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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06/26 21:47:05
Name   Under Pressure
Subject   [사이클] 원데이 클래식 (2) - 기타 클래식 대회들
글이 거의 2주 넘게 밀렸군요-_-;;; 이번 글에서는 월드투어(https://en.wikipedia.org/wiki/2018_UCI_World_Tour)에서 기타 중요한 원데이 대회들과 UWT는 아니지만 중요한 대회로 취급하는 일부 대회들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보자 합니다. 이 대회들이랑 다음 글에서 소개할 주요 투어 경기들, 그리고 3대 그랜드 투어만 주욱 따라가면 사이클의 메인 시즌을 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죠.


Omloop Het Nieuwsblad, Kuurne-Brussels-Kuurne - 2월 마지막 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연속으로 펼쳐지는 대회들입니다. 줄여서 각각 OHN, KBK라고 하겠습니다. 실제 영어권 기사에서도 그렇게 씁니다.


벨기에 최대 신문사인 'Het Nieuwsblad(영어로 하면 The Newspaper)'에서 주최하는 대회로, 주로 2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열립니다. 유럽에서 열리는 첫 원데이 클래식 대회로, 스프링 클래식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대회입니다. Tour Down Under가 새 시즌을 알리는 첫 대회지만, 호주에서 열리기도 하고 너무 이르기도 해서 참여하지 않는 선수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OHN은 대부분의 주력 선수들이 전부 참가합니다.

Tour of Flanders의 코스들을 다수 차용해서, 코블 클래식으로 분류합니다. 그래도 시즌 초고 아직 2월이기도 해서 코스가 엄청나게 빡세지는 않지만, 상당히 치열하게 펼쳐지는 대회입니다. 플랜더스 클래식 대비로 몸 풀고 컨디션 점검하는 차원의 대회라고는 하는데 실제 경기는 상당히 격렬합니다. 그런데 사실 OHN 우승자는 그 해 론데를 우승 못한다는 징크스가 있습니다-_-;;; 아직까지 깨지지 않은 지독한 징크스 중 하나지요.



올해 우승자는 덴마크의 마이클 발그렌. 이 대회에서 Astana가 마지막까지 전력을 잘 보존해서, 발그렌이 치고나가고 뒤에서 있던 아스타나 선수들이 적절하게 추격조를 방해하면서 깜짝 우승을 차지합니다. 발그렌은 이어 뒤에 설명한 암스텔 골드 레이스까지 우승해서 올해만 주요 대회에서 2승을 거두는 쾌거를 이룹니다. 순식간에 클래식의 또 한 명의 강자로 등극한 셈입니다.


KBK는 OHN 바로 다음 날 벌어지는 대회입니다. 역시 코블 구간을 끼워놓긴 하지만, 중반부로 끝나고 후반부는 주욱 평치 피니시라, 사실 스프린터들 잔치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대회는 UWT가 아니라 유로피안 투어로 들어갑니다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이 두 대회로 그 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짐작해볼 수 있죠.



KBK는 사실 대회 설명보다도 뭔가 약을 한사발 하고 만든 포스터들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






3월 초, 보통 OHN과 KBK 다음주에 열리는 Strade Bianche라는 대회입니다. 시에나 시내에서 시작하여, 토스카나 일대를 죽 돌고 다시 시에나의 성문으로 들어와서 피니시하는 구성으로 이루어진 대회입니다. 대회 이름을 직역하면 '하얀 길'인데, 이 일대의 흙이 흰색을 띈다고 합니다. 이태리의 대회들은 위 사진을 보시듯 이 대회도 그렇고 밀란-산레모도 그렇고 대단히 아름다운 뷰를 자랑합니다...라고 끝내기엔 이 대회는 설명이 많이 부족합니다.

위에서 말한 흰 흙길이란 놈의 정체는...



바로 이런 길 되시겠습니다. 날씨가 나쁘지 않아도 흙먼지 풀풀 흩날리고 울퉁불퉁하며 토스카나 특유의 구릉이 수없이 반복되는 구간이죠. 덕분에 2007년에 시작한, 다른 대회들에 비하면 기어다니는 아기 수준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인기와 독특한 구성으로 인해 5대 모뉴먼트의 아성을 위협하는 대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생각이 떠오르실 겁니다. '여기도 비 오면 죽여주겠다'... 올해 비가 많이 왔었죠. 그 결과...





