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7/23 21:16:04
Name   벤쟈민
Subject   인터넷 커뮤에서의 여러 논쟁에 대한 생각
1. 우리나라 인터넷 커뮤니티에 보면 이슬람교 믿는 사람들은 다 광신도처럼 묘사되어서 자신들만의 자치구를 만들고 명예살인을 주저하지 않아하는 것처럼 분위기가 형성되었는데, 나는 이것이 상당한 과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수 집단이 되어서 정치세력화하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는데, 아직 그러기에는 숫자가 너무 적다. 논의를 할 때 숫자를 좀 생각하고 말을 했으면 좋겠다.

2. 스타크래프트1에서 첫 주작사건에 대해서.. 범죄를 저지르고 그 업계의 시스템을 파괴하는 사람은 마땅히 잘못을 했고, 그래서 그 죄값만큼 형벌을 주면 된다. 하지만 '그 녀석이 특별히 나쁜 사람이니까 그런 거야. 끝' 하고 그 범죄자를 악마화하여 주작사건의 원인에 대해서 더 논의를 잇지 않고 종료시키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김창희 같은 경우는 당시에 경기 승패에 선수 본인이 돈을 거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자각 자체가 없었다. 자기가 이기면 이긴대로 좋고, 지면 불법토토에서 돈을 받으니 좋고.. 이렇게 멍청하게 생각했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미리 교육을 제대로 받았으면 구제할 수 있었던 안타까운 케이스였다. 온게임넷(하이트였나?) 스파키즈 팀의 선수들은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 연봉도 정말 낮게 받고 활동했다. 더 유혹에 빠지기 쉬웠다. 이런 환경적 요소를 '(옛날 프로게이머 왈,) 나 때에는 더 환경이 열악하고 돈도 적게 벌었는데?' 라는 식으로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가는 것은 문제해결을 위한 진지한 태도가 아니다. 물론 시스템적으로 아무리 완비가 되어도 스포츠(혹은 이스포츠)에서 주작러가 발생하는 것을 다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에 대해서는 주작러들을 어떻게 잘 적발할 것인가, 주작러에 대한 처벌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3. 어떤 범죄가 벌어졌을 때 거기에 대해서 '이해한다'라는 용어를 쓸 때는 두 가지가 있다.
1) 그런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을 높일 메커니즘에 대해 이해한다.
2) 그런 범죄가 크게 잘못되지 않다거나 해서 이해한다.
1)은 문제해결을 위해 팩트체크를 하는 사실판단의 영역이고 반면 2)는 문제의 심각성을 생각하는 가치판단의 영역인데, 1)을 말하고 있는데 마치 2)를 말하는 듯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용어의 기본적인 뜻에 합의가 안 되면 그때부터 댓글은 산으로 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4. 우리 모두는 어느정도는 숲속친구들이 될 수밖에 없다. 어떤 사건에 대해서 모든 일이 명명백백히 밝혀질때까지 입을 다물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최대한 신중을 기하는 편이 나중에 이불킥을 덜하게 만들겠지.. 부디 사건 피해자들이 인터넷에 떠도는 구설수에 너무 상처 안 받기를 바랄뿐..

