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뉴스를 올려주세요.
Date 25/01/07 22:11:42
Name   카르스
Subject   포스트 계엄 세대의 탄생
(중략)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권위주의 정권에서 태어나 선생님에게 매 맞아가며 민주주의를 책으로 배운 우리 같은 기성세대가, 민주화 이후 선진국에서 태어나 민주시민 교육을 받은 젊은이들에 비해 민주주의를 더 잘 이해하고 있을 가능성은 없다.

그런 의미에서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한 달 동안 우리 청년층이 보여준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의 정치 참여와 발언들을 이해할 수 있다. 기성세대가 ‘계엄’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처음 느끼는 감정이 두려움이라면, 청년세대가 계엄이라는 현실에 대해서 처음 느끼는 감정은 싸늘한 경멸의 분노일 것이다. 이들은 결코 두려워하지 않는다. 격분하지도 않는다. 다만 대한민국이 선진국일 때 태어난 사람들로서 어느 날 나라를 후진국으로 만든 사람들을 경멸할 따름이며, 이러한 차가운 분노는 식지도 않을 것이다.

또 다른 젊은이들이 있다. 그날 국회에서 실시간으로 중계됐던 몸싸움에서 완전 무장을 한 채 민간인들에게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던 앳된 계엄군도 이들과 같은 교과서로 공부한 세대이다. 어쩌면, 우리 같은 기성세대가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에서, 폭력과 유혈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암묵적 합의가 한국 민주주의의 교과서에 피로 아로새겨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5·18의 역사, 혹은 백남기 농민의 희생으로 쌓아 올리고, 촛불시위를 통해 드러났던 강력한 비폭력의 원칙은 계엄군의 머릿속에 남아 있었고, 어떤 갑작스러운 계엄령과 명령 체계로도 깰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미국의 허버트 후버 전 대통령이 남긴 섬뜩한 경고를 이 자리에서 다시 적지 않을 수 없다. “전쟁을 선포하는 것은 노친네들이지만, 싸우고 죽어 나가는 것은 젊은이들이라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라도 자신의 지지자들과 “끝까지 싸우”자고 A4 용지 한 장의 메시지를 통해 제안한 대통령의 죄가 가볍지 않다.

설마 그런 일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시위대와 경찰이, 혹은 공수처와 경호처가, 혹은 그 어떤 누구라도, 명령과 명령이 대치하고 조직과 조직이 맞부닥칠 때, 단 한 사람, 단 한 번의 오판, 단 한 발의 총성, 그 찰나의 스파크가, 모든 것들을 한꺼번에 태워서 잿더미로 만들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이런 상황을 빨리 해결하지 않는 것은 그 스파크가 일어나는 것을 기다리는 것과 같으며, 역사에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그곳은 당신의 앳된 딸들과 아들들이 서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무사히 지나간다면, 그래도 우리가 얻은 소득이 있지 않을까. 그것은 우리의 청년세대가 얼마든지 우리 공동체를, 기성세대 못지않게 잘 이끌어갈 수 있게 훌쩍 성장했다는 사실이 아닐까. 혹여 당신이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이나 민주화에 약간씩 기여한 바가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얼마나 신기루 같은 것인가를 이번에 새삼 깨닫지 않았겠는가. 그래서 이 ‘포스트 계엄 세대’는 우리 공동체의 가장 큰 고비를 넘긴 세대라고, 그래서 이들에게 이제는 나라를 믿고 맡겨도 괜찮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출처: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50106/130802901/2
=======================================================================
안녕하세요. 포스트 계엄 세대입니다.
당사자로서, 기성세대가 계엄령에 대해 첫 느낀 감정이 '두려움'이라면, 청년세대는 '싸늘한 경멸의 분노'라는 비평에 더없이 동의.

아동 혹은 청소년기부터 선진국이었던 나라에 성장해온 사람으로서,
한국이라는 나라가 여러 도전과제와 위기에 직면했지만 그래도 세계에서 제일 눈부신 축의 성취를 이룬 나란데,
이를 정략적 목적으로 망가트리려 한 시도를 용서할 수 없음.



