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렬하게 사랑할 때는 그 사람 아프니까 같이 아프더라구요. 육체적으로도. 한두 번이 아니고 계속. 종종 텔레파시도 통하고. 그 사람 관련해서는 육감(?)도 극대화되고. 의도치 않은 아주 가벼운 스킨십에도 불꽃이 튀고. 다만, 적응의 동물이라서인지, 신체의 화학적 반응의 한계인지(;대뇌에 항체가 만들어진다고 하죠), 그게 몇 년 이상을 넘어가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연구에서는 보통 그 유효 기간이 1년~3년 정도라고 하죠. 그 이후로는 소위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정이랄까 그런 사랑으로 종류가 좀 바뀌는 것 같습니다. 엔돌핀, 페닐에틸아민, 도파민 등등 팍팍 분비되는 사랑만 사랑은 아니니까요.
저는 조카를 한집에서 공동육아하며 딸처럼 생각하던 한 시기에 부모마음 빙의되어 느꼈던 사랑도 참 인상적이었어요. 그냥 자아가 녹아내리는 느낌. 더 이상 내 인생의 주인공이 내가 아니어도 좋다. 이 아이의 인생을 빛나게 해주기 위한 도구여도 좋다.아,물론 잠깐 그러고 말았음 ㅋ 울 오빠도 한 번 그러더라구요. 아이 낳기 전에는 가령 달려드는 자동차 앞에서 기꺼이 자식을 구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는데 막상 낳아보니 고민거리도 안 되고 너무 당연하게 답이 정해지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