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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9/02/26 01:30:34 |
Name | 에스와이에르 |
Subject | [감상평] 살인마 잭의 집 : 원시인 vs 현대인?(스포 有) |
https://youtu.be/Ah392lnFHxM Gelnn Gould - Bach - The Goldberg Variations, BMV 998 (Zenph re-performance) 감상평에 앞서서 영화 속에 나오는 Glenn Gould의 연주를 감상하시겠습니다. [감상평 ] 살인마 잭의 집 : 원시인 vs 현대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만,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 스포일 당한다고 해서 감상에 방해가 되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다만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유의하시길 바랄께요. 0. 먼저, 이 영화의 감독이 라스 폰 트리에라는 점에 대해서 왈가왈부 할 것인가부터 정하고 가야겠습니다.칸 영화제를 비롯하여 영화계에서 많은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감독 라스 폰 트리에.과거의 나치관련 발언 이후로 칸 영화제에서 잠재적 추방(?)을 당했고, 그의 2013년 作 님포매니악은 영화제에 초청받지 못했습니다.또한 여성혐오적인 표현으로도 구설수에 올라와 있는데요.개인적으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작품은 님포매니악을 본게 다였고(그마저 님포매니악1만), 그와 관련된 여러 논란 또한 이번 작품을 감상한 후 검색을 통해 알게된 것입니다.따라서 이 작품을 볼 때 어떠한 선입견을 가지고 본 것은 아닙니다. 또한 영화 속 주인공 = 영화의 감독, 영화의 작품성과 감독의 인품을 연결짓는 것은 유치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 '잭'이 감독 본인의 대변자가 아닐까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1.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은 일종의 영화적 설정 때문입니다.감독은 영화적 설정을 통해 관객이 폭력적인 장면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게 하거나 혹은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연출의 정당성을 확보합니다.마치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들처럼 말이죠(바스터즈에서 각종 엽기적인 B급 슬래셔가 나와도 적이 '나치'니까 관객들은 크게 죄의식이라던가 잔인함을 의식하지 못하듯이 말이죠).라스 폰 트리에 또한 그러한 설정을 도입합니다.색정증 환자 혹은 이번 영화 속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처럼요.그들은 좀 쉽게 말해서 '그렇게 생겨 먹은자'들 입니다.우리가 왈가왈부 할 수 없는 존재들.그냥 그런 놈들이니 그들이 행하는 행위나 발언에 대해 어떤 도덕적 가치나 이유를 물을 수 없게 됩니다.특히 이번 영화는 스토리 관점이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의 관점에서 진행되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2. 이 영화는 짧게 요약하자면 '살인마 잭'과 그를 지옥으로 인도하는 '버지'사이에서 오고가는 '잭'의 살인 썰풀기입니다.칸 영화제 혹은 북미 상영 당시 평균적으로 100명 관객중 7명이 상영 도중 나왔고, 칸 영화제에서도 50% 가량이 상영 도중 극장을 뛰쳐 나왔습니다.개인적으로도 그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러닝타임 내내 들었습니다.물론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이며, 감독판과 일반판이 나누어져있을 정도니 연출의 수준이 어느정도일지는 대강 예상이 갑니다만, 분명 이 영화는 쏘우라던가, 데드캠프 등 슬래셔 무비, 혈이 낭자한 영화는 아니였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관객이 못 견디고 심하게는 구토감을 느낀 이유는 이 영화가 앞서 말했듯이 '가해자'의 관점에서 진행되고 그 가해자가 '사이코패스' 이며, 이 영화는 그러한 '사이코패스'가 마구잡이로 '행동'하고 '발언'하도록 영화적 허용을 했기 때문입니다. 3. 주인공 '잭'은 60명이 넘는 사람을 살인하였고 이들을 자신의 냉동창고에 넣고 얼렸습니다.그 중에는 자신의 가족도 있으며 연인도 있습니다.성별 또한 가리지 않습니다(주로 여성입니다.다만 이는 그의 발언처럼 처리의 용이성 때문으로 보입니다.).그는 영화 내내 자신의 살인에 대한 '궤변'을 늘어 놓습니다.심지어 자신을 '예술가'라고 포장까지 합니다.일반인의 머리에서는 나올 수 없는 발상이지요.그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가로등 이론(살인의 쾌감과 고통의 연속성), 자연에 호랑이와 양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유와 그것의 예술성처럼 말이죠.저는 여기서 원시인과 현대인을 떠올립니다. 4. 현대라 함은 기술적 발전의 총아이기도 하나, 동시에 인본주의의 발전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우리는 '인본주의'에 '존엄함'을 부여하고 다른 가치와는 차원이 다른 도덕적,사회적 지위를 부여합니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의심없이 추종하며 이를 어기는 자는 종교적(물론 법적으로도)으로 처벌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서양적 관점 혹은 인구 다수가 믿는 종교적 관점.종교마다 다르거나 개인마다 다르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우리는 이것이 인류사와 함께했으며 따라서 현대인은 원시인에 비해 우월하다고 생각하죠.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현대인의 '우월함'은 단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가진 생태적 특성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어떠한 신체적인 '결함'을 지니고 태어난 '잭'은 '원시인'입니다.