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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8/07/24 05:43:09 |
Name | Cogito |
Subject | 새벽의 독서 이야기 |
안녕하세요? 홍차넷엔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직업적 특성상 밤샘근무를 하곤 해요. 바쁠 때는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가끔씩은 여유가 생기고 잡생각이 들다가 응급의학과 의사가 쓴 책에서 재미있는 구절이 생각나서 다시 읽다가 홍차넷 생각이 나서 책 내용 중 일부를 올려봐요. 의학의 전문과목은 세부전문을 제외해도 10개가 넘는데, 응급의학은 상당히 재미있는 포지션이에요. 전문의면서도 항상 다른 과 의사들에게 환자를 보내는 입장이다 보니, 계속 을에 가까운 포지션이거든요. 그래서 타 과 의사들에 대한 불만이 많거든요.(타 과에서도 응급의학에 대한 불신 및 불만이 많습니다 ㅋㅋ) 아래 내용은 전문용어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리고 분량을 줄이기 위해 원문을 일부 수정한 내용입니다. 의학 교육 및 학문적 기반은 분명 문제(증상)이지만, 일부 임상의들은 '그래서 추정진단이 뭔데' 식으로 대꾸하곤 한다. 특히 경험이 적을수록, 다양한 의학적 케이스와 진단적 알고리즘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없는 의사와 붙임성이 떨어지고 마치 화를 내는 듯한 어조로 말대꾸 해대는 의사와는 강력한 양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양자 간에는 가능성과 개연성과 필연성이 존재하며 습관이 이어져 일상이 되고 삶은 지속되는 것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실습에서 배웠던 반사회적 인격장애 환자와 대화하는 법을 참조하도록 한다. 병원의 많은 것이 불합리하고 개선을 요할 수 있다. 딱 한마디만 해준다면 "바꾸려고 노력하지 마라, 적응하려고 노력하라" 이다. 혹은 스스로 감정 노동자라고 생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정 직업은 하루 종일 '진상 고객'을 상대하며 "죄송합니다 고객님" 같은 말을 해 월급을 받는다. 비슷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힘들지는 않다. 폭행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이유로 사직하는 것은 좋지 않다. 분노 조절 장애나 인격 장애를 가진 환자를 많이 만날 것이다. 그런 환자가 과장이나 교수 자리에 있어서 신참 의사들은 그들을 상대하며 의학을 배우게 된다. 감정 노동을 하는 자리기는 하지만, 의학도 공부하고, 인격도 수양하며, 월급도 받으니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모든 상급 진료 인력과 노년 보조 인력은 세 부류로 나뉜다. 오만하거나 편견이 있거나 둘 다거나. 나중에라도 세계적 의학회에 CEO로 초빙되어 병원 혁신을 하려고 한다면 상대방의 인격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가능하겠다. 그러나 혹시 취업이나 수련이 목적이라면 세상을 바꾸는 계획은 적합하지 않다. 상대방이 3가지 유형중 어떤 유형인지 파악하고 그에 적응하도록 한다. 결코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지 않도록 스스로를 잘 관리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오로지 의사만이 타인의 내적인 문제와 사적인 신체영역에 가장 깊숙이 관여할 수 있듯이, 대학병원의 인턴만큼 내면의 성찰과 자신의 인성영역에 깊숙이 관여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글에 모인 권고들을 볼 때마다, 예방할 수 있었던 합병증과 돌이키고 싶은 사망들이 떠오른다. 가장 더러운 행동을 꼽아보면 하나뿐인 과장이나 당직 전공의가 능력도 없고 일하기도 싫어하나 병원에서 조용한 평판을 유지하고 싶다는 욕심하에, 결국 환자를 살리기는 고사하고 법적 문제가 안 생기게 보호자가 납득하게 해 환자를 죽이는 행동만 강요하는 것이다. 욕설과 모욕은 일상이라고 하나, 분하고 마음 아픈 일들을 하나씩 끄집어내 본다. 논문 도둑질을 당연한 권리라고 믿는 주임과장, 테뉴어도 없으면서 자신이 교수라고 믿는 일용잡직들, ...(후략)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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