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뉴스를 올려주세요.
Date 17/04/05 05:31:00
Name   은머리
Subject   '성범죄자' 로만 폴란스키, 美사면 없다 '강경'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04/2017040402419.html

https://namu.wiki/w/%EB%A1%9C%EB%A7%8C%20%ED%8F%B4%EB%9E%80%EC%8A%A4%ED%82%A4
[본래 유대인으로 어린 시절 나치 독일에 의해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어머니는 아우슈비츠에서 사망했고 폴란스키는 아버지와 겨우 유대인 게토를 탈출했다. 그의 작품들을 감싸고 있는 어두운 정서는 이때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범죄자 찰스 맨슨과 그의 추종자들이 (정확히 말하면 찰스 맨슨은 직접 쳐들어가진 않았다.배후에서 앳킨스 일당을 조종했다고 볼 수 있다.) LSD에 취한 상태로 폴란스키 감독의 집에 쳐들어가[1] 당시 임신 8개월이었던 샤론 테이트와 같이 있던 사람들을 전원 살해한 것이었다.

마지막 피해자였던 샤론 테이트가 뱃속의 아기라도 살려달라고 빌었을 때에 찰스 맨슨의 열렬한 추종자이자 맨슨 패밀리의 주요인물이던 수전 앳킨스는 "넌 살아봐야 소용 없어. 죽어서 더 쓸모가 있을 거야."라면서 16번의 칼질로 잔혹하게 살해했다.

다만 이때 폴란스키 본인은 업무상의 문제로 테이트를 집에 놔두고 밖에 외출 중이었는데 그 덕에 앳킨스 일당에게 살해당하는 것은 모면했다. 이게 행운이라고 봐야 할지 불행이라고 봐야 할지 상당히 애매하다.]


로만 폴란스키 감동의 위상과 개인적 비극은 우리나라 감독에 빗댄다면 누구라야 적절할까요? 없는 것 같아요. 만약 있다면 우리의 사법계는 얼마나 냉정하게 그를 오롯이 성범죄자라 단정지었을 것이며, 만약 우리나라에서조차 그가 유죄판결을 받았다면 대중은 또 얼마나 냉정하게 사면요청을 극구 자제했을까요. 우리나라에선 40년 전 13세에게 약물을 복용시키고 겁탈한 사실을 증명할 방법이 없으므로 아마 한국판 로만 폴란스키감독은 덜 공포스런 마음으로 입국하고 무죄판결을 받았을 거예요.

원래는 서양이 동양보다 철저하게 consequentialism(결과주의)을 고수하는 성향을 두고 그 사고의 근원이 무엇인가라는 의문때문에 이 기사를 가지고 왔는데 미국에선 그리도 오래된 사건을 어떻게 유죄로 판결낼 건지 급궁금해졌어요. 의식의 흐름으로 쓰고 있는 이 글에 관대함을... 오늘 월도짓 사상최고인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선 규범론을 논할 때 결과주의와 의무론을 서양의 도덕사상이라고 막연히 떠올릴 뿐,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시켜 어떤 일에 대해 '의무론적으로 판단한다'든지 '결과론적으로 판단한다'와 같은 얘기를 하지 않아요. 그런데 서양사람들은 그런 이분법적인 사고가 좀 더 체화된 것 같아요.  consequence 란 단어도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구요. 그리고 의무론적 사고는 별로 고려하지 않는 것 같아요. '의무론적 사고'라니 이 얼마나 위화감 느껴지는 표현인가요. 의무를 다한다는 게 아니고 어떤 사건에 대해 개인의 도덕적 동기를 결과보다 중요시하는 경향이에요. 범인의 행위보다 자라온 환경에, 로만스키의 성범죄보다 그의 비극적인 생애와 예술성에 의해 동정심이 더 자극되는 성향이 의무론적 사고에 더 가까울 거예요. 로만 폴란스키감독의 예술적 업적과 개인적 비극이 묘하게 우리를 감화시켜서 그가 저지른 행위의 결과, 그것이 갖는 범죄성을 희석시키거든요.

