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01/13 12:58:54
Name   The xian
File #1   201901120000.jpg (601.2 KB), Download : 3
Subject   [내폰샷] No. 03 - 아이러브커피


저는 그렇게 손이 빠르지 않습니다. 프로게이머 급의 APM이나 마이크로 컨트롤과는 애초에 거리가 멀고, 격투 게임이나 FPS 같이 세밀한 조작을 하는 게임의 실력은 바닥을 깁니다. 리듬 게임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일정 정도 이상의 난이도를 돌파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것 때문에 피쉬 아일랜드도 금방 접었지요)

반면 긴 시간을 두고 무언가를 경영하고 파고들게 되는 게임들은 남들과 같이 하면 남들이 다 접은 이후에도 계속 할 만큼 꽤 오래 잡는 편입니다. 그리고 그런 관점에서 보면 '아이러브커피'는 제가 꽤 오래 잡을 만한 조건을 갖춘 게임이었습니다.


다만 제가 혼자 해 온 싱글 플레이 위주의 게임에 비해 이것은 어디까지나 소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SNG'라는 게 다를 뿐이죠. 뭐. 물론 아무리 그런 조건을 갖춘 게임이라도 소위 '타이밍'이 맞아야 하는 일이긴 합니다. 때마침 저는 피쉬 아일랜드에 재미를 덜 느끼기 시작한 시점이었고, 그러다 보니 주위 사람들이 하는 이 게임을 추천받아서 하게 된 게 직접적 원인이었습니다.

돌아보면, 당시 이미 제 주위 사람들은 한창 불탔다가 이제 습관처럼 하는 타이밍에 제가 들어간 터라 저는 처음엔 주위 사람들의 셔틀(?) 노릇을 하게 되었는데, 바로 레벨 업을 하는 데에 커피의 재료가 되는 원두가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원두 로스팅 기계를 매일마다 눌러주는 게 일이었지요. 그런데 레벨 차이를 따라잡은 뒤에는 전세가 역전된 건 공공연한 비밀입니다.-_-;;


아이러브커피는 그 게임 방식상 스토리텔링이 주가 되는 게임은 아니지만 아이러브커피에도 나름의 기반 스토리(?)는 있습니다. 바로 손자(손녀)가 할아버지의 커피숍을 물려 받아 운영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처음에는 넓지 않은 커피숍에서 시작하고 설비가 좋지 않으면 손님들이 입구에서 커피숍, 카페에 들어오려다, 쳐다보기만 하다가 그냥 돌아가는 연출이 발생할 때도 있습니다.

물론 PC의 다른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들의 경우 더 디테일한 감정표현이나 복잡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고 저도 그런 게임들을 해 봤으니 그런 예전 게임들의 경험에 비하면 이 정도는 별 것 아닌 수준일지 모르지만 당시 저는 게임이 고도화되면서 주어지는 '과도한 정보'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고 모바일이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어서 이 정도의 재미가 딱 적정하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금방 익숙해졌습니다.


이것도 당연히 'For Kakao'로 나온 게임이다 보니 애니팡처럼 친구들의 도움 및 친구초대를 유도했는데, 처음에는 저도 주위 사람들에게 친구초대를 눌렀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뜻하지 않은 실례를 하게 되면서 얼마 안 가 아예 하지 않게 됩니다. 차라리 그냥 돈을 좀 써서 가게 규모를 빨리 늘리고 돈을 버는 쪽을 택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장르는 SNG인데 싱글 플레이 식의 행동을 하기로 한 것이지요.

저를 추천한 사람들이 '너는 왜 친구가 안 늘어나냐' 할 때도 저는 그냥 웃음으로만 대신했습니다. 제가 굳이 친구를 추가하는 데에 애를 쓰지 않아도 친구는 하다 보면 아주 조금씩 늘어나는 것이어서 그다지 큰 어려움은 느끼지 않긴 했지만. 친구 초대 이벤트 같은 것을 포기하고 넘어갈 때는 조금 안타까운 기분이었습니다. 보상이 꼭 갖고 싶었을 때도 있었으니까요.


