 홍차넷만 사용해봐도 굳이 자랑하고 전시하기 위함이 아니라 사람의 본성이, 즐겁고 일상적인 일은 쉽게 올릴 수 있지만 우울하고 나쁜 일은 몇 번이고 필터를 거치게 되는 게 당연한 거 같아요. 계속 부정적인 에너지만 발산하면 그것도 보는 이웃들에겐 힘든 일이니까 징징대고 싶어도 참아보게 되거든요.
    1
    화이트카페모카
    1차적으로 열등감을 느끼고 2차적으로 그 열등감이
    동기부여가 되어 나도 하이라이트 만들거야 라는
    순기능도 있는데 사실 대부분은 1차에서 머물거 같네요
    안개소녀
    오 저는 좀 다른 이유로 sns를 좋아했는데요. 유명연예인이나 전문가들은 관심 없었는데 내 주변사람들 팔로우 친추해두고 염탐눈팅 하면서 주변인들의 생각과 감성을 읽을수있어서 좋았음..이런거 좋아했구나 이런 생각들을 가졌구나.. 저는 비대면접촉을 선호해서 가상공간 상호작용이 너무 좋아여ㅎㅎ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1165 일상/생각아플 때 건강을 지키려는 노력은 살면서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13 오구 20/11/24 5012 16
    11163 일상/생각고향에 가고 싶어요. 9 2막4장 20/11/22 5411 7
    11162 일상/생각아마 저는 죽을때까지 고민할 것 같습니다. 3 오구 20/11/22 5099 11
    11154 일상/생각중대에서 운전하다가 사고날뻔한 이야기 9 Cascade 20/11/20 4630 1
    11152 일상/생각이어령 선생님과의 대화 4 아침커피 20/11/19 4784 13
    11148 일상/생각회사일기 - 5 "학벌" 6 Picard 20/11/19 4747 0
    11146 일상/생각비혼 출산은 과학적 남용일까? 10 sisyphus 20/11/19 5161 0
    11143 일상/생각현대사회에서 소비를 통해 만족감을 얻기 힘든 이유. 20 ar15Lover 20/11/18 6098 4
    11141 일상/생각이제 확진자가 하루에 200명을 웃도네요 5 필교 20/11/17 4876 0
    11129 일상/생각아빠의 쉼 총량제 22 Cascade 20/11/13 4807 37
    11116 일상/생각홧김에 청약 계약? 6 순수한글닉 20/11/06 5511 3
    11113 일상/생각팬레터 썼다가 자택으로 초대받은 이야기 20 아침커피 20/11/06 4641 27
    11112 일상/생각오랜만에 고향 친구를 만나고 4 아복아복 20/11/05 4889 11
    11099 일상/생각미국 부동산 거래 검색 이야기 8 풀잎 20/10/30 4846 10
    11097 일상/생각인터넷의 성개방 담론들을 보면서 느끼는 불편함. (부제: 제대로 된 성개방이란) 22 이상과 비상 20/10/28 6305 6
    11095 일상/생각운동가로서의 Joaquin Phoenix 6 오쇼 라즈니쉬 20/10/28 5685 3
    11094 일상/생각강사들은 왜 잡소리를 할까? 24 rustysaber 20/10/27 5534 6
    11089 일상/생각첫 학회지 투고 논문을 불태우면서 11 쿠팡 20/10/25 4893 2
    11087 일상/생각사랑과 성애의 관계 7 류아 20/10/24 6405 10
    11084 일상/생각로스코 오 로스코 2 시뮬라시옹 20/10/24 4330 1
    11083 일상/생각아이폰12 저도 살까봐요.. 색 고민중.. 4 허니레몬티 20/10/23 4773 1
    11075 일상/생각총기금지국가 한국에서 밀리터리 컨텐츠는 제한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20 ar15Lover 20/10/19 4844 1
    11074 일상/생각공유 스쿠터를 애용중 입니다. 14 겨울삼각형 20/10/19 4689 1
    11073 일상/생각시래기 순대국을 먹고 왔습니다. 15 nothing 20/10/18 4976 11
    11066 일상/생각SNS 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4 nothing 20/10/18 4748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