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09/24 13:42:11
Name   모모스
Subject   항생제 이야기
항생제는 박테리아, 세균, 병원균 등으로  불리우는 이들을 죽이는 약물입니다. 유행성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 중에 작년에 유행했던 그 유명한 메르스나 천연두처럼 바이러스와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열원충 처럼 기생충에게는 안타깝게도 항생제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합니다. (물론 예외가 있습니다.) 병원성 세균들이 우리 몸에 감염되었을 경우만  항생제를 투여해서 치료할 확률이 있는 겁니다. 물론 세균이 우리 몸에 침입했을 경우 우리의 면역시스템이 먼저 극복합니다. 그렇지 못한 경우 항생제의 도움을 받아야죠.

항생제
항생제는 원핵세포인 세균과 진핵세포인 우리 인간 세포의 차이점을 이용해 공격하여 효과를 나타냅니다. 그 중 한가지 예를 들면

1. 가장 처음으로 개발된 항생제가 그 유명한 페니실린 (Penicillin)입니다. 원핵세포 (박테리아, 세균은 원핵세포입니다.) 은 우리 몸을 이루고있는  진핵세포과 달리 세포벽이라는 것이 있는데 페니실린은 이 세포벽합성을 방해해서 세균을 터트려 파괴시켜버립니다.


2. 그에 대한 반격으로 오랫동안 사용해온 페니실린에 대항해  많은 세균들이 β-lactamase 라는 효소를 분비해서 페니실린 (페니실린계, 세파계, 반코마이신 등이 β-lactam구조 가지고 있습니다.) 을 파괴할 수 있습니다. 이를 페니실린 내성균이라 부릅니다.  


3. 이에 또 인간은  β-lactamase를 저해하는 β-lactamase inhibitor을 페니실린계 항생제에 조합하여 투여하고 있습니다. Amoxicillin ( Penicillin 항생제) +  Clavulanic acid (β-lactamase inhibitor) 이 조합된 항생제가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항생제 중 하나입니다.


인간과 세균의 끊임없는 신무기 개발로 군비경쟁을 하고 있는 셈이죠.



이 외에도 다른 기전들의 항생제들이 있는데 처음 말씀드린 원핵세포와 진핵세포의 차이를 공략하는 것들입니다.


살짝 다른 이야기이지만 암세포 (암세포는 우리세포와 같은 진핵세포입니다.)를 죽이는 항암제의 경우, 글리벡처럼 몇몇 표적항암제를 제외하면 항암제는 세포분열하는 것을 공격하므로 아군, 적군 피아를 가리지 않고 공격합니다. 물론 암세포가 훨씬 빠르게 세포분열을 하므로 더 타격을 받겠지만 우리 몸의 세포도 느리지만 끝임없이 세포분열을 하고 심지어 머리카락이나 손발톱 등은 비교적 빠르게 세포분열을 합니다. 따라서 항암제 장기 치료시 머리카락이 빠지고 손발톱이 빠지는 부작용 등이 생깁니다.


항생제의 내성
항생제는 개인별로는 내성이 없습니다. 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약처럼 우리 몸에 직접 작용하는 약들인 경우 장기 복용 후 우리 몸에서 내성이 생기기도 해서 (우리 몸에 작용하는 약물들은 주로 우리 몸의 세포표면 receptor에 결합하거나 결합을 방해하거나 해서 효과를 발휘하는데 내성이 생기면 receptor 수가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방법 등으로 약물의 효과를 감소시킵니다.) 투여 용량을 높이거나 좀 더 단계가 높은 약물을 쓰곤 하지만 항생제는 우리 몸에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들어온 세균에게만 작용 (물론 세부적으로 기전이 다른 항생제들도 있고 복잡합니다.) 하므로 내가 항생제를 많이 먹었다고 해서 치료가 완료되었다면 다음에 항생제를 또 먹을 때 (우연히 내성이 생긴균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내성이 생겨서 효과가 없는게 아닙니다. 다만 장기 복용하면 우리몸에 존재하는 유익한 세균인 장내유산균들도 감소해서 설사 등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 대사시스템을  induction했을 경우 문제가 있을 수 있고 drug-drug interaction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지만 그건 아주 장기 복용해야하고 모든 약물에서 그런 것도 아니구요.)

