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학창시절과는 너무 떨어진 내용이라 체감이 잘 안되는데,
내용을 보면 좀 충격적이기도 합니다.
내신 1등급은 4%, 전교상 196명의 4%는 7명. 이들만이 1등급인 세상이라니..
[수능을 50여 일 앞둔 현재, 심지어 어떤 학급은 오후 3, 4시 정도 되면 50% 이상의 학생들이 자리를 비우고 없다. 물론 교실에서 남아 줄곧 낮잠으로 하루를 견뎌주는 아이들도 꽤 있다. 그나마 이 친구들은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며 다른 친구들의 내신과 학교운영을 가능하게 해주는 고마운 이들이다. 학적을 파내어 나가지 않아 주니 4%의 압박도 학급 축소의 위험도 덜어지는 것이다.]
내신 강화하면 기사에도 잠깐 나오지만 자퇴생을 늘립니다. 특목고 출신 자퇴자들이 확 늘었던 시기들이 있죠. 그 때 공공연하게 나오던 얘기들이 '특목고 졸업하면 연고대 가고 자퇴하면 서울대 간다'와 '시골학교 1등을 안해서 죄송합니다'였는데, 부동산 정책과 그 반발하고 겹쳐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일단 내가 잘되는게 우선이에요. 그걸 내려놓으라고 해봐야 공허한 얘기지요.
왜 내신을 강화하는지 모르겠어요.
수능과 사교육을 억제하고 공교육을 살린다는 취지같은데..
애들이 수업안듣는건 도움도 안되고 재미도 없기 때문인건데..
재미있으면 듣지말라고 해도 다 들어요.. 질이 낮은 내용과 평가방식을 강화하는게 국가적으로 도움이 되는건가..
그냥 공교육이니까.. 남들이 사교육받으면 안되니까 무적권 살려야하는건가.
제일 본의에 가까운 건 지역별, 학교별 쿼터해서 추첨제로 보내고 싶은데 거기까지 갈 수 없으니까 내신 강화로 효과를 보겠다일 겁니다. 수시-지역균등-공교육 정상화-사교육 금지-대학 서열 차별화-3불 정책은 '모든 대학은 동등하며 모든 학생은 랜덤하게 대학을 배정받는다'라는 청사진을 공유하죠.
음 그러니까 그게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냐는거죠..
현실이 그렇지 않은데..
머리속이 꽃밭인 이상주의 빌런들..
교육 공부하신다는 사람들은 상대평가가 하위권 아이들에게 학습된 좌절을 맛보게 해주어서 좋지않다
하위권 아이들의 장점도 살려야한다면서 수능 절대평가해야한다는데..
그 이야기는 하위권 아이들은 결국 해도 안된다는 걸 인정하고 들어가는 거잖아요..
그럼 내신은 왜 절대평가 안하냐.. 정말 추첨으로 대학가는게 현실적인가? 참.. 답답하네요..
뭐 좀 별개라면 별개의 이야기인데 인지심리학을 공부했다는 한 강사가 나와서 주입식 공부, 학원은 아무 도움 안된다. 스스로 사고하며 공부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라고 했는데 보면서 드는 생각은 ...그렇게 하면 내신 빵꾸나서 인서울도 못해 ㅋㅋㅋㅋ 였 ㅋㅋㅋㅋㅋㅋ 당장 나오는거 죄다 남김없이 3년내내 쉬지않고 외워야 내신 점수를 받지 ㅋㅋㅋㅋ
교육정책은 학생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본인 바람이나 이상 실현하기 위해 존재하는 거죠. 누가 얼만큼 입시에서 성공할 자격이 있는지 객관적으로 따질 생각이 없어요. 그냥 본인 이상향 데려다놓고 거기 안 맞으면 배제시키면 그만이지. 기사대로라면 수능 무력화하고 내신 상대평가도 무력화해서 경쟁도 없애고 서열화도 타파하자는 건데.. 서열화 타파하는 과정에서 학생들만 피 보고 치우면 그만이라는 식이죠. 실행은 내가 책임은 너희가.
기사에서 말하는 “패배자를 양성하지 않는 학교”는 공교육이 학생의 진로결정에 개입하기를 포기해야 가능할 겁니다. 대학 입시를 위한 서열화 같은 건 사교육으로 돌리고 공교육은 그 나이대 아이가 특목고, 일반계, 공고, 상고, 자사고 등 자기가 입학한 학교의 특성에 따라 사회인이, 혹은 대학생이 되기 앞서 배워야할 소양들을 가르치는 거죠. 제가 바라는 교육인데 뭐... 그리 될리도 없겠지만 당장 저 기사를 쓴 교사부터 거부할 거 같네요
교육을 말하면서 이상주의가 아니려면 '노력에 의한 계급 재분배'를 아예 관둬버리고 이야기를 시작해야하는데 다들 저 명제를 부술 생각이 없고, 애초에 부수고 말고를 따질 수 없는 교육의 제1전제로 놓고 고민하니까요. 저 선생님도 한국 교육 문제에 있어 경쟁사회의 반대는 평등사회보다 차라리 계급사회에 가까우리라 생각했다면 과연 저런 글을 쓰셨을까 사실 좀 의문이에요. 하기야 저 기사에서 그런 이야기까지 했다면 실린 언론사가 달랐겠지만요...
그렇다고 교육정책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잖아요.
어떻게 굴러가나 상관없는거면 예산을 투입할 이유도 없는건데..
국가 경제에 어떻게 도움이 되느냐를 떠나서
교육 정책이라는 게 어떤 걸 목표로 해야하고 어떤 성과를 내야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은데 교육부에서도 어디에서도 고민하지 않는 것 같아요.
네 그러니까 그 의미가 되는 결과 평가의 기준을 국가발전에 두는건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된다는거죠. 무슨 짓을 해도 틀렸다고 입증할 논지가 안 섭니다. 진보계가 평등과 아이들의 행복을, 보수계가 다분야 우수인력 양성을 캐치프레이즈로 삼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국가발전에 우리 방식은 득이고 남의 방식은 해다라고 논쟁을 해서 어느 쪽도 이길 수 없거든요. 알 수 없으니까. 그리고 그래서 평행선으로 가고 정권따라 가는 거지요.
레지엔 님//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왠지 좀 답답하네요. 그래도 어떻게든 결과를 평가할 수 있어야할 것 같은데.. 하다못해 영어라면 읽기, 말하기, 쓰기, 듣기 4영역에서 평가해서 잘하면 잘하는 거고 아니면 어디를 어떻게 보강해야한다든지.. 그저 경쟁해라. 하지말라가 아니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