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11/21 11:08:05
Name   The xian
Subject   그리핀 사태에 대한 개인적인 잡설입니다.
(저는 이 상황을 그리핀 사태라고 뭉뚱그려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오히려 반대하는 쪽입니다. 그러나 너무 긴 글제목을 만들지 않기 위해 글 제목에서만 그리핀 사태라고 축약하여 말했음을 밝혀 드립니다.)


- 저는 김대호 감독이 실제로 자기가 했다고 인정하거나, 했다고 증언하는 말들을 매우 싫어하는 부류입니다. 대표적으로 폭탄목걸이 같은 말이나. 팔 하나 없다는 식의 장애인 드립 같은 것 말이죠. 그 말 자체도 싫어하지만 그런 말이 나올 정도의 상황이라면 거의 반드시라고 해도 될 정도로 큰 소리가 나거나 고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을 어떤 사람은 카리스마라고 할 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런 카리스마 따위 개나 주라고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어쨌든 저는 김대호 감독이 인간적으로 썩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도란의 눈물 어쩌구저쩌구 하며 김대호 감독의 고압적으로 보이는 피드백을 미화하는 식의 표현들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대호 감독에 대한 무기한 출장정지 징계는 부당합니다. 우선 라이엇의 규정에는 해당 사항에 기간제 징계를 주도록 되어 있지만, 김대호 감독의 무기한 출장정지는 그 규정에 어긋나는 징계이므로 부당합니다. (물론 가중처벌로 기한을 연장할 수는 있을지 모르겠으나, 만일 가중처벌을 했다면 그에 맞는 근거를 제시해야 함에도 라이엇은 입장문 전문에서 그에 대한 내용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다음으로 라이엇의 공식 입장문에서 조규남씨의 강요, 협박혐의에 대해서는 징계의지를 나타내면서도 그 불법성에 대해서는 사법적 판단 영역이라는 식으로 어물쩡 넘기고, 김대호 감독의 행위에 대해서는 폭언이나 폭행이 보편적인 불법적 행동이라는 이유로 자기들의 잣대로 온전히 징계안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이중잣대는 부당합니다.

마지막으로 김대호 감독의 폭언과 폭행에 있어서 라이엇은 김대호 감독에게만 징계를 내렸으나. 김대호 감독의 폭언, 폭행 건에 대해서는 김대호 감독 뿐만 아니라 그리핀, 서경종 대표, 조규남씨 모두에게 관리책임을 물어야 하는 건입니다. 이것에 대해 그리핀 및 그리핀 관계자들의 징계를 의결하지 않은 것은 그 이치에 어긋납니다.


- 새벽의 인터뷰 기사를 보니 참 어이없다 싶습니다. 설령 김대호 감독 증언이 사실이라 쳐도 소드는 어디 가서 그 마인드로 프로 하기 참 어렵겠다 싶습니다. 실력이 초일류가 아니면 마인드라도 좋아야 프로를 해 먹는데 말이죠. 소드를 보면 마치 사회 생활에서 정치질로 팀과 회사를 박살내는 전형적인 회사 내 정치꾼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절대로 같이 일해서는 안 되는 타입이지요. 어떤 사람들은 아직 어린 선수가 뭘 몰라서 저런다 하는데 저 나이 되면 그런 말 해 봐야 별 의미 없지요.

어쨌거나 보면 볼수록 그리핀이라는 게임단은 참 나쁜 것만 가르친다 싶습니다. 소드가 김대호 감독에게 '사람이 되세요'라고 했다죠? 그 말을 들어야 하는 것은 김대호 감독이라기보다는, 그리핀과 스틸에잇 같습니다. 게임과 팀워크가 아니라 정치질을 강요하고 가르치는 게임단 따위는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봅니다. 친목이 나쁜 게 아니지만 친목질은 나쁜 것이듯, 정치는 나쁜 게 아니지만 정치질은 나쁜 겁니다.


- 국민일보에서 공개된 카나비 계약서는 더 이상 말할 가치가 없습니다. 이런 허섭쓰레기 같은 게 무슨 계약서라고...


- 그리핀과 스틸에잇 측에서는 김대호 감독의 폭언, 폭행 건을 싸잡아 묶어서 카나비의 불공정 계약 및 잘못된 계약서 작성 등을 묻어버리려 하는 의도를 아주 저렴하게 내비치고 있습니다. 과거에 KeSPA와, KeSPA와 한통속이 되었던 e스포츠 언론들이 했던 전횡이 떠오르고 지금도 기사를 내는 것을 보면 예전 e스포츠 언론이 하던 짓 지금도 그대로 하고 있습니다.

