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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2/10/10 16:33:45수정됨 |
Name | 구밀복검 |
Subject | 이재명 "한반도에 욱일기 걸릴 수도"…한미일 훈련 거듭 비판 |
https://www.yna.co.kr/view/AKR20221010040300001 의제 제시는 못하고 반일 선동이라는 네거티브 안티테제만.. 어차피 지금은 민주당이 수권했어도 대일관계 개선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문재인도 정권 말에는 대법원 판결까지 비판하면서 한일관계 회복 의사를 내비치며 일본 쪽의 반응을 타진해 봤으니까요. 이른바 무승부로 하지 않을래였지만 냉담하게 무시 당했지요. https://www.hani.co.kr/arti/politics/diplomacy/979224.html 마치 윤석열이 당선 전에 반중 외쳤지만 지금 중국 심기 거스를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처럼 민주당 정권이라도 대일 정책에서 윤석열과 크게 다른 행보를 보이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그 이유는 2015년 시점과 2022년 시점을 비교하면 태평양에서 일본이 가지는 영향력은 올라간 반면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레버리지는 줄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7년 사이 햇볕정책을 계승하는 통일외교를 거쳐 궁극적으로는 한반도 경제권을 구축하고 미중일에 단독으로 대항 가능한 강성대국 만주벌판을 이룩하자는 국가전략이 처참한 수준으로 좌초되었는데, 그동안 일본은 인도-일본으로 이어지는 인도양 라인과, 대만-미국으로 이어지는 태평양 라인의 중심축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에 한국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죠. 말하자면 대일외교를 제물로 희생시켜 대북외교를 연성하려 했지만 포병지 나온 거고 이제 남은 건 결국 또 일본 뿐인데 더 이상 딜을 안 받아주고 있는 실정.. 여튼 외교적으로 일본과 연계되지 않으면 한국이 국제적 입지를 잡기가 어려운 시점이긴 합니다. 미중 갈등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고 디커플링이 이미 본격화 되고 있는 상황이라 한국은 양자 사이를 조율하고 완충하고 상황에 따라 헷징을 노릴 수도 있는 느슨한 제3지대와 보조를 맞추는 식이 되어야 합니다. 이 제3지대에 속해 있는 게 한국/일본/대만/호주/인니/인도 등인데 이미 여기에서 일본은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즉 일본은 영-미-일-한을 잇는 미국 중심의 수직적인 외교 동맹 축에서도 한 축을 담당하면서 동시에 인도부터 일본까지를 아우르는 인도양-태평양 대중국 포위망의 핵심 주도자로 이중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한국만 빠져버리면 한국만 고립되는 셈이죠. 실제로도 일본은 중국을 염두에 두면서 인도-호주-대만-미국 등과 복합적인 외교 셈법을 따지는 데에 있어 한국과의 공조가 그다지 필요 없고 이미 그런 방향으로 외교 노선을 정했으며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일본이라는 레버리지를 품지 않고서는 대외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요. 다른 국가들이 한국이 단독으로 중국 상대로 큰소리 치고 각을 세우면서 회색지대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실제로 윤석열 정부가 그걸 인증해주고 있으니까. 일본은 한국에 비해 중국으로부터 지리적으로나 산업적으로나 어느 정도 이격이 되어 있는 상태기 때문에 별 걸 안 해도 자연스럽게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자기 자리를 찾을 수 있고, 중국에 다소간 강경하게 나가더라도 외교가 끊어지지 않고 그렇습니다. 국가 자체가 지정학적인 완충성을 확보하기에 유리하다는 거죠. 반면 한국은 그런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훨씬 노력이 필요한 조건에 놓여 있고요. 가령 Quad는 중국을 포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상당히 강도 높은 함의를 담고 있는 기구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이를 주도적으로 입안할 수 있는 반면 한국은 Quad 가입조차 반려되고 있는 게 좋은 예입니다. 일본은 중국을 적으로 돌려도 한편으로 대중 외교가 지속적으로 가능하지만(이건 국제적으로 대외 의존성이 낮아 언제나 독자노선을 걸을 수 있는 인도도 마찬가지. 인도는 미국에 붙어도 중국이 목이 졸리고 중국에게 붙어도 미국이 목이 졸리는 체급이 되는 국가이기에 회색지대에 위치하기 위해서 별 노력을 안 해도 되는 국가죠.) 한국은 그렇게 중국과 선을 그어버리면 북한 때문에든 산업구조 때문에든 버티기가 힘들기도 하고, 애초에 선을 긋기 힘든 처지기도 하기에 입장을 그렇게 명백하게 할 이유가 없으며 그 때문에 다른 Quad 국가들도 한국을 굳이 높은 수준의 합의까지 같이하기에는 부적절한 약한 고리로 보는 거죠. 쉽게 말해 중국과 일정한 수준의 선을 그으면서도 완전히 적대를 하는 것은 아니고, 미국과 연계는 하지만 미국의 플랜대로 전적으로 따라가지만은 않고 나름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고 싶은 여러 인도양-태평양 국가들의 관점에서 일본은 독립된 파트너로서 대화할 수 있지만 한국은 일본과 연담되지 않고서는 크게 기대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닌 겁니다. 한국정부 역시 이런 난점을 알고 있기에 예전부터 아세안, 동남아, 그 이외에 역외 파트너들을 만들면서 일본과는 독립적인 국제 정치 영역을 창출하고자 했지만 결과적으로 지금까지는 소득이 없죠. 예컨대 MIKTA 같은 거 검색해 봐도 특별히 괄목할 만한 성과가 보이지 않습니다. 결국 일본이 이미 파놓은 단톡방이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독자적으로 단톡방 파 봐야 다들 시들하다는 걸 테고요. '일본이는 안 온대?' 소리 나오기 마련. 문제는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일본에겐 이제 한국이 별로 필요 없다는 점일 테고요. 윤 정부는 한국과 일본이 취하고 있는 지정학적 포지셔닝에 대한 이해 없이 그냥 한미일 동맹만 강화하면 좋은 거 아니냐는 단순한 사고로 대일 관계에 접근하고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건 색희 색희 거리는 사람이 이런 구상을 실제로 잘 수행할 턱도 없어 보인다는 거고요.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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