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9/01 21:56:21
Name   Cascade
Subject   미지와의 조우
어느 날 밤이였다.

가족들이 모두 자고 있는 자정을 갓 넘긴 시각. 그 때 그가 날 찾아왔다.

그는 나를 두렵게 만든다. 하지만... 나는 헤쳐나가야만 한다.



그렇다. 나는 화장실을 가던 도중 바닥에서 미지의 생물체와 만났다.



일단 교신을 시도했다.

반응이 없었다.

대화를 시도해 보았다.

"아아 당신은 한국어나 혹시 지구에서 통용되는 언어를 할 줄 아십니까?"

역시 대답이 없다. 혹시 한국어를 모를 수도 있으니 영어로 시도해 본다

"Can you speak English?"

아마도 그는 비영어권에서 온 것 같다.

그렇다면 물리적인 반응에는 응답할까? 나는 힘차게 발을 굴렀다.

그가 겁을 먹었나 보다. 갑자기 뒤로 물러난다.

하지만 더 뒤로 가서는 안된다. 안방으로 저 놈을 보낼 수는 없다.

"아아, 경고한다. 그대가 만약 더 뒤로 간다면 발포하겠다. 당장 상호 교류가 인정된 곳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그가 뭔지는 몰라도 몸짓은 이해하나보다. 다시 밝은 곳으로 나온 걸 보니.



더듬이로 보아하건데 그는 발성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 같다.

핸드폰을 통해 여러 전파를 내보내 보았다. 메세지, 카톡, 페이스북 메세지... 그 어떤 것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슬슬 그가 나를 두려워하는 것 같다. 빠르게 처리하던가, 내가 처리당하던가. 작은 몸집이지만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소형 핵무기라던지 생물학 바이러스 공격이라던지. 그게 아니라면 꺠물기 공격으로 의미없는 저항을 할 수도 있겠지.

그 순간 내게 목소리가 들렸다.

"뛰엘리께 뜰락?" 뜨드아라 뜨루억?"

무슨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교신에 성공했다. 아마 살려달라는 이야기겠지. 하지만 네가 여기 들어온 이상 그냥 보내줄 수 없어.

그는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나 보다. 영어로 바꾼 걸 보면

"Hey, my name is tyyyumiu. You can kill me. But, I just want to know, is Han Cho-Won alive in PRODUCE 48?"

그는 다른 목적이 있어서 온 게 아니였다. 단지 그도 아이돌을 사랑하는 한 생명이였을 뿐.

나는 갑자기 그가 불쌍해졌다. 한초원은 13등으로 떨어졌기에.

"No.... She is 13th.... Sorry to hear that."

"Nooooooooooooooo...."

그의 애절한 목소리에 나는 그를 죽이지 못했다. 그저 큰 소리로 이렇게 말했을 뿐.

"운 좋았다. 바퀴벌레야. 오늘은 살려줄게. 다음엔... 다음은.... 없을거니까. "

절대 무서워서 그런 게 아니였다. 단지 그가 너무 측은했을 뿐이다.


다음날 아침에 보니 그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래도 어딘가에선 아이즈원의 무대 영상을 보고 있는 그가 살아있기를 기도해본다.


-




0


    힘내세요...
    Cascade
    이렇게 티타임에 글을 안쓰게 되고...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534 일상/생각홍차넷 정모 : 2018 웰컴 티파티 후기 23 The xian 18/11/17 6232 40
    8525 일상/생각썸 타던 남자와 만나자고했더니 시원찮은 답장이 왔네요 12 쭈꾸미 18/11/15 6740 1
    8523 일상/생각부모님께 효도폰2대 구입완료 12 HKboY 18/11/15 4752 13
    8519 일상/생각추억의 혼인 서약서 10 메존일각 18/11/14 4485 9
    8509 일상/생각조금은 무서운 이야기. 15 세인트 18/11/12 6019 23
    8502 일상/생각전여자친구의 전전남친이자 현술친구로 지내게 된 이야기 4 Xayide 18/11/11 4984 10
    8494 일상/생각대학원생 고민글을 올린 후 2년 14 Keepmining 18/11/09 6266 14
    8490 일상/생각한 때 썸 타던 남자가 갑자기 연락와서 마음 복잡하네요 24 쭈꾸미 18/11/08 8928 6
    8488 일상/생각10년 전쯤 썼던 시 세편입니다. 2 hikicomori6 18/11/08 3875 4
    8458 일상/생각추억팔이 1탄 - 개인적 제사 명절 맛난 음식 원탑!!! 10 tannenbaum 18/11/04 4672 5
    8438 일상/생각한자교육의 필요성 57 벤쟈민 18/10/30 8122 0
    8424 일상/생각베트남계 미국 의사 선생님 린 6 풀잎 18/10/26 5613 17
    8421 일상/생각오늘 도서관에서 만난 두 사람 1 덕후나이트 18/10/26 4003 1
    8415 일상/생각주변에 슈퍼카를 타시는분들에 대한 얘기 10 HKboY 18/10/24 5962 0
    8381 일상/생각대학생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드네요. 7 집에가고파요 18/10/16 5044 0
    8380 일상/생각제가 무료로 효도하는 방법 11 HKboY 18/10/16 5611 0
    8367 일상/생각레포트용지 소동 9 OshiN 18/10/14 5226 10
    8364 일상/생각햄 버터 샌드위치 28 풀잎 18/10/13 6128 24
    8362 일상/생각고해성사 17 새벽하늘 18/10/12 5898 44
    8356 일상/생각요즘 글을 업로드는 못하는 이유 10 HKboY 18/10/12 5467 5
    8353 일상/생각행복을 생각하다 - 동아리에서 행복 포럼 개최했던 이야기 2 Erzenico 18/10/11 5758 0
    8342 일상/생각슬럼프가 나에게 찾아 왔다 2 化神 18/10/09 4390 3
    8336 일상/생각욕망하지 않는 것을 욕망함에 대하여 12 일자무식 18/10/07 5648 20
    8332 일상/생각밤에 정전되면 뭐 하시나요? 9 덕후나이트 18/10/06 4369 0
    8330 일상/생각따끈따끈한, 폭풍우를 가로질러 질주한 경험담 29 메존일각 18/10/06 5875 1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