5. 인터넷에서 개신교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많은데, 내 개인적으로는.. 어렸을 때는 열렬한 모태신앙 기독교인이기도 했고, 지금은 그 교리의 모순점과 일부 개신교인들에게 여러가지 실망을 해서 뒤돌아선 무교인이기도 해서.. 이런 스탠스에서 한국 개신교를 바라보자면.. 한국 개신교가 그 성장과정도 비정상적이었고, 하루마다 큰 죄를 짓는 목사들이 뉴스에 나오고 등등 잘못이 많기는 많은데, 인터넷 전반에서 말하는 것과 현실이 좀 다른 것이 있는 것 같다. 개신교 목사들이 북한 이야기를 수꼴처럼 해도 보통 신도들은 그것을 그대로 안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우리 어머니 같은 경우는 '우리 담임목사가 북한에 대해 안 좋은 일을 겪어서(아마도 전쟁?) 저렇게 설교하는 건 이해해야해.' 라고 말씀하시면서 필터링해서 받아들인다. 물론 목사의 설교가 영향력이 없지는 않겠지만 인터넷에서는 좀 과장해서 말하는 것 같고.. 그리고 '일부' 드립에 대해서는.. 항상 문제가 되는 쪽은 숫적으로는 일부이기는 하다. 다만 주로 대형교회라 영향력이 커서 그 일부가 단순히 일부라고 치부할 수 없을 뿐이긴 한데(..) 하여튼 인터넷에서는 한국 개신교인들을 다 앞뒤가 꽉막힌 나쁜놈처럼 몰아가는데 그럴리가 있나.. 신도 숫자가 이십몇퍼센트 차지하는데..


여러가지 인터넷에서 화두가 되는 주제들에 대해 제 생각을 써봤어용..



14
  • 좋아요.
  • 기분 좋은 기억이 나는 글입니다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947 일상/생각동물의 기본권에 대해서 17 벤쟈민 18/07/26 4572 2
7939 일상/생각고 노회찬 의원 추모를 위해 분향소에 다녀왔습니다. 1 벤쟈민 18/07/25 4320 5
7931 일상/생각일주일간 컴퓨터 사려고 했던 이야기 6 2032.03.26 18/07/24 4832 2
7928 일상/생각조던 피터슨이 세상을 보는 관점들 26 벤쟈민 18/07/24 7503 7
7927 일상/생각새벽의 독서 이야기 6 Cogito 18/07/24 3722 3
7925 일상/생각인터넷 커뮤에서의 여러 논쟁에 대한 생각 10 벤쟈민 18/07/23 3819 14
7917 일상/생각세상에 사기꾼들이 너무 많다 21 솔루션 18/07/23 5703 2
7906 일상/생각눈물하구 기적 4 알료사 18/07/21 4463 8
7883 일상/생각사라진 이를 추억하며 10 기아트윈스 18/07/19 4558 39
7881 일상/생각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3 감자 18/07/18 4022 6
7871 일상/생각이번 휴가 후기입니다. 3 하우두유두 18/07/17 3496 1
7869 일상/생각커뮤니티 회상 4 풀잎 18/07/17 3479 14
7868 일상/생각소개팅이 단순히 싫은 정도를 넘어 소개팅이라는 단어에도 공황장애 증상을 느낍니다. 19 라밤바바밤바 18/07/17 8293 5
7848 일상/생각[스압?] 영포자 5 유자농원 18/07/14 4415 3
7838 일상/생각2003, 2007, 2010, 2015, 야구, 형, 그리움 은채아빠 18/07/13 3815 24
7830 일상/생각우리 동네 길냥이들 5 모여라 맛동산 18/07/11 3865 4
7829 일상/생각갑질 17 biangle 18/07/11 3791 9
7828 일상/생각한이 이야기 1 마녀 18/07/11 3566 10
7824 일상/생각몰래 미역국 끓여드리기 재도전 중입니다. 8 빠독이 18/07/11 3660 13
7811 일상/생각두 원두막 이야기 9 매일이수수께끼상자 18/07/08 4372 19
7801 일상/생각언젠가 다음 세상에도... 2 No.42 18/07/06 4349 15
7798 일상/생각왜 펀치라인? 코메디의 구조적 논의 6 다시갑시다 18/07/06 5243 24
7795 일상/생각헉 이렇게 큰 행사인줄 몰랐는데... 16 집에가고파요 18/07/05 5227 16
7794 일상/생각농담, 비하 그리고 PC 38 솔루션 18/07/05 4824 9
7784 일상/생각S의 부친상에 부치는 글 5 Tikas 18/07/03 4540 9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