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11/26 02:01:27수정됨
Name   메존일각
Subject   홍차넷엔 안 계실 초보 운전자들께 드리는 말씀
얼마 전 면허증을 수령하셨다고요? 축하드립니다! 처음부터 새 차를 사기엔 부담되니 중고차를 저렴하게 한 대 업어왔고 연수까지 받으셨다고요? 잘하셨습니다. 현명한 판단을 하셨군요.

자, 이제부터는 홀로서기를 할 시간입니다. 당연히 겁이 나시겠죠. 열심히 달리는 내 뒤에서 왜인지 모르게 빵빵거리고 좌/우회전을 해야 하는데 달려오는 차에 부딪힐까봐 차선도 못 바꾸겠고. 이해합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먼저, 차 뒷면 유리에 [초보운전] 딱지를 붙여주세요. "선배 운전자님들, 저 초보니까 잘 봐주셔요. 굽신굽신"의 의미입니다. 이 딱지를 본 선배 운전자들은 운전이 미숙해도 어느 정도 이해를 해주거나, 정 답답하면 알아서 피하실 겁니다. 선배들도 병아리 시절 생각하며 배려를 해주는 거죠. 물론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으니 예외도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에서 뉴비들만 학살하고 다니는 또라이들이 있잖아요?

그 딱지가 뭔지 아신다고요? 다행입니다. 그런데 무식하게 '초보운전' 이렇게만 써붙이기는 싫다고요? 지인 차 얻어타고 다닐 때 저런 문구 보면 안 예뻐서 싫었다고요? 아, 충분히 그러실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붙이고 싶으신가요? 어디선가 본 'New Driver'나 '그냥 말이나 탈 걸', '먼저가 난 이미 틀렸어' 등 그림이 동반된 스티커가 마음에 드셨군요!

애마를 커스터마이징하고 싶으신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운전을 조금이라도 더 해본 입장에서, 그 행위는 제발 하지 않으시길 꼭 부탁드립니다. 이유요? 단순합니다. [안전]을 위해서죠. 선배 운전자가 아닌 초보 운전자 여러분의 안전요.

유리 위에 부착된 [바탕색조차 없이 그림이 동반된 이해하기도 힘든 필기체스러운 문구]의 스티커는 도로 위에서 정말 안 보입니다. 보이더라도 무슨 의미인지 '해석'하는데 시간이 요구되죠.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멀리서 보이는 식별되지 않은 문구는, 선배 운전자들의 호기심을 대애단히 자극합니다! 저건 대체 무슨 내용일까!? 여러분은 불이 되고 선배 운전자들은 부나방처럼 여러분 주위에 다들 모여들 거예요!

확실한 건 주변의 선배 운전자들은 앞차 운전자의 상태를 모르면 평소처럼 행동한다는 점입니다. 여러분을 경쟁자라고 의식하여 시속 120km 이상으로 쌩쌩 달릴 거고 옆차선으로 칼치기도 할 거예요! 그러다 사고라도 나면 여러분은 물론, 선배 운전자도 사이좋게 날벼락을 맞는 겁니다. 초보인 줄 미리 알았더라면 최소한 여러분의 앞이나 뒤에서 깝죽거리지는 않았을 텐데.

별 영양가도 없는 글이 길어지고 있네요. 조금은 성급하게 결론을 낼 시간입니다.

1. [초보운전] 딱지는 무식해 보여도 흰 바탕에 검은 글씨로 큼직하게 쓰세요.
구욹은 고딕계열 글씨가 좋아요. 여러분의 의지를 표명하는 차원에서 볼드 궁서체도 괜찮습니다! 이탤릭에 언더바도 넣어서. 눈물이 나시겠지만 얼마간의 쪽팔림이 안전에는 크게 도움이 될 겁니다.

2. 딱지를 붙이는 위치는 [뒷유리의 운전자(왼쪽) 방향 하단]입니다.
뒷유리 정중앙에 붙이는 분도 봤는데요. 뒤에서 주목도는 확실히 높지만 애석하게도 여러분이 뒤를 못 봅니다.

이 글은 결코 장난스러운 초보운전 딱지를 보고 빡이 쳐서 올린 것이 아닙니다.



13
  • 전운보초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20 창작은밀한 통역 2 작고 둥근 좋은 날 19/11/23 6638 23
10221 도서/문학<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 스콧 스토셀 4 환경스페셜 20/01/25 6638 6
8534 일상/생각홍차넷 정모 : 2018 웰컴 티파티 후기 23 The xian 18/11/17 6638 40
2199 음악천재는 악필이다?? 13 표절작곡가 16/02/11 6638 4
12899 기타'위즈덤 칼리지' 청취 후기 (매우 간단, 노 스포) 및 토론 모임 인원 모집 16 Mariage Frères 22/06/08 6637 5
10745 음악당신은 빛나는 별이예요 3 다키스트서클 20/07/04 6637 5
10303 정치21대 총선을 예측해보아요 8 토끼모자를쓴펭귄 20/02/17 6636 1
3907 과학/기술어린 데니소바인 (Denisovan) 소녀의 치아 2개 7 모모스 16/10/14 6636 2
2139 일상/생각독서실 알바 10 nickyo 16/01/29 6636 1
10891 일상/생각술 먹고 쓰는 군대 문화에 대한 생각 40 hijk 20/08/27 6635 14
7789 육아/가정엉뚱발랄 콩순이를 혹시 아십니까 26 얼그레이 18/07/04 6635 5
2325 기타[불판] 필리버스터&이슈가 모이는 홍차넷 찻집 <26> 60 위솝 16/03/01 6635 0
9313 역사불운한 재상 자파르 5 치리아 19/06/13 6634 7
2021 과학/기술지루함에 대한 과학적 고찰 29 눈부심 16/01/13 6634 1
8563 일상/생각홍차넷엔 안 계실 초보 운전자들께 드리는 말씀 41 메존일각 18/11/26 6633 13
7501 문화/예술때늦은 <라이프 오브 파이> 리뷰 12 자일리톨 18/05/10 6632 14
1561 음악N.EX.T의 노래 3+1곡 4 천무덕 15/11/14 6632 0
11465 기타자가격리 숙박 시설 및 입출국 PCR 검사 정보 7 풀잎 21/03/04 6631 5
8015 기타러시아와 미국의 전술 교리에 대해 알아봅시다 16 기쁨평안 18/08/08 6631 27
3435 문화/예술우울했던 옛날 어린이 만화들 24 Toby 16/08/03 6631 0
12161 꿀팁/강좌여자 생활한복 경험담+코디팁+쇼핑추천(부제:남편이여 선물하라) 33 흑마법사 21/10/12 6630 26
10659 오프모임낼 저녁 포더킹 같이 하실분?[마감] 15 간로 20/06/07 6630 0
1002 정치노사정위를 통과한 노동개혁에 대하여 9 nickyo 15/09/15 6630 3
668 일상/생각한 폭의 그림같은 직장 이야기 #1 16 No.42 15/07/28 6630 0
13135 과학/기술마름모는 왜 마름모일까? 30 몸맘 22/09/05 6629 2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