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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9/10/31 16:37:43
Name   AGuyWithGlasses
Subject   [NBA] Orlando Magic Chronicle - (4) 또 다시 원맨팀
NBA 입장에서는 악몽과도 같은 단축시즌이 끝났습니다. 올랜도 매직은 전술하였지만 앤퍼니 하더웨이까지 피닉스 선즈에 팔아버리고, 닉 앤더슨이나 데니스 스캇과 같은 노장들을 정리하면서 한 세대를 완전히 마무리합니다. 그 결과 로스터는 그야말로 백지였고 텅 빈 샐러리캡이 남아있었죠.



올랜도 매직은 99-00시즌 직전에 있었던 여름 이적시장에서 나름 열성을 보입니다. 첫 타겟으로 무려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팀 던컨을 노렸다는 것이 그 증거죠. 팀 던컨은 실제로 올랜도 매직과 계약 직전까지 갔었습니다. 올랜도는 당시 다수의 1라운드 픽을 보유하고 있었고, 리그 최고의 SF중 하나였던 그랜트 힐과의 계약도 노력중이었기 떄문이죠. 이러한 매력적인 청사전에 던컨이 흔들린 것입니다.
물론 결과는 아시는대로 던컨은 스퍼스에 남았습니다. 특히나 데이비드 로빈슨의 설득이 컸었다고 합니다. 휴가 중에 이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접한 로빈슨은 휴가도 뭐고 때려치우고 비행기로 날아와서 던컨을 설득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올랜도 센티넬(올랜도의 지역지)은 던컨 은퇴 후 이때 던컨과 계약을 못한 이유가 '던컨이 아내를 원정경기 때 구단 비행기에 동승시킬 수 있느냐고 물었는데 올랜도가 거부하는 바람에 틀어졌다...'고 기사를 냈었습니다(그리고 그랜트 힐이 이 이야기를 컨펌했었죠). 사실 올랜도는 어떻게 보면 원칙을 고수한 건데, 이 정도는 슈퍼스타들에게 흔한 거라고 하네요. 판단은 자의에 맡기겠습니다.



어쨌든 던컨과는 틀어졌고, 그랜트 힐과는 7년 계약을 성공시킵니다. 감독으로는 올스타 출신 가드 출신이었고 3년 전에 은퇴한 글렌 리버스를 모셔옵니다. 네, 이 사람이 현 클리퍼스 감독인 닥 리버스입니다. 글렌 '닥' 리버스.

그렇지만 그랜트 힐과 원투펀치를 이룰 특급 선수 한 명은 꼭 필요해 보였고, 올랜도는 때마침 시장에 막 나온, 그전 구단에서 급성장을 했으나 주전 선수와 포지션이 완전히 겹쳐서 출장시간에 불만을 가진 선수를 대담하게 영입해옵니다. 이 영입은 올랜도에서 가장 성공한 FA영입으로 남게 됩니다.



그 선수는 트레이시 맥그레이디였습니다. 졸린 눈 형님ㅋ
주전 선수였던 빈스 카터와는 사실 사촌관계였죠. 이렇게 해서 그랜트 힐을 중심으로 맥그레이디를 영입하는데 성공했고, 나머지 선수들은 넘쳐나는 픽을 통해 드래프트로 모으면 되겠지... 하는 나름 그럴듯한 계획이었던 겁니다.



모든 계획은 항상 매력적입니다. 언제나 쳐맞기 전까지는.

그렇게 해서 99-00시즌이 시작됩니다. 나무위키의 올랜도 매직이었나 트레이시 맥그레이디 항목이었나...에서 개막전 스타팅 5명 중 3명이 언드래프티였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는데, 사실입니다. 힐과 맥그레이디 빼곤 다 언드래프티였어요. 그래도 대럴 암스트롱이 이 시즌부터 상당히 성장하면서 리그 주전 평균 PG정도의 역할은 해주게 됩니다.

문제는 바로 발생합니다. 힐이 발목 부상을 당한 것이죠. 이 발목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해서, 힐은 대부분의 경기를 결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올랜도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몇 년이 시작됩니다.



트레이시 맥그레이디는 사실상 리그 평균 가드인 암스트롱, 3점 능력 조금 있는 PF 팻 게러티(이 시절은 스트래치 빅맨이라는 개념이 느바에 없던 시절이라 PF가 3점질하면 쓰레기 소리 들었습니다. 노비츠키도 아직 얼라던 시절)랑 기타 이름도 모를 선수들 데리고 농구를 해야 했습니다. 지금 AD가 뉴올시절 노답 로스터로 유명했는데 그거보다 이쪽이 좀 더 처절한 수준이죠. AD는 즈루라도 데리고 농구했는데 티맥은 올랜도 내내 혼자라... 그럼에도 닥 리버스의 지휘력과 티맥의 무지막지한 능력으로 올랜도는 티맥과 초보감독 리버스의 첫 해 41-41, 5할 승률에 성공하고 플레이오프에 나가는데 성공합니다. 리버스는 이 공로로 첫 해에 감독상까지 받게 되죠.

