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16/12/28 05:50:40
Name   까페레인
Subject   육아일기 - 아이와 나눈 대화
여전히 아이들을 키우는 것에 해답은 없겠지만 풀타임 직장맘이 되고보니 육아가 또다르게 다가온 한 해였어요.
육아란 어떻게 키워야 하나 늘 고민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들 논리적이셔서 저렇게 하면 안되는데
엇..하실수도 있겠지만, 저처럼 나이브한 엄마의 육아법도 있구나 하고 봐주시면 감사하고요.
혹시 아이가 어리시면, 나중에 틴에이저 아이들 키우시거나 하시면 좀 더 상황이 이해가 되시지 않을까 싶어요.
(미리 고슴도치엄마 인증이니 패쓰하셔도 되어요.)

저희집1호: 첫째는 단점은 몸치이고...유머란에 아이들 비디오에서 인증도 했지요.
지극히 개인적이에요. 모든 것을 경제적으로 계산해요. 숫자에 대한 감각이 있구요.
그리고 어릴때부터 새로운 것에 대한 챌린징하는 것을 아주 좋아해요.  그래서인지 게임에 최적화된 브레인..이어서 엄마는 슬퍼요.
계속 계속 레벨업을 하는 것이 얼마나 적성에 맞겠어요. 엄마로써는 아이에게 늘 새로운 것만 항상 접해줄수는 없고 세상사가 그렇게 되지는 않쟎아요. 책임도 따르고 노력도 필요하다는 걸 늘 주지시켜줘야해요

문제는 나름 본인에게 최적화된 생활을 즐기는 편인데, 그럴려니 버틀러...하인이 있어야하는 아주 나쁜 개성을 타고났어요.
당연히 집에는 버틀러 하인이 없으니, 첫째가 누릴 수 있는 동생들 부리기를 극한 체험하면서 부모님께 늘 야단을 맞으면서
꿋꿋하게 자아성취를 해나가고 있어요. 본인도 그걸 아주 잘 알고요.

물론 제가 아이를 그렇게 길렀다는 첫째라고 엄친아~~~ 예쁘당 예쁘당... 고슴도치 엄마처럼 기른 제 책임이 크지요.

연휴여서 모처럼 아이와 오랜만에 시간이 나서 아이한테 물어보았어요.

"집안일 엄마가 다 할려니 힘든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집안일 하기 싫어하는 아이를 어떻게 하면
잘 가르쳐서 집안일을 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아이한테는 하지말라 하고 엄마가 다 하는 게 좋을까?"라고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물론 저는 아주 게으르고 낙천적이어서 마지막 순간에 집안일을 하고 뭐 크게 디자인도 인테리어도 상관없이
실용적으로 편하게 살자주의지만, 나름 제 개인적인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세 아이 다섯식구의 빨래와 도시락 다섯개 4일동안 싸는 것... 음식의 기대치를 높여놓아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야한다는 강박관념 등등...

그래서 아이들이 빨래도 도와주고 쓰레기통도 버리고 11살 막내는 밥도 하고 이렇게 저렇게 아이들이 커서 독립할때를 위해서
실생활에 필요한 생존기술을 알려줄려고 많이 노력하기도 하지만서도 ..현재 그 과정이고 모든 것이 Try & Error 이니 저자신
어슬프구나 할때도 많습니다.

일단 그렇게 아이에게 너가 방문 안닫고 간다거나 먹은 것을 그대로 책상에 둔다거나 하는 것들에 대해서 엄마가 어떻게 해야할까? 엄마가 다 치워줘야 하나? 아님 다 그냥 너네들 할때까지 내버려 둬야 하나? 잔소리를 계속 해야 하나? 하고
물어보았어요.

그랬더니, 의외로 아이가 저에게 그러더라구요.

"엄마 기대치를 높여!!!, 엄마가 기대를 낮게 가지고 있으면 그 사람은 낮춰진 기대에 맞춰서 행동할꺼야!!"

그러고서는 자기 방으로 쏙~ 놀러 가버리더라구요.

머리에 뒷통수를 맞은 것처럼 이런이런.... 싶었어요. 제가 아이한테 가진 기대치가 상당히 낮았음을 여실히 아이가 간파한거지요.
또한 앞으로 아이들을 제가 좀 더 요령있게 잘 굴려야한다는 이야기인데요. 마음이 쿵했어요. 아이가 참 많이 컸구나 싶구요.

저런 직장 상사가 있으면 오... 넘 힘들겠다 싶은...