그에게 이러한 '인본주의'라던가 '감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이러한 '잭'의 '원시성'은 '돌연변이'일 뿐입니다. 5. 그러나 우습게도 우리가 생각하는 '현대성' '인본주의'는 현대라는 시대성과 사회라는 공동체적 특성하에서는 '존재' 그 자체로 가치를 갖지만, 본태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지 않기에, '잭'과 같이 그것을 결여한 인간이나 그것이 결여된 시대('나치'로 대표되는 세계대전)에서는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영화는 그 지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봐봐 너 이게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어~~? 니가 생각한 그 가치, 니가 지금 느끼는 그 역겨움이 당연한 게 아니라니까??? 거기다가 너거들은 그걸 '선택적'으로 적용하잖니.인간 박제와 사냥은 역겹고 벌 받아야하고, 동물 박제나 사냥은 자랑거러니?? 난 너네가 역겹다~" 라고 말하면서요.거기다가 감독은 '예술성'을 덧붙여서 다시 한 번 관객의 판단을 흐리게 합니다. '예술' 그 자체는 '선악'을 지니고 있지 않기에, 그가 시체들로 구현한 예술(결말에 가서 '시체'로 지은 '집'으로써 집대성되는...)을 '예술인가? 아니냐?'하는 왈가왈부는 가능할 지언정, 그 작품을 도덕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주장하는 것이지요. 6. 이 영화의 결말은 '잭'이 '지옥'에 가게되고 '이승'으로 가려는 그의 '시도'는 실패로 끝나고 그는 '지옥'의 최하층으로 떨어집니다.이 때 화면이 네거티브 반전이되며 최하층의 어둠은 밝게, 용암은 어둡게 되며 'Hit the road jack(잭, 떠나라)'라는 노래가 울려퍼지며 막을 내립니다.아마 엔딩장면을 비롯한 중간중간의 어떠한 메시지가 감독이 하려는 말 같습니다.주인공 '잭'이 살인을 저지르고 실수로 살인 장소부터 집까지 이어지는 길에 피자국을 남겨 발각 위기를 겪는데 이 때 비가 와서 자국이 사라지고, 그가 연인을 살해할 때 연인이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창문을 열고 힘껏 지르지만 아무도 구해주지 않는 것, 인본주의적 재앙에 가까운 '잭'의 존재 그리고 그가 60명이 넘는 사람을 살인할 때까지 아무도(신마저)그를 막지 못한 것, 심지어 또 다른 '잭'이 등장해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무기력함을 통해 일반인들이 믿는 종교의 '구원적 서사'가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줍니다.다만 이러한 무기력함을 결론에 이르러 '잭'이 '지옥'에 감으로써 일부 해소되는 것으로 보이나 '잭'이 지옥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특히 '네거티브'적 반전 요소를 통해 그가 심연으로 떨어지는 장면이 '빛'으로 떨어지는 장면으로 보이게 함으로써 이러한 '처벌' 또한 완전히 이루어지지 못함(잭은 참회나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하지 않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7. 앞서서 대다수 사람이 이 영화 보는 것을 견디지 못한 이유가 '영화적 설정'인 '사이코패스'에게 감독이 '영화적 허용'을 부여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현대인에게 있어서 인본주의란 본능에 가깝기 때문에 반인본주의의 결정체에 가까운 '사이코패스 살인마'가 러닝타임내내 감독의 허락하에 마구잡이로 날뛰며 살인하고, 그러한 그의 궤변을 들어주는 과정이 본능에 반하기에 역겨움을 동반했을 것입니다. 아마도 감독은 이러한 관객들의 모습을 보며(아마도 칸 심사진?ㅋㅋㅋㅋ)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역겨움을 느꼈을지 모르겠습니다.이렇게 보나 저렇게 보나 라스 폰 트리에는 변태사이코미치광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물론 천재적인 감각을 지닌 ㅋㅋ 8. 개인적으로는 보는내내 역겨워 죽는줄 알았습니다.특히 사냥씬에서는... ㅗㅜㅑ... 사바하와 이것 중 고민되신다면 사바하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특히 혼자 보시는게 아니라 누군가와 같이 보거나 추천 요청을 받았을 때는 말이죠.아 그리고 보는 내내 어떠한 '사회 비판적 요소'를 찾는데 집중했는데 끝나고 나니까 그러한 장치들이 비판보다는 감독 개인의 종교적 신념 혹은 세계관을 나타냈다는 생각이 듭니다.아마 라스 폰 트리에는 기성 종교로부터 버림받았거나(해당 단체 혹은 종교적 절대자로부터), 어떠한 정서적 충격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변이된 세계관을 갖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다만 그게 조금은 '반인륜적인'것 아닐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물론 '인륜적'이라는 것이 어떠한 가치를 지니는지, 본태적인 것인지에 대해서는 저도 확신이 없습니다만.적어도 이 것 조차 없으면 현실이 지옥아니겠습니까?(극중 천국과 지옥은 하나야 라는 거랑 비슷한 건가...) 번외. 이 영화를 비롯한 라스 폰 트리에의 작품 속 여성을 표현하는 방식에서 감독의 여성혐오적인 성향이 들어나지 않는가에 대해서도 논란이 현재진행형인데,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그가 여성을 혐오한다던가, 여성과의 원만한 관계에 장애가 있어서 그것에 어떤 악감정을 품는다던가 그렇게 보지는 않습니다.아마 이번 영화 속 잭의 대사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성을 혐오하거나,여성에 대한 악감정이 있나 잭?" " 아니요.그냥 처리하기가 더 쉽거든요." 라던가, "남자는 늘 가해자여야해? 여자는 늘 피해자이자나!" 를 보면, 그가 여성이라 성별을 작품 속 장치로 구현할 때, 소위 여성성이라는 젠더적 서사를 활용한 것이지 그것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물론 이러한 것 조차 큰 범위에서 보았을 때 특정성별에 대한 고정관념,피해자성 강화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여성혐오 감독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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