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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8/10/04 10:26:59 |
Name | AGuyWithGlasses |
Subject | [사이클] 2018 시즌 결산 - 1. QuickStep Floors |
이제 사이클 시즌은 13일 원데이 모뉴먼트 대회인 일 롬바르디아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끝을 맺습니다. 이후에도 광시 투어니 일본 투어니 WT급 대회들이 있긴 한데 업계에선 큰 의미부여를 두진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월챔까지 끝난 지금 사실상 대부분 팀들의 1년 농사는 결산이 얼추 나온 상태고, 일 롬바르디아는 우승할 경우 선수 개인의 영광일 수는 있겠습니다만 그거 하나로 팀 전체의 성과물이 왔다갔다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시간이 허락하다면 올해 가장 성공적인 해를 보낸 팀과, 제가 주로 짚고 싶은 몇몇 팀들의 올 시즌 리뷰를 좀 써보고 싶습니다. 일단 가장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Quickstep과 Team Sky, 그리고 제가 짚고 넘어가고 싶은 Bora-Hansgrohe, LottoNL-Jumbo, Team Sunweb 등 한 열 팀 정도를 이야기해볼 예정입니다. 현재 프로사이클에서 가장 인기있는 팀을 고르라면 영국의 Team Sky를 들 수 있습니다. 혹자들은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Team Sky가 가장 강한 팀이라고. 물론 그랜드 투어 종합우승에 한정하면 맞는 말입니다. 이 업계는 TDF의 규모가 워낙에 커서, TDF 종합우승 차지하면 사실상 그해 가장 강한 팀으로 평가받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규모가 크고 중요한 대회다 하더라도, TDF를 위시한 그랜드 투어만이 사이클의 전부는 아니죠. 대회의 상금규모는 낮지만 클래식 대회의 인기도 상당히 높으며,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이러한 클래식 대회와 1주일짜리 대회, 그리고 대회의 종합우승이 아닌 수많은 스테이지 우승 등 모든 것을 종합했을 때 어느 팀이 가장 강하냐, 라고 물으면, 당연히 Quickstep-Floors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업계에서 현 퀵스텝의 위상은 이렇습니다. 클래식 경기는 나머지 17개 팀이 다굴치지 않으면 거의 무조건 우승하는 팀, 스프린트 스테이지도 높은 확률로 우승하는 팀, 업힐 피니시도 상당히 높은 확률로 우승가능한 팀. 거의 4일에 한 스테이지꼴로 우승자를 배출하는 팀입니다. 그야말로 폭군과도 같은 팀이며, 정말로 선수 한 명 한 명이 강력한 팀입니다. 클래식에서 그나마 퀵스텝을 홀로 상대할 수 있는 경우는 사간, 니발리, 아스타나 팀 정도이며, 스프린트 스테이지에서도 다른 팀은 한 명 이상 스프린터를 보유한 팀이 한두 팀 정도지만 퀵스텝은 작년에 트렌틴, 키텔이 나가고도 보유한 스프린터가 비비아니, 가비리아, 호지, 야콥센... 얘들을 돌려가면서 쓰니 1주일짜리 대회 같은 데서도 언제나 퀵스텝은 승리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에이스들 말고도 현재 최강의 스프린트 트레인, 리드아웃맨, 스프린터 진영, 원데이 도메스티크 등을 자랑합니다. 그래서 퀵스텝을 달리 부르는 말이 'Wolfpack'입니다. 이 팀은 7명을 내놓으면 7번을 달고 나오는 선수도 원데이 우승이 가능한 미친 팀이라(실제로 람파르트가 7번 달고 2승이나 했으며 현 벨기에 챔피언입니다-_-;;;) 시도때도없이 어택에 선수를 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상대 힘을 다 빼버린 다음 그날 컨디션 좋은 남은 선수(주로 니키, 질베르, 스티바르, 알랑필립, 융겔스 등)가 독주해서 날아가버리는 게 퀵스텝의 전략입니다. 이 전략에 수많은 팀들이 나가떨어졌으며 퀵스텝은 중요한 대부분의 경기에서 항상 우위를 점하고 들어갈 수 있었던 거죠. 올해 Quickstep 팀은 PCS 랭킹 기준 9648점을 얻어 지로와 투르를 석권한 Team Sky보다도 1800점 이상 격차를 내며 시즌 최고의 성적을 냈습니다. 1등급 이상의 대회 기준으로 스테이지 우승이 무려 69승입니다. 우승한 선수의 수도 가장 다양합니다. Team Sky에서 제대로 경기 출전도 못했던 비비아니가 19승, 가비리아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9승, 알랑필립 12승, 그외에도 융겔스, 야콥센, 호지, 마스, 슈처만, 질베르, 테릅스트라 등이 69승에 기여했습니다. 클래식 기준 한 팀에서 7명, 그랜드 투어 기준 한 팀에서 8명이 출전하는 걸 감안하면 정말 스쿼드의 두께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우승한 대회의 급도 굵직굵직합니다. 이 팀의 존재 이유인 원데이 클래식에서 산레모까지는 계속 공만 치더니 하렐베케, 론데, 왈롱, LBL을 석권했습니다. 피터 사간과 마이클 발그렌, 빈첸조 니발리, 티쉬 베눗만이 대항해서 싸울 수 있었죠. 3대 GT에서도 지로에서 스테이지 5승, TDF에서 4승에 알랑필립 산악 저지, 부엘타 4승에 마스는 종합 2위까지... 이렇게 되면 퀵스텝은 이제 GT에서 스테이지 우승만이 아니라 종합순위까지 노릴 수 있게 됩니다. 보조해줄 수 있는 트레인은 차고 넘치고, Mas라는 리더를 얻었으니까요. 그 외에 융겔스-알랑필립이 올해와 같이 아르덴, 람파르트-질베르가 플랜더스, 비앙케와 산레모는 올해처럼 울프팩으로 나가면 됩니다. 플랜더스에서 예전보다 고전하겠지만 다른 데선 별 문제 없을 거 같네요. 그렇지만 이 팀은 내년 전망이 아주 밝지는 않습니다. 작년이나 올해가 워낙 퀵스텝 천하였기 때문인데다가, 메인 스폰서였던 퀵스텝이 후원 규모를 줄이고 서브스폰서로 남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원데이 클래식 리더였던 니키 테릅스트라가 내년 프로 컨티넨탈 팀으로-_-;; 이적하고, 핵심 트레인이었던 슈처만을 보라에 뺏겼습니다. 물론 람파르트를 지켰고 주니어 월챔 2관왕이자 에디 먹스 이후 벨기에 최고의 재능이라는 에반포엘이 내년 합류하지만, 아직 19살입니다. 그리고 이제 클래식에 관심있어 하는 강력한 선수들이 대거 클래식으로 과감하게 진출하는 추세라, 올해와 같은 영광은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뭐 그래도 내년에도 펠로톤에서 가장 강력한 팀인 건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이 퀵스텝의 저력입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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