늘 열정적으로 플레이한 건 아닐지 모르겠지만 자극적으로 돌아가던 세상과 자극적인 플레이를 추구하는 게임 제작, 게임 생활에 아이러브커피는 저에게 있어 꽤 오랜 안식처가 되기 시작합니다. 당장 위의 스크린샷들만 해도 죄다 2012년 말 스크린샷인데. 그 때만 해도 제가 이걸 거의 6년이나 하게 될 줄은 몰랐지요.

어느 새 저를 초대했던 사람들은 점점 흥미를 느끼지 않고 카페 운영을 접어버린 반면 저는 혼자 남았습니다.
그리고 해가 넘어가도 아이러브커피 안에서 카페 사장님 역할을 계속 하게 됩니다.


- No. 04 - 아이러브커피 2편에서 계속 -



1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885 게임공허의 유산 캠페인 연재 (7) - 뫼비우스 특전대, 정화자 임무 (하편) 4 모선 17/07/03 3560 2
    6501 일상/생각문득 떠오른 고등학교 시절의 단상 13 쉬군 17/11/01 3560 3
    7093 철학/종교푸코의 자기 배려와 철학상담(5) 메아리 18/02/12 3560 2
    7915 스포츠180722 김치찌개의 오늘의 메이저리그(최지만 시즌 3호 솔로 홈런) 김치찌개 18/07/22 3560 0
    13240 IT/컴퓨터팀 쿡 형 이거 맞아? 아이패드 10세대 공개 10 Cascade 22/10/19 3560 1
    9926 게임[LOL] 11월 2일 토요일 오늘의 일정 5 발그레 아이네꼬 19/10/31 3561 0
    8756 영화주먹왕 랄프 2를 보고(스포 다수) 6 kaestro 19/01/12 3562 2
    5346 일상/생각나와 커피의 이야기 12 녹풍 17/04/02 3562 0
    5487 게임2004년 11월 12일의 후폭풍 9 피아니시모 17/04/21 3562 6
    991 음악Mary Hopkin - Ocean Song 4 새의선물 15/09/14 3563 0
    998 일상/생각불조심하세요 14 천무덕 15/09/15 3563 0
    12075 오프모임오늘 화오일(9/14) 저녁 7-9 mm벙 8 지금여기 21/09/14 3563 0
    12130 음악[팝송] 알레시아 카라 새 앨범 "In The Meantime" 김치찌개 21/10/01 3563 1
    6600 게임부산에서 살아난 지스타 잡설 8 Leeka 17/11/16 3564 2
    7703 일상/생각샌프란시스코 노이즈브리지 1 풀잎 18/06/17 3564 0
    9659 음악머리를 깎는 날 4 바나나코우 19/09/13 3564 1
    11854 일상/생각갑분 커뮤니티 구상기 11 순수한글닉 21/07/08 3565 0
    2931 정치국내의 에너지 산업 혹은 태양광산업 동향은 어떤가요? 14 까페레인 16/06/01 3565 0
    5741 게임락스팬의 어제자 롤챔스 경기 감상 2 하나마루 17/06/04 3565 0
    5648 기타그리스 근현대사 시리즈.jpg 2 김치찌개 17/05/16 3565 1
    7146 일상/생각가상화폐에 대한 개발자의 단상 집에가고파요 18/02/23 3565 1
    11818 오프모임27(일) 저녁 부산역 효도모임 35 나단 21/06/25 3565 6
    12092 오프모임※9월19일 5시 가로수길※ 8 양말 21/09/18 3565 0
    12154 오프모임10월 15일 금요일 7시 선릉역 뽕족에서 같이 돼지발 뜯으실 분 모집합니당. 17 양말 21/10/11 3565 0
    3809 게임[LOL]딱 2번의 실수가 승부를 가른 삼성 VS TSM 3 Leeka 16/10/01 3566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