원래 인간은 이에 쉽게 흔들리게 마련이에요. 서양의 폴란스키나 동양의 폴란스키에 의해 마음이 흔들리는 현상은 동양에서든 서양에서든 보편적으로 나타날만 해요. 차이가 있다면 궁극의 제도적 결과물인데 서양은 확실하게 '어림반푼어치도 없다 이 소아성범죄자야'라고 결론지었다는 사실이겠네요.  어떤 문화에선 쉬운 일이 어떤 문화에선 그렇지 않아요. 가치의 우열을 논하기보다 그냥 이런 차이가 흥미로왔어요. 사실 의무론과 결과주의가 이런 차이를 갖기나 한 건지 장담도 못하겠어요. 오늘 잘 모르면서 떠들기는 최고로 많이 떠든 것 같아요.  모른다고 암말 않는 것보다 마구마구 물어보는 게 더 현명한 거 맞죠?! 철학 잘 아시는 분이 지적해 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5016 정치윤석열 "대구봉쇄 철없는 미친소리…대구 아니었으면 민란" 37 the hive 21/07/20 4594 0
31416 국제푸틴, “군 부분 동원령 발동” 25 트린 22/09/21 4594 0
16057 국제"일본통치시대".. <조선일보> 일어판의 놀라운 표현 2 The xian 19/07/18 4594 1
22202 기타강원 동부전선서 미상인원 철책 접근...군 '진돗개' 발령 4 swear 20/11/04 4594 0
32186 정치BBC 진 맥킨지 기자의 오늘 트위터 상황 13 매뉴물있뉴 22/11/10 4594 0
20411 경제전광훈 교회, 결국..강제철거 당한다 5 알겠슘돠 20/05/27 4594 0
16829 국제EU 협상하러 간 英존슨, 성과 없이 조롱만.."헐크 아닌 겁쟁이" 2 오호라 19/09/17 4594 0
14529 국제日극우인사 韓비판 자제론.."한국 도라에몽 '진구' 취급 틀렸다" 14 월화수목김사왈아 19/02/03 4594 0
21953 국제"모든 일본인 코로나 면역 보유…이달 종식" 8 T.Robin 20/10/06 4594 0
29378 정치한국3M이 한동훈 딸? 이모 교수가 이모? 48 사십대독신귀족 22/05/09 4594 0
35010 정치與, 내년 총선 준비 돌입... '윤심 공천' 가늠자로 떠오른 안철수 9 오호라 23/06/11 4594 0
36290 정치양평고속도로 종점 결국 바뀌나… 국토부 "대안노선 편익 더 높다" 9 야얌 23/10/06 4594 0
10947 기타“지금 당장 자동차 팔아 주식에 투자하라” 12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8/06/23 4594 0
24771 국제화씨가 아니라 섭씨라고?..48도 폭염에 밴쿠버 69명 사망 7 맥주만땅 21/06/30 4594 1
26051 경제"정부, 내년 '부동산 상승 · 증시 하락' 예상해 세입예산 편성" 20 cummings 21/10/06 4594 0
28100 정치유인태 “도지사 부인 장보나”에 ‘메르켈 마트’ 사진 역주행 20 Beer Inside 22/02/11 4594 0
19653 의료/건강사회적거리 무시하는 '청개구리들' 그냥뒀더니 끔찍한 결과 25 idioteque 20/04/05 4594 2
23749 정치與 "박형준, 조강지처 버려" 발언 논란 일파만파..朴 "피가 거꾸로" 18 empier 21/03/26 4594 0
36549 게임징동은 어떻게 다시 강팀이 되었나 5 Groot 23/11/08 4594 0
27847 사회"정창욱은 폭군이었습니다"...잇따르는 증언들 12 swear 22/01/27 4594 0
16840 방송/연예정국 열애설 불똥 해쉬스완 "그만하자..난 음악하는 사람" 4 tannenbaum 19/09/17 4594 0
17865 경제자산격차는 더 벌어져…상위 10%가 순자산 43.3% 점유 12 메오라시 19/12/18 4594 0
8906 IT/컴퓨터8년 끈 세기의 '자바 전쟁', 구글이 오라클에 패하다..안드로이드 생태계 흔들 9 알겠슘돠 18/03/28 4594 0
10954 정치文대통령 "월드컵 남북 공동개최 현실화"..FIFA 회장 "지금부터 준비해야" 3 the 18/06/24 4594 0
27594 의료/건강확진 4423명, 위중증 이틀째 600명대..사망 22명, 54일만에 최소 4 토비 22/01/15 4594 0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