그럼 도대체 항생제 내성이 무엇이냐라고 물으실 수 있는데. 우리가 항생제를 사용하다보면 내성균이 생기고 그 내성균이 만연하게 되어 그 내성 세균류가 일반화되어 기존 항생제가 안듣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미시적으로 우리 몸 안에서 생기는 게 아니라 거시적인 시점으로 내성균이 만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항생제를 계속 먹어서 치료가 완료되면 그 균은 사라지는 것입니다.  먹다 안먹다하면 (내성균양성실험실이 되는 거죠) 내성균이 생겨날 확률이 높아집니다. 이 내성균이 그 집단에 퍼져 내성균주가 일반화되면 바로 처음 쓴 그 항생제는 효용성이 없어지는 겁니다. 따라서 항생제는 짧은 기간 그리고  빠짐없이 먹어야합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세포분열이 느리고 내성균주가 자주 발생하는 결핵에  항생제를 사용할 때 극단적으로 잘 나타납니다. 우리나라는 결핵유행국가로 지정되어있다니까 중요하죠.

항생제를 전인류가 아껴써야 하는 공공재라고 생각하시면 되고 후손들이 쓸 항생제를 위해서 항생제 남용으로 인한 내성균 일반화를 막아야합니다. 우리나라도 항생제를 많이 사용하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생제는 필요한 부분에 적절하게 사용되어져야하고 정해진 기간동안 꾸준히 치료가 완료될 때까지 빠짐없이 사용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새로운 항생제가 한참 동안 개발되지 않고 있습니다. 근래엔 거대제약회사에서도 새로운 항생제 개발에 별로 의지가 없는 것 같구요.

또 위험한게 우리들이 키우는 가축들에게 쓰는 항생제입니다. 이 항생제들은 아픈 애들에게만 쓰는게 아니라 광범위하게 사료나 식수에 무차별 살포하므로 가축에게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은 일종에 내성균을 키우는 대규모 배양 공장과 같습니다.. 또 강력한 항생제를 무차별적으로 사용하는 최상위 종합병원 (어쩔수 없죠. 치료하다치료하다 안되어서 오신 환자들이라) 에  MRSA (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VRE (Vancomycin-Resistant Enterococci) 같은 항생제 내성이 있는 슈퍼박테리아가 나타나는 것도 무서운 일입니다. 메르스 사태에서도 아시겠지만 종합병원은 무서운 곳이에요.



음주에 대한 수학적이고 과학적인 접근 https://kongcha.net/?b=3&n=2617
판피린 3형제 이야기 https://kongcha.net/?b=3&n=2605
게보린 3형제 이야기 https://kongcha.net/?b=3&n=2596
이부프로펜, Cyclooxygenase, 아스피린 이야기  https://kongcha.net/?b=3&n=2592
적록색맹과 Vitamin C 이야기 https://kongcha.net/?b=3&n=2566
보쌈, 면사포, 결혼반지 https://kongcha.net/?b=3&n=2187
육두구 이야기 https://kongcha.net/?b=3&n=2163
각국의 의료보험 https://kongcha.net/?b=3&n=2145
오줌병 이야기 https://kongcha.net/?b=3&n=1519
지헬슈니트 (낫질) 작전 - 1940년 독일-프랑스 전투 https://kongcha.net/?b=3&n=1461
지구의 온난화와 빙하기 https://kongcha.net/?b=3&n=1354
설사병 이야기 https://kongcha.net/?b=3&n=1322
토마토는 과일인가? 채소인가? https://kongcha.net/?b=3&n=1310
쓰레기 유전자 ( Noncoding DNA ) 와 유전자 감식 https://kongcha.net/?b=3&n=1297
생명체의 과밀화 https://kongcha.net/?b=3&n=1269
X 염색체 - 인간의 기본형은 여성? https://kongcha.net/?b=3&n=1259
각인 - 애들은 엄마, 아빠 누구 머리를 닮나? https://kongcha.net/?b=3&n=1252
정자왕 침팬지 https://kongcha.net/?b=3&n=1243
이스터섬 https://kongcha.net/?b=3&n=1234
불멸의 세포 https://kongcha.net/?b=3&n=1215
히스파니올라섬 https://kongcha.net/?b=3&n=1200
천연두 바이러스 https://kongcha.net/?b=3&n=1191
기생충 이야기 https://kongcha.net/?b=3&n=1183
기생충에 대한 또다른 인간의 방어법 IgE https://kongcha.net/?b=3&n=1175
가축화된 포유류는 어떤게 있나? https://kongcha.net/?b=3&n=1161
섹스의 진화 https://kongcha.net/?b=3&n=1147
외계로부터의 생명 전달 https://kongcha.net/?b=3&n=1097
항생제 이야기  https://kongcha.net/?b=3&n=1091
소주 이야기   https://kongcha.net/?b=3&n=1075
콜라 이야기   https://kongcha.net/?b=3&n=1057      
커피 이야기 - Caffeine https://kongcha.net/?b=3&n=1051
보스턴차사건 (Boston Tea Party) - 보스턴홍차사건 https://kongcha.net/?b=3&n=1034
유전자조작식물 (GMO)  https://kongcha.net/?b=3&n=1024