7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132 정치한국갤럽 1월 4주차,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대선 결과 기대, 대통령 탄핵, 정당별 신뢰 여부 11 매뉴물있뉴 25/01/24 1464 1
1126 정치이재명 선거법 2심 "내달 26일 심리종결"…이르면 3월말 선고 9 the 25/01/23 1692 0
1124 정치김상욱 “국힘 의원 단톡방 ‘계엄령 아니고 계몽령’ 자주 보여” 15 당근매니아 25/01/23 1731 0
1123 정치김용현 “윤석열, 계엄법 미리 다 공부”…포고령도 직접 검토 7 the 25/01/23 1654 0
1121 정치"헌재 앞 여학생, 경찰 연행 뒤 실종" 尹 지지층 '발칵'…알고보니 여장남자 10 활활태워라 25/01/23 1774 0
1120 정치국민의힘 38%·민주 36%…이재명 28%·김문수 14%[NBS 조사] 10 the 25/01/23 1602 0
1119 정치[1보] 공수처, 윤대통령 내란혐의 사건 검찰로 송부…기소 요구 8 Overthemind 25/01/23 1402 0
1118 정치교장이 “부정선거” 선동 글귀, 학교 주차 자동차에 붙여 5 danielbard 25/01/23 1425 0
1117 정치임종석 "이재명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국민 신뢰 얻을 수 있나" 12 Picard 25/01/23 1511 0
1116 정치헌재,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 기각…직무복귀 43 the 25/01/23 1865 0
1115 정치대선 양자 대결 시 “이재명 41.8% vs 김문수 46.4%” [시사저널 여론조사] 29 the 25/01/23 1720 0
1113 정치권성동 “문형배, 이재명 모친상 조문”…헌재 “명백히 거짓” 10 매뉴물있뉴 25/01/22 1550 0
1111 정치백혜련 폭로 "尹행사에 여경 부르고 30만원…기쁨조냐" 6 야얌 25/01/22 1540 0
1110 정치"대통령 좋아했다, 하지만!" 작심발언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대한민국이 그러면 안 되는거 아닙니까!" 12 다군 25/01/22 1717 1
1106 정치내란 후 첫 방첩사 인사, '충암파' 주도... 임종득 아들 포함 활활태워라 25/01/22 1331 0
1105 정치공수처장, 尹 구속 영장 친 날 간부와 술자리…공수처 "격려하는 자리" 8 매뉴물있뉴 25/01/22 1429 0
1104 정치'서부지법 집단난동' 시위대 58명 중 56명 구속…"도주우려" 12 매뉴물있뉴 25/01/22 1660 2
1103 정치공수처, 대통령실 ‘尹 비화폰 서버 확보’ 압수수색 시도 2 활활태워라 25/01/22 1259 0
1102 정치부모 역량 안되면 강제로 아이와 분리시켰던 '이 나라', 트럼프 때문에 정책 폐기? 5 Leeka 25/01/22 1471 0
1101 정치"선동한 사람 누군지 묻더라"… '법원 월담' 윤 지지자, 경찰 조사 후기 5 the hive 25/01/22 1389 1
1100 정치개혁신당, 허은아 대표 직무정지…許 “이준석 방식으로 저항할 것” 33 Picard 25/01/22 1698 0
1099 정치포고령에 발 빼는 윤 대통령‥"집행할 뜻 없었다" 9 야얌 25/01/22 1435 0
1097 정치검찰, '소요죄' 적용 법률 검토 착수‥"판사 수색 시위대엔 더 중형" 6 매뉴물있뉴 25/01/21 1504 0
1096 정치3월 15일 수도권 지하철 요금 150원 인상 10 Leeka 25/01/21 1658 1
1090 정치'블랙요원 명단 유출' 정보사 군무원에 징역 20년 선고(종합) 7 활활태워라 25/01/21 1630 0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