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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9/11/13 16:32:29
Name   바나나코우
Subject   내 배달 오토바이라도
안녕하세요?

예전에 살던 곳 근처에서, 오토바이로 야채 배달하시는 분께서 달려가다가 길가에 멋지게 정차하고 곧 어디선가 여자친구로 보이는 분이 상큼하게 달려와서 뒷자리에 올라타고 함께 웃으며 씽 달려가는 모습을 본 일이 있습니다.
물론 그분들의 생활에도 걱정거리가 없을 리 없지만 적어도 만나서 떠나가는 그 순간만은 굉장히 상큼한 광경이었기 때문에 기억에 남네요. 이 노래는 그 커플의 이야기를 조금 더 상상해서 살을 붙여 본 것입니다. (여자친구를 꼭 비싼 차에 태워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제...)

https://soundcloud.com/bananaco/hop-on-my-grocery-delivery

어서와 내 오토바이 뒤에 타
야채봉지는 옆으로 조금 치워놓고
우리를 기다리는 사람들
걸려오는 전화들도 모두 제쳐놓고
한시간 반 동안만 사라지자

밀리는 도로 구부러진 골목
그다지 속도를 내지 않아도
우린 광속을 넘어
미래의 세계로 시간여행을 하고
한가로운 날들 조금은 걱정이 적은 세상의 가운데
함께 있는 우리를 만나서
인사를 나누자

앞에는 내가 그 뒤에는 네가
그다지 멋져 보이진 않겠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뒤에는 큼직한 야채봉지를 달고
목성이나 금성 어디든 걱정이 적은 세상의 가운데
함께 있는 우리를 만나서
인사를 나누자



3


    다람쥐
    오늘도 좋은 곡 감사해요+_+
    바나나코우
    댄디한 홍차넷분위기에 안맞게 가사가 너무 궁상인가 싶었는데.. 감사합니다 ㅋ
    다람쥐
    아니 홍차넷에 얼마나 솔직한 찌질글이 많이 올라오는데여!!ㅋㅋㅋ
    바나나코우
    솔직하면서도 댄디하게 멋진 글들 아닙니까 ㅋㅋ
    으앙 쪼였다가 풀었다가 곡 구성이 너무 좋아요.
    야채봉지와 오토바이의 나열에서 뭔가 풋풋한 로망이 느껴집니다.
    코우님은 기타를 직접 연주하셔서 녹음하시나요?
    바나나코우
    감사합니다 ㅎ 예전부터 템포 변화를 많이 줬는데 어떤데서는 bpm이 중간에 바뀌면 어쩌냐고 지적을 듣기도 ㅋ 기타는 어려운 건 못치고 이 곡 정도는 겨우겨우 칠수는 있을텐데, 시간이 갈수록 손은 무뎌지는 반면에 시퀀싱기술은 예리해져서 요즘은 직접치는일은 없고 미디로 찍거나 맞는 룹이 있으면 쓰는 정도입니다. 사실 장비도 다 처분해서 녹음할 방법도 없어요 ㅋ
    곰곰이
    우와 노래 정말 잘 들었습니다. (꼭 우주 이야기가 나와서가 아니라 ㅎㅎ)
    소소함과 초월적 스케일을 넘나드는 가사 넘모 제 취향이예요.
    바나나코우
    ㅎㅎ기분좋네요 시간여행할려면 일단 광속 넘어야된다고 어디서 본거같아서 ㅋ 이 가사는 제생각에 희망적이면서도 그만큼 구슬픈거같습니다. 단칸방에서 애한테 눈가리고 자 아빠가 인제 달나라로 로켓 출발이다~이런 느낌.
    1
    김치찌개
    노래 정말 좋네요
    잘 들었습니다~
    바나나코우
    감사합니다 김치찌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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