...비가 오면 루베와 맞먹는 난이도를 자랑하는 대회가 됩니다. 정말 용감하고 강한 자만이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대회죠. 이렇게 고생을 하는데도 선수들은 최고의 대회라고 다들 참여하고 싶어서 난리인 대회가 스트라다 비앙케, 플랜더스, 루베입니다. 자전거 선수들은 죄다 중증 M인게 틀림없습니다.




밀란-산 레모로 달구어진 클래식의 분위기는 그 다음 주부터 절정을 이루게 됩니다. 지난 글에서 플랜더스 클래식을 설명했는데, 그 시작이 산레모 다음주에 벌어지는 E3 Harelbeke, 그리고 줄줄 이어서 그 다음주에 벌어지는 Gent-Wevelgem, 최근에 떠오르는 대회인 Dwars van Vlaanderen이 있습니다. 그 다음이 론데구요. 이 2주간 벨기에는 아주 광란의 시즌이 벌어집니다...

기본적으로 전부 코블스톤 클래식입니다. E3 Harelbeke는 대체로 론데에 가까운 구성을 보여주고, Gent-Wevelgem은 마지막 4~50km에 별다른 코블구간이 없다보니 스프린트로 끝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흔히들 론데 전 최종점검용 대회라고는 하지만 우승자들 대우를 보면 이 대회들 하나하나가 상당히 중요한 대회들로 평가받습니다. 하렐베케부터 루베까지는 코블 시즌으로 선수들이 한번 싹 바뀌고, 다시 루베 뒤에 뒤이어 설명할 아르덴 클래식에 선수들이 쌱 바뀌고 이런식입니다. 둘의 특성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참여하는 선수층이 좀 다릅니다.

E3 Harelbeke의 경우 경기 포스터가 KBK급 마약농도를 자랑합니다... 세상에 영국놈들만 미친 게 아니었어.






얘들은 리미트가 없습니다. 다음 기사에 나오는 광고들은 성 차별적 문제로 전 유럽에서 당시에 어마어마한 욕을 쳐먹고 내려간 광고들입니다. 이 글이 삭게로 가는 것은 원치 않으니 기사 링크로 대신하겠습니다(...)
https://www.telegraph.co.uk/sport/othersports/cycling/11435495/Belgian-cycle-race-forced-to-withdraw-sexist-poster.html




루베가 끝나면 이제 스프링 클래식의 끝을 알리는, 아르덴 클래식이 펼쳐집니다. Amstel Gold Race-La Fleche Wallone-LBL이 바로 그 대회들이죠. 갑자기 엄청난 경사의 업힐-다운힐이 무한 반복되는... 그런 구간들이죠. 아니 무슨 네덜란드에 저런 곳이 다 있어 싶을 정도로 굉장히 도로들이 좁고 경사도가 높은 곳들입니다. 독일이나 벨기에, 프랑스 국경과 맞닿아 있는 곳들은 평지가 아니라는군요.



그래도 평지의 나라로 유명한 곳들이라, 저런 장소가 몇 없습니다. 때문에 위 세 대회들은 코스가 거의 매년 고정입니다. 같은 업힐 계속해서 몇번씩 올라갔다 내려갔다 반복하다 마지막에 오르막 피니시... 덕분에 고인물 한 명이 등장하면 계속 그 대회를 쓸어먹는 현상이 유독 심합니다. 아르덴 클래식의 황제는 무비스타의 알레한드로 발베르데로, LBL만 4번(마지막 우승이 만 36살이었던 작년...), 아르덴 클래식 도합 13회로 이 분야의 레전설로 평가받는 에디 먹스보다 우승 횟수가 더 많습니다... 그야말로 x고인물이죠. 아르덴 클래식이 클래식 중에 인기가 좀 처지는 이유는 스프링 클래식 끄트머리여서만은 아닙니다.

LBL이 끝나면 클래식 시즌은 끝납니다. 그외에도 잡다한 대회들이 있는데 일단 5월~9월은 그랜드 투어의 시즌이고, 부엘타가 끝나고 잠시 캐나다에서 경기를 가졌다가 월드 챔피언십, 롬바르디아로 이어지는 게 짧은 가을 시즌입니다. 롬바르디아가 끝나면 정말 그 해 사이클 시즌은 끝으로 평가받습니다.


다음 글은 그랜드 투어 외 주요 투어 경기들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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