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7/25 14:42:50
Name   기쁨평안
Subject   재보험(Re-Insurance)에 대해 간단한 설명
보험도 어려운 판에 재보험이 왠말이냐? 싶으실 수도 있지만,
그래도 알아두시면 모르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조금이나마 풀어봅니다.

아마 일반분(?)들은 보험이라고 하면 가입해 두신 생명보험이나 실손보험, 그리고 차가 있으신분들은 매년 가입하시는 자동차보험 이정도만 접하실 것 같은데요.
이 보험이라는 것은 원래는 기업들이나 정부와 같은 사업현장에서 제일 먼저 발생했고 발전을 해왔답니다.

최초의 화재 보험은 1666년에 발생한 런던 대화재로부터 생겨났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 해에 런던의 한 빵공장에서 불이 납니다. 그런데 그 당시 소방담당관이 안일하게 대응을 하는 바람에 런던 시내로 확산이 되었고 총 5일동안 런던은 불바다가 됩니다. 당시 인구 8만 명 중 7만 명(...)이 집을 잃고 노숙자가 되고 만 대참사였죠.
이 이후 화재보험이 발생을 하게 됩니다.

해상보험은 이보다 300년이나 앞서 르네상스 시절에 이미 발생을 했구요.

이런 보험들, 특히 이번에 라오스 댐 건설같은 것들도 다 공사 시작 전에 건설공사보험을 들어놓게 됩니다. 이건 거의 필수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이런 프로젝트는 사고가 날 확률은 엄청 적은 반면 한번 사고가 터졌다 싶으면 걷잡을 수 가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보통 보험을 가입하고 보험료를 내야 하는데, 이게 보험료 책정이 애매한 거에요.
예를 들어 이런 댐 공사시 사고가 났을 때 5천억원을 보상해주는 보험을 든다고 가정해봅시다.
(아직 피해추산도 안나온 상황이니만큼 그냥 예시를 들어봅니다.)

그러면 이 5천억원에 대한 보험료는 얼마로 책정해야 할까요?
5백억원? 50억원? 5억원?

원래 보험이라는 것이 "위험을 분산해서 떠넘기는 것" 입니다. 발생확률 1%인 사고에 대해 100만원 보상을 받으려고 100명의 사람들이 1만원씩 걷는게 보험이거든요. 그렇게 모인 100만원을 가지고 있다가 사고가 난 사람에게 주는 구조인데,

이런 대형 프로젝트는 수가 많지도 않고 사고날 확률은 극히 희박한데, 한번 나면 회사가 망할 판이라 가입이 너무 부담스러운 거에요.

그래서 대부분의 보험회사는 이런 초대형 사고를 대비해서 자체적으로 또 보험에 가입을 합니다. 이걸 [재보험(Re-Insurance)]라고 해요.

1차적으로는 건설사는 사고의 [위험(Risk)]를 돈을 주고 보험회사에게 떠넘기죠.
그리고 보험회사는 인수한 위험을 다시 재보험회사에게 돈을 주고 넘깁니다.

이런 재보험회사들은 말 그대로 초대형 금융그룹인 경우가 많아요. 워렌버핏으로 유명한 버크셔 해서웨이라던가, 스위스 리, 뮌헨 리 (뮌헨린지 뮈닠 리 인지 ㅋㅋ), 로이즈 등등이 유명해요. 우리나라에는 코리안 리 (Korean Re)라고 한군데 밖에 없어요. 예전에는 (다들 그렇듯이) 국가기업이었다가 민간으로 전환되었죠.

그리고 이런 재보험사들도 넘겨받을 걸 그대로 다 인수하지 않고 또 잘게 분산해서 다시 재보험을 들거나 해요. 그래서 위험을 끊임없이 잘게 잘게 분산해서 나눠갖는 거죠.

그래서 앞서 말한 초대형 건설프로젝트의 경우에는 국내 보험사가 위험을 인수하는 경우가 잘 없어요. 받는 즉시 100% 다 재보험으로 넘기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면 사고가 나도 한푼도 안물어줄 수 있거든요. 대신 재보험회사에게 위험을 넘기면서 수수료를 받죠. 이게 꽁돈이에요. 예를 들어 보험료가 500억원이다. 수수료 5%만 받아도 25억원이 그냥 생기거든요. 위험부담이 전혀없는 그냥 날로 먹는 금액이죠.

그래서 또 이런 대형 프로젝트는 보험회사 한군데하고만 계약하는 경우도 별로 없어요. 보통 손해보험회사가 5개 이상 참여를 하고 시장점유율대로 계약을 나눠 갖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대충 몇억씩 챙기고 뭐 이런 구조가 있습니다.




13
  • 말로만 듣던 로이드...
  • 상식추
  • 신기하네요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1178 정치저는 보이는것보다 조국이 더 폄하받고 윤석열이 더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69 토끼모자를쓴펭귄 20/11/28 5747 4
11796 일상/생각저는 메리포핀스리턴즈를 보지못하였읍니다 6 매뉴물있뉴 21/06/17 3024 1
8558 일상/생각저는 꽁지머리입니다 10 mmOmm 18/11/23 4237 7
13981 일상/생각저는 vs놀이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2 컴퓨터청년 23/06/13 1921 0
8923 일상/생각저녁형 인간을 찬양하며 15 곰돌이우유 19/03/03 5013 16
5054 창작저기요, 제가요 26 열대어 17/03/02 3670 6
13609 게임저그 최고 사기의 유닛 뮤탈리스크 8 OneV 23/02/28 3589 0
8792 일상/생각저. 순대 못 먹습니다. 다른 메뉴는 없나요? 20 The xian 19/01/23 4628 14
5972 도서/문학저 면접 못갑니다. 편의점 알바 때문에요. 18 알료사 17/07/19 6007 17
6321 기타저 당분간 나가겠습니다. 4 empier 17/09/22 4874 3
1445 영화쟈스퍼 모렐로의 신비한 탐험 3 새의선물 15/11/03 7094 0
10669 게임재회의 설레임 8 Xayide 20/06/09 4277 2
13958 기타재한 외국인들이 보는 장단점 4 우연한봄 23/06/06 2377 0
9234 게임재판에 휘말리는 체험을 할 수 있는 RPG 게임 7 Jace.WoM 19/05/26 5661 4
14574 일상/생각재충전이란 무엇인가 5 kaestro 24/04/03 1320 6
643 일상/생각재수 옴붙은날인가 봅니다 27 지니 15/07/24 5770 0
7937 경제재보험(Re-Insurance)에 대해 간단한 설명 12 기쁨평안 18/07/25 4091 13
11458 정치재보궐 선거 잡상 18 Picard 21/03/02 4240 0
12946 일상/생각재벌은 현대의 봉건귀족인가. 15 당근매니아 22/06/24 4897 0
14066 경제재벌개혁 관련 법제의 문제점(1) – ‘일감몰아주기’ 증여의제 과세 3 다영이전화영어 23/07/26 2289 6
11850 일상/생각재밌다 재밌어 유 쏘 퍼~니~ 7 Picard 21/07/07 3564 2
1735 과학/기술재밌는 사이트 하나 소개해드립니다. 11 darwin4078 15/12/09 8866 1
13606 정치재밌네요... 이재명 체포동의안 투표 결과.. 36 Picard 23/02/28 3459 0
4462 도서/문학재밌게 보고 있는 만화들 18 Raute 16/12/28 5794 2
13817 창작재미있는 타자와 AI 감독 9 아침커피 23/05/04 2315 9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