트레이시 맥그레이디의 플레이스타일은 풀업 점퍼를 기반으로 합니다. 최상위권의 점프력과 203cm의 큰 신장과 더 우월한 기럭지를 이용해서 던지는 풀업 점퍼는 사실상 가불기였습니다. 풀업 점퍼로만 놓고보면 듀란트와 거의 쌍벽(미세하게 듀란트가 낫긴 합니다)을 이룰 수준이었죠. 여기에 더해서 폭발적인 퍼스트 스텝에 203cm인데 어지간한 가드보다 낮은 자세로 들어가는(드리블도 어지간한 pg 이상으로 좋습니다) 페네트레이션, 역시 신장빨을 이용한 포스트업, 좋은 시야를 이용한 리딩까지... 당대 스윙맨 전성시대에서도 가장 이상적인 스윙맨이었던 선수였습니다. 다만 203cm에 95kg의 얇은 프레임이라 림어택 면에서는 이 시절조차 카터나 피어스, 벌크업 이후의 코비보다는 좀 밀렸고, 큰 키에서 워낙 낮은 자세로 드리블을 치고 포스트업에 온갖 무리를 하다보니 무릎에 심한 부하가 와서 커리어가 6성 슈가 중에서 가장 먼저 뿌러져 버리는 원인이 되죠.



이 시기 올랜도는 페니 시절 그대로 복사판이었습니다. 그랜트 힐은 매년 시즌 전 건강하다. 이젠 발목 문제없다를 외치고, 시즌 한 5~6경기 치르면 발목 부상으로 나가고, 재활 중 잠시 돌아오고, 다시 부상으로 시즌아웃되고...를 03-04시즌까지 반복합니다. 7년 계약 중 사실상 5년을 이렇게 날려먹어 버리니 올랜도로써는 버틸 수가 없었던 겁니다. 샐캡의 30%가 항상 묶여있는 현실.. 게다가 올랜도는 이 시절 티맥을 죽도록 돌려먹어 플레이오프는 나가던 팀이라 높은 픽은 받을 수가 없었고, 페이롤의 문제로 FA 영입도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 내내 그저 티맥 원맨쇼.. 티맥은 01-02와 02-03시즌 2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하며 코비 브라이언트와 양강 체제를 구축합니다. 그 시절 흔히 '6성슈가'라 불렸던 6인방 중 코비와 투톱을 달렸지만, 팀 사정은 그냥 개판이었죠. 게다가 무능한 프런트는 어디 안 가서 이 사이 이렇다할 영입이나 제대로 된 픽 행사, 트레이드도 하지 못했습니다. 보 아웃로는 그냥 평범한 빅맨이었고, 데럴 암스트롱, 펫 게러티 이상가는 선수를 픽하지도 못 합니다. 그러면서 한때 엄청났지만 은퇴할 때 다 된 퇴물들만 영입해오는 안습한 짓을 합니다.



느바를 안다면 정말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이 짤이라던가.. 02-03시즌 짤로 추정되는데, 이 시즌 유잉은 올랜도 매직에서 1년 뛰고 은퇴합니다. 그 외에도 도미닉 윌킨스, 숀 캠프... 이름만 들으면 우와하는 선수들입니다만 전부 은퇴 시즌에 와서 연금이나 타먹고 갔고 팀 전력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괜히 이 팀을 제가 호구란도라 부르는 게 아니죠.



02-03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7위를 차지한 올랜도 매직은 플레이오프에서 '릭 칼라일'의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 붙게 됩니다. 이 시즌은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1라운드부터 7전 4승제로 치러졌던 시즌인데(그전까지는 1라운드는 5전3승제), 여담으로 저메인 오닐이 이걸 비판하면서 '정규시즌은 이제 82번의 연습경기네'라고 비꼬기도...
여튼 티맥은 무지막지한 활약으로 시리즈를 3-1까지 끌고 갑니다. 하지만 5차전 디트의 강력한 수비에 올랜도 전원이 녹아버리고, 6차전에서 티맥은 37점을 넣으며 대활약합니다만 디트가 나머지 선수들을 철저하게 봉쇄하는 사이 장점이 없는 PG라 평가받던 천시 빌럽스가 대폭발하여 40득점을 해버리는 바람에 지고, 빌럽스는 7차전에서도 37점을 때려넣으며 탈락 위기에서 팀을 구합니다.

티맥은 올랜도 시절 내내 1라운드를 뚫지 못했고, 이것이 올랜도에서의 마지막 플레이오프가 됩니다. 사실 커리어 내내 1라운드를 못 뚫게 되는데, 적어도 올랜도에서의 커리어는 티맥 잘못은 아닙니다. 이 로스터갖고 2라운드를 갔다면 반지 하나 딴 수준으로 평가해야 할 정도라..

원래대로라면 03-04시즌까지 이야기를 하고 끊으면 자연스러운데, 이 때쯤을 기준으로 제가 NBA를 보게 됩니다. 그래서 서술이 꽤 디테일하게 가능해져서, 여기에서 끊고 문제의 03-04시즌부터 다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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