3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62 생활체육차범근의 동료들 - 프랑크푸르트 4 Raute 15/09/22 15475 1
    9664 기타요즘 결혼 생각시 남자 연봉 기준 46 셀레네 19/09/15 15420 1
    112 기타최근 봤고 보고 있는 아니메(망가포함, 약스포 주의) 16 Yato_Kagura 15/05/31 15393 0
    3302 IT/컴퓨터어느 게임 회사 이야기 (4) 19 NULLPointer 16/07/20 15366 12
    3329 IT/컴퓨터어느 게임 회사 이야기 (12) 9 NULLPointer 16/07/23 15353 8
    2482 과학/기술전문성없이 쓴 짧은 MOF 이야기 8 NightBAya 16/03/27 15330 0
    3346 IT/컴퓨터어느 게임 회사 이야기 (16) 17 NULLPointer 16/07/24 15320 5
    1091 의료/건강항생제 이야기 25 모모스 15/09/24 15296 3
    4209 IT/컴퓨터애플워치 나이키 3일 사용기 5 Leeka 16/11/21 15279 0
    3327 IT/컴퓨터어느 게임 회사 이야기 (11) 15 NULLPointer 16/07/23 15276 4
    5739 게임(스타1)Elo 레이팅, 선수들의 실력, 맵 밸런스 19 스카이저그 17/06/03 15270 10
    1494 문화/예술[바둑칼럼] 천재들의 ‘천재 감별법’ 25 커피최고 15/11/08 15224 5
    3310 IT/컴퓨터어느 게임 회사 이야기 (7) 11 NULLPointer 16/07/21 15194 4
    2466 IT/컴퓨터최근 국내 PC 웹브라우저 점유율의 변화 35 Toby 16/03/24 15160 3
    454 기타[스포가득]뮤지컬 데스노트 관람후기 6 No.42 15/06/28 15148 0
    3304 IT/컴퓨터어느 게임 회사 이야기 (6) 14 NULLPointer 16/07/20 15140 5
    1259 과학/기술X 염색체 - 인간의 기본형은 여성? 13 모모스 15/10/15 15139 2
    2997 기타불화살은 존재하지 않았다? 25 눈부심 16/06/11 15127 0
    143 기타[과학철학] 칼 포퍼에 대하여 11 삼공파일 15/06/01 15064 1
    2805 요리/음식덴뿌라와 튀김의 기원 27 마르코폴로 16/05/14 15059 10
    308 기타제가 가지고 있던 마우스들.jpg 39 김치찌개 15/06/11 15029 0
    2757 과학/기술설사하면 왜 "죽"을 먹어야하나? 35 모모스 16/05/07 14997 0
    1147 과학/기술섹스의 진화 10 모모스 15/10/01 14957 0
    227 기타정도전 21화 4 천하대장군 15/06/06 14948 0
    228 기타정도전 22화 2 천하대장군 15/06/06 14892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