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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9/09/10 15:38:10수정됨
Name   AGuyWithGlasses
Subject   [NBA] Orlando Magic Chronicle (0) - Come to the Magic


2010년대 이전 국내에서 NBA가 굉장히 인기가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고 합니다. 90년대 초중반이죠. 정작 그때 저는 농구는커녕 축구에도 관심이 없었고 오로지 아버지 손에 이끌려 야구장에 가고 야구 외의 다른 스포츠는 모르고 있었지요. 그래도 그 시절 공책 하나에 정확하게 이런 사진은 아니지만, 왠 간지나는 흑인 선수 하나가 저런 유니폼 입고 덩크를 꽂는 사진이 앞면에 박혀있는 것을 봤지요. 아무리 농구를 몰라도 80s생이면 조던 피펜 로드맨까지는(특히 그 로드맨의 머리) 들어봤을테니, 이게 NBA라는 건 알았고, 그 선수들 말고도 므찐 선수가 있구나 하고 넘어갔읍니다. 어렴풋하게 페니라는 선수가 있다는 정도로.



몇 년이 지나고 저는 중학생이 되었읍니다. 길거리 전체에 월드컵의 열기가 감돌던 그 때를 뒤로하고, 서점을 돌아댕기던 중에 Rookie라는 잡지를 발견합니다. 중2중2함이 절정에 다다른 남자놈에게 이런 스웩있는 사진이 가득한 잡지가 보이니 눈이 당연히 돌아가지요. 거기에서 역시 이와 같은 사진은 아닙니다만, 위 선수의 간지나는 사진을 발견합니다. 오잉 페니는 아닌데 이 슨슈도 므찌네? 그리고 유니폼 이쁘네?

그렇게 올랜도 매직과의 종신계약이 맺어졌읍니다. 02-03 시즌, 저는 처음으로 올랜도 매직의 트레이시 맥그레이디를 통해 NBA를 접하게 되었고, 아직도 올랜도 매직의 팬입니다.



이 올랜도 매직이라는 팀은 비교적 신생팀에 속합니다. 80년대 신생 팀 창단 붐이 일면서 88년 샬럿 호네츠, 마이애미 히트가 새로 창단되었고, 그 다음해인 89년에 미네소타 팀버울브즈와 함께 올랜도에 새 농구팀이 창단되었읍니다. 올랜도보다 늦게 창설된 팀은 공식 창단년도만 놓자면 토론토 랩터스와 뉴올리언스 펠리컨스 둘 뿐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샬럿 호네츠의 구단주였던 조지 쉰의 성추문으로 인해 지역 사회에서 비토를 먹자 샬럿 호네츠가 뉴올리언즈로 연고지 이동을 해서 뉴올리언즈 호네츠가 되었는데, 2004년에 농구 열기 자체는 죽지 않은 샬럿 지역은 밥캣츠라는 팀명으로 다시 새로운 팀을 창단하였습니다. 나중에 뉴올리언즈 쪽에서 뉴올리언즈 펠리칸즈로 이름을 바꿔서 이를 역사에서 소급적용하고, 자연히 샬럿은 과거 이름인 호네츠 이름을 찾아갔읍니다. 그래서 뉴올리언즈 펠리칸즈는 샬럿에서 연고이전한 시기를 재창단으로 보는 거고, 현재의 샬럿 호네츠는 과거 호네츠 역사와 밥캣츠 역사까지 다 갖고있는거죠.

팀명은 당연히 디즈니월드의 "Come to the Magic"에서 따왔읍니다. 근 십년 뒤 워싱턴 불리츠가 팀명을 위저즈로 바뀌면서 리그에 마법사가 둘이 생기는 모양새가 되었죠. 제가 농담삼아 가끔 말하는데 올랜도 지역은 디즈니월드, 오렌지밭, 늪지악어(...)밖에 내세울게 없는 도시라고... 디즈니월드 인턴십 복지중에 암웨이 센터 견학이 있더군요. 매번 지던 시절 아무도 모르는 올랜도 경기 보는게 과연 복지일까 싶긴 했습니다만.

이 팀의 역사는 크게 나눠보면 페니-샥 시절, 티맥 원맨팀 ERA, 드와잇 하워드 ERA, 하워드라마와 암흑기, 작년 시즌 이렇게 나눠볼 수 있을 듯합니다. 이중에서 제가 직접 본 건 티맥 원맨팀 말기부터입니다. 그래서 첫 글인 페니-샥 시절은 아마 글을 쓰는 저보다 홍차넷 청년분들께서 더 잘 아실 가능성도 있읍니다. 그 시절 올랜도는 전국구 팀이었다니까... 지금은 전국중계 1회를 3~4년 연속으로 간신히 받은 적도 있는 안습팀입니다. 팬베이스가 거의 리그 전체에서 28~30위를 기는 팀이죠. 플로리다는 대학풋볼 천국에 4대스포츠 팀이 합쳐서 거의 10개쯤 되는 박터지는 곳인데 거기에서도 인구가 얼마 안되는 도시가 연고지니 진짜 스몰마켓인 거죠.

아마 페니샥 시대는 글을 간략하게 쓰고, 티맥 원맨팀 시절부터 제가 겪고 본 생각을 좀 써보지 싶읍니다. 스몰마켓 팀을 응원하다보면, 빅마켓 팀까지 갈 것도 없고 응원팀이 아닌 팀을 재단한다는게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절절하게 깨닫게 되더군요. 암흑기 시절에 올랜도랑 붙는 상대팀 팬들은, 그 팀 82경기 보면 올랜도 경기는 끽해야 4번 보니까, 그것만 보고 선수를 판단하게 되죠. 그래서 "이 선수들은 실링이 좋아 보이는데 올랜도는 내년에 유망하겠어요..."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물론 지극히 호의와 기대를 걸고 한 말이겠지만 그런 이야기를 수십번 듣다보면 짜증이 팍 나죠. 가비지에서는 어떤 선수든 그렇게 될 수 있읍니다. 약체팀에게 강팀이 전력을 다하던가요? 그런 경기에서 잘 하는 모습 보여봐야 강팀이 맘먹고 20분만 프레셔를 주면 알아서 스탯이 바닥을 기는 선수들인 거죠.

여튼 초창기 페니-샥 시절로 다음 글에서는 돌아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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