세상일이 그렇쟎아요. 회사에서는 경제적으로 최대치로 기대치를 아주 높게 가지면서 직원들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부릴려고 하는 것이고 직원들에게는 그런 직장은 힘들게되는데요. 음...지금처럼 아이들에게 자유와 책임을 적절히 가르쳐주는 것이
좋겠지만, 역시 관리자입장에서 나는 유능한 관리자는 되기 힘들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이야긴, 아이와 있던 최근 한 달 사이에 있었던 변화는 저와 집안일로 서로 조약을 맺었어요.

설거지 - 1000원
쓰레기 버리기 - 무거운 부엌 쓰레기 1000원
가벼운 리사이클 - 500원

ㅎㅎ 물론 일주일에 15000원, 15 불 이상의 용돈은 벌 수 없다!! 라고 최대치를 정해놓았구요.
진작에 이런 어린이 노동을 최적화해서 활용할 것을 싶었어요.

아이는 재밌다고 진작에 엄마가 그렇게 하지 하면서
인터넷에 Paypal.me 어카운트를 개설해서는 모든 돈을 인터넷으로 송금하라고 하네요.
돈이 쌓이는 것을 보는 것이 즐겁다고... 저는 남편한테 안알리고 열심히 아이한테 5불, 10불씩 송금하다가
결국 한소리 먹고요. ㅎㅎ 엇..허가받지 않은 금융거래가 있네 모드였지요. ㅋㅋ
(남편돈도 내돈, 내돈도 내돈인데....흠흠... 다시 정리할필요가 있어요. 아이앞이라 못해지만..)

이틀동안 윷놀이 게임으로 도박을 해서 일확천금도 땃다가 아빠가 몽땅 다시 수거해갔어도
크게 슬퍼하지 않은 아들...  귀엽습니다.

아이야 열심히 지금처럼 살고 좀 더 집안일 동생들 덜 부리고 잘 지내면 좋겠다~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7-01-09 09:36)
* 관리사유 : 추천 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5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33 기타육아일기 - 아이와 나눈 대화 8 까페레인 16/12/28 6225 5
    323 기타딸바보와 바보딸 28 민달팽이 16/12/16 6682 26
    318 기타아직도 이불킥하는 중2병 썰, 20 마투잘렘 16/12/06 8159 16
    316 기타마, 얼굴만 봐도 알겠네! 너지! 26 Azurespace 16/11/29 10081 17
    315 기타ISBN 이야기 17 나쁜피 16/12/02 5906 15
    314 기타ISBN 이야기(2) 20 나쁜피 16/12/03 5383 10
    302 기타서원철폐 21 피아니시모 16/11/16 5854 4
    296 기타만 4세, 실존적 위기에 봉착하다. 56 기아트윈스 16/10/31 7204 21
    287 기타당연한 육아는 없답니다 16 밀크티티 16/10/20 6666 22
    270 기타채식주의자(The Vegetarian) 번역자 데보라 스미스씨 만난 썰 39 기아트윈스 16/09/27 6477 1
    267 기타[마르크스 사상사 시리즈] 1. 맑스?마르크스? 29 nickyo 16/09/21 7409 5
    266 기타양자역학 의식의 흐름: 더 퍼스트 어벤져 37 Event Horizon 16/09/16 6693 13
    265 기타니코틴과 히로뽕 이야기 5 모모스 16/09/15 9706 6
    264 기타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은 왜 "추석 차례 지내지 말자"고 할까 9 님니리님님 16/09/13 5900 5
    252 기타후장식 드라이제 소총과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7 모모스 16/08/19 10180 3
    251 기타"국왕" 대신 "국가와 조국" 위해 싸운 나폴레옹의 프랑스군 8 모모스 16/08/18 7847 3
    250 기타반사 21 기아트윈스 16/08/14 5666 7
    247 기타원어민도 못푸는 수능34번 문제? 34 Event Horizon 16/08/09 8166 12
    242 기타홍차넷 자게 메타분석 45 기아트윈스 16/08/01 7605 16
    231 기타올바른 '판단-해석'을 위하여 11 전기공학도 16/07/10 5696 6
    230 기타종이모형을 아시나요? (데이터 주의!!!) 35 볕뉘 16/07/08 8863 13
    210 기타아들이 말을 참 잘합니다. 37 Toby 16/05/30 6572 25
    198 기타커피 이야기 - Caffeine (리뉴얼버전) 15 모모스 16/04/29 6746 3
    182 기타[회고록] 그 밤은 추웠고, 난 홍조를 띠었네. 43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6/04/12 5752 10
    181 기타왜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으면 안 되는가 22 Moira 16/04/08 8271 6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