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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05/27 15:04:19
Name   ronia
Subject   오랜세월에 걸쳐서 지독할 정도로 원점으로 복귀한 시리즈
요즘 세대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버추얼온 이란 게임 시리즈가 있습니다.
처음 인상은 뭔가 화려하면서도 가벼운 타격감.
하지만 계속 보다보면 이만큼 매혹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메카 격겜도 거의 없는
스토리도 계속 보다보면 위키 등등을 밤새도록 찾아보게 만드는 마력이 알게 모르게 있는
로봇 격겜 시리즈죠.
제일 명작이 밀레니엄 전에 나온 작품이라던데.(오라토리오 탱그램 줄여서 오라탱)
사실 이게임의 원래 기획 의도는 그당시 인기도 아주 별로고 잘 팔리지도 않는 장르인 로봇겜을
세가에 입사 지원한 우수한 스펙들의 신입들이 하나같이 '로봇겜 만들고 싶어여 현기증 나요~' 이런식이어서
본사 차원에서 '어디 한번 신입 XX들 대차게 망하고 ㅈ돼봐라' 하는 식으로 홍보도 하는둥 마는둥 제작 기한 시기도 아주 빠듯하게
설정해서 나온 게임이었죠. (자세한건 구글링 하다보면 다 나와요.)
그런데 이런 요소들이 그당시 초우수한 신입들에겐 좋은 자극이 되어서 맞는 유저에겐 아주 갓겜인 작품이 나와버렸죠.
그런데 이런 좋은 시절도 두번째작인 오라탱까지.
그다음작인 포스부턴 양만 늘린 규모에 '오라탱보다 별로네' 라는 소릴 들을 정도로 뭔가 나사가 빠지더니만 급기야 이식작인
마즈에서 지대로 망겜 테크를 탔죠.
그리고 이리저리 다른 겜들에 콜라보란 형식으로 팔리곤 하지만 그동안 이 시리즈의 개발진들도 기획을 통과시킬려고 꾸준하게
제출을 했는데 본사에서 도무지 '안돼' '보이콧' 같은 식으로만 일관하니깐 어떻게든 차기작의 개발기획을 통과시킬려고 개발진들도
고민을 거듭한끝에 나온 방안이 '이왕 이래저래 팔려다니는거 유명 IP랑 콜라보해서 차기작 식으로 내놔보자' 하는 기획을 제출했더니
급기야 통과가 되었는데....
그 기획이란 것이....
지금 전개가 산으로 가는 라노벨 시리즈인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개인적으로 별로라 생각하는 시리즈)과 콜라보를 하는 기획이었던
것입니다.
물론 저도 이런 발표를 보자마자 '이게 무슨... 견공 쌉싸름후릅 돈같은 소리여...' 라는 반응이었고. 뭇유저들의 반응들도
저와 크게 다르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되서야 겨우 PS비타로 버추얼온을 하는 유일한 방법이 이게임을 하는것뿐이긴 하지만...
그런데 게임 발매후 한참 지난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니...
이 시리즈의 첫작 개발당시 본사 임원들의 '어디 한번 X돼보고 혼좀 나봐라' 하는 원념이 지금에서야 비로소 이루어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국 이렇게 망하는게 이 게임 시리즈가 궁극적으로 지향한 원점인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고요.

이상 대충 망한 기기인 PS비타로 오라탱을 하고 싶다는 소망으로 한번 주절거려본 넋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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