프로리그 중계권 사태나 스타크래프트 저작권 분쟁 때의 행태는 말할 것도 없고 과거에 어느 e스포츠 언론이 자기들을 사회적 약자에 비유하며 특정 팀에 상당 기간 불리한 기사를 내 오고 블리자드에 대해 상당 기간 악평을 해온 것을 정당화하던 것을 넘어서서 오히려 그들이 잘못된 것이라고 적반하장으로 나서던 광경이 다시 떠오를 정도입니다. 뭐 말해 뭐하겠습니까. 저는 그 이후로 KeSPA에 학을 떼었지요.

한때나마 KeSPA가 달라졌다는 소리가 있을 때도 있었으나 이번 사건에서 본 라이엇-KeSPA의 행동은 역시 사람은 고쳐쓰면 안 된다는 것만 다시금 확인시켜 주는 꼴에 가깝다 싶습니다.


- 아 참. 그런 소란들이 한창일 때 당시 그 소란판에 한 발을 걸쳐 놓던 저는 어느 기자들 모임 자리에 동석한 적이 있었죠, 저를 기자들의 적이라고 말하면서 자기들끼리 웃으셨던 기자분들 중 상당수가 계속 계시더군요. 그 분들에게 딱히 감정은 없습니다만, 한때 e스포츠에서 어떤 형태라도 일하고 싶었을 정도였던 저의 의욕을 꺼뜨려 주시고 제 본업에 전념하게 만들어 주신 분들이라 참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어쨌거나.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던데 KeSPA 및  KeSPA와 한통속이 되었던 e스포츠 언론들의 행동은 예나 지금이나 어쩜 그리 비슷하십니까? 뭐, 그러시면서 문제가 생길 거 서로서로 막아주고 덮어주고 포장하면서 우리가 대한민국 e스포츠를 만들었다는 식의 자부심은 참 높으시더군요. 그렇게 게임을 깔아뭉개고 콧대를 서로서로 높여주시니 참 좋으시겠습니다.


- 만에 하나. 라이엇과 KeSPA와 그에 붙은 언론들이 '그래서 LCK 안볼거야?'라는 식의 마인드로 헛짓거리를 더 한다면, 그거야말로 큰일날 짓일 겁니다. 말이 났으니 말인데 5년간 봐 온 프로리그도, 10년간 봐 온 스타리그도, 15년간 다녀 본 PGR도. 끊자고 하면 얼마든지 끊을 수 있던데 한 3-4년 봤나 싶은 LCK 쯤이야 끊을려면 얼마든지 끊을 수 있지요. 세상에 볼거리가 그것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e스포츠 팬들의 의지를 시험하는 바보같은 짓거리는 중계권 사태와 저작권 분쟁만으로 충분합니다. 대한민국 e스포츠 말아먹고 싶으시면 라이엇과 KeSPA와 e스포츠 언론들은 지금처럼만 하면 됩니다.


- 김대호 감독의 폭언, 폭행 의혹 건과, 그리핀 및 조규남씨 등의 불공정 계약, 사기계약 및 그에 따른 강요, 협박 의혹 건은 별개로 분리되어 판단하여야 맞겠고, 잘못이 있다면 누구도 잘못에 맞는 징계를 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잘못에 맞는 징계가 아닌 부당한 징계가 내려졌고, 모든 사태들이 별개로 분리되어 판단되기는 커녕 그리핀의 문제 정도로 뭉뚱그려 다뤄지고 있습니다.

조규남 같은 작자를 살리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그 동안 고여 있는 꼰대들의 기득권 수호 의지인지는 모르겠으되, 제대로 사태를 바라보고, 제대로 사태를 바로잡고, 제대로 된 징계를 내리는 일이 다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LCK는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오래 못 갈 것은 자명하다 싶습니다.


김대호 감독에 대한 일방적이고 부당한 징계를 철회하고, 다시 조사하고 합당한 징계를 다시 판단하기 바랍니다.
선수에게 위법한 계약을 강요, 협박하고 이를 기망한 그리핀과 그리핀 핵심 관계자들의 e스포츠 영구 퇴출을 희망합니다.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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