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7/11 01:17:19
Name   오쇼 라즈니쉬
Subject   동물복지 달걀
 마트에서 동물복지 달걀을 보신 적이 있나요?
보통 달걀보다 월등히 비싸서 선뜻 손이 가지 않지만, 한편 왠지 마음에 안정감을 주는 이름이죠.
오늘은 이 동물복지 달걀에 대해 함께 알아보고자 합니다.

1. 동물복지 달걀이란?
 얼핏 아시다시피 산란계의 삶은 상당히 팍팍합니다. 닭은 원래 드넓은 공간을 뛰놀며 횃대도 올라가고 모래목욕도 하고 서로 쪼면서 서열정리도 하는등등 다양한 본능을 가진 동물인데요. 하지만 공장형 케이지 사육에서 산란계들은 평생 A4용지 한 장 정도의 공간에서 닭이 닭답게 닭으로서 누리고 싶을 그 무엇도 누리지 못하죠.
이 산란계들이 닭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환경을 마련해준 결과로 나온 달걀이 바로 동물복지 달걀입니다.

 지금 냉장고에서 달걀을 꺼내보시면 위와 같은 숫자가 써있을 겁니다. 가장 오른쪽 숫자를 보시면 됩니다.
사육 환경에 따라 1~4의 숫자가 매겨져 있으며, 숫자가 작을수록 더 좋은 환경입니다. 이 중 사육환경번호 1, 2에 동물복지달걀 인증이 붙을 수 있게 됩니다.
 HACCP, 무항생제 지정농장 이런 인증들은 의미 없습니다. 동물복지 인증이 있는지만 확인하세요. (식물성 식품에선 다소 의미가 있습니다.)
그럼 1번은 다 같은 1번이느냐? 아닙니다. 인증은 최소한의 조건만 만족하면 다 1번으로 퉁치는 거고요. 같은 1번이라도 생산농가에 따라 다양한 수준의 더 높은 복지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건 농장을 직접 방문해보거나 각 농장의 홈페이지를 통해 알아볼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사실 뭐 그냥 1번 정도면 마트에서 찾기 힘든 높은 수준의 복지이긴 합니다. 굳이 번거롭게 더 이것저것 따질 필요 없어요.
 심지어 동물복지 인증에 필요한 조건을 갖추었지만 일부러 인증받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살림 달걀인데요(인증에 필요한 비용 때문일까요? 아니면 차별화를 두려고? 잘 모르겠습니다). 한살림 달걀 코너를 보면 국내 최고 수준의 사육기준을 갖고 있어서 외부인증 표기 시 동급으로 여길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표기하지 않았다 - 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런데 사육환경번호는 2...

2. 달걀은 포장되어 있는데 1번인지 2번인지 어떻게 알죠?
 전 그냥 마트에서 동물복지 달걀 인증 확인하고 포장 까서 봅니다;; 뭐라 하는 사람 없던데요;;
1번이 있으면 되도록 1번을 사고, 급한데 1번이 없으면 2번이라도 사는 편입니다.

3. 무정란/유정란
 무정란은 수정되지 않은 달걀, 즉 닭의 생리 정도로 보면 되고요. 유정란은 수탉과 교미하여 수정이 된 달걀입니다. 영양학적인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취향에 맞게 고르시면 됩니다. 수탉과 같이 기른다고 모든 알이 수정되서 나올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유정란에도 간혹 무정란이 섞여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한 다리 건너 자유방목 하시는 분 얘기를 들었는데 '유정란은 생명이기 때문에 산란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 부패가 시작되지만 무정란은 그냥 생명 없는 배출물이기 때문에 산란 직후 바로 부패가 시작된다'고 하시더군요. 진짠지는 잘 모르겠어요. 일단 듣기에 그럴싸했습니다.
 간혹 유정란은 생명같아서 껄끄럽다고 무정란을 선호하시는 분도 있던데, 동물복지 달걀은 보통 암수혼합사육을 하기 때문에 대부분 유정란이고 동물복지 무정란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코스트코에 동물복지 무정란이 있다던데, 안 가봐서 모르겠네요.

4. 왕란/특란
 큽니다. 생긴 것도 시원시원하고 가성비 좋죠. 영양가도 좋을까요?
산란계는 노계가 되어 산란율이 떨어지게 되면 도살장에서 갈려서 싸구려 개사료가 되기 전에 잠깐의 유예기간을 갖습니다. 바로 '강제환우'인데요.
1~3주 정도 닭에게 물과 사료를 주지 않으면 털갈이를 하면서 커다란 알을 낳습니다. 이것이 특란 왕란입니다.
굶은 늙은 닭이 낳은 달걀이죠.

5. 동물복지 달걀의 영양가
 그래 동물복지 달걀이 닭한테 좋은 이유는 알겠는데 그럼 이 비싼 달걀이 나한테 좋은 건 뭔데?
눈치채셨겠지만 영양가가 다릅니다. 
아 일단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말씀드리자면 전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달걀을 섭취하는 것 자체에 별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유제품, 밀과 더불어 알러지 및 과민성, 자가면역 질환을 가장 흔하게 일으키는 원인이기도 하고, 좀 오바해서 달걀 한 개가 기대수명에 입히는 피해가 담배 5개피와 같다는 썰도 있지요. 적어도 몸에 도움이 되려고 일부러 달걀을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자 나는 달걀을 맛으로 먹는다! 그래도 몸에 최소한의 피해를 주면 좋겠지요? (물론 맛도 동물복지 달걀이 더 좋습니다 경험상. 하지만 이건 취향이니까 존중하겠다능)
 우리가 하루 종일 이것저것 먹으면서 식품으로 섭취하는 지방산의 적절한 비율은 오메가6 : 오메가3 = 1~4 : 1 정도입니다. 일반 달걀은 이 비율이 60 : 1 이고요. 자연방사 동물복지 달걀은 1 : 1입니다. 비교하는 게 부끄럽죠. 이 내용은 임상영양학의 최전선에 있는 기능의학 학회에서 배운 내용입니다. 반박시 영양잘알
특히 아이들 기르는 가정에 권장드립니다. 좋은 거 먹이고 싶잖아요.

이상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직접 닭을 기르는 사람도 아니고 틀린 내용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관계자분 계시면 첨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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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랐던 내용이네요 감사합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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