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4/30 15:47:45
Name   쉬군
File #1   KakaoTalk_20180429_200150550.jpg (84.8 KB), Download : 14
Subject   예비 아빠들을 위한 경험담 공유를 해볼까 합니다.


얼마전 건강하게 황구가 태어났죠.

수많은 축하 댓글들 감사합니다.

이번글은 예비 아빠를 위한 글입니다.

보통 산모들은 이것저것 다 알아보고 준비해서 상관없는데 아빠들이 뭘해야할지 어버버 대는 경우가 많고, 저도 그랬어서 경험담을 풀어볼까 합니다.

물론 개인 경험이라 다른 부분도 많겠지만 그래도 도움이 될까 싶어 끄적거려 보겠습니다.


1. 출산전

출산 예정일이 지나도 아기가 나오지 않아 예정일 1주일 후 유도분만을 하기로 했습니다....만,

유도분만일 바로 전날 밤 11시에 양수가 터졌습니다.

샤워중에 급박한 와이프 목소리에 물기도 못닦고 바로 병원으로 날아갔더니 양수가 터졌다며 출산 준비를 하자고 하더군요.

역시 제 아들 아니랄까봐 밍기적 거리다가 통수 치는건 지 애비랑 똑같습니다.

※ 팁 : 양수가 터지면 24시간 내로 출산해야합니다. 혹시라도 회사에서 소식을 들으셨다면 최대한 빨리 집으로 가셔서 산모를 데리고 병원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2. 가족분만실.

제가 간 병원 기준입니다.

가족분만실은 침대 ㅣ커튼ㅣ 쇼파 이런식으로 분리되어있었습니다.

양수가 터지고 출산까지 12시간정도 걸렸는데, 산모는 수술할지도 모르니 금식을 해야하고, 신랑도 분만실에서 뭘 먹기는 힘들죠.

잠깐 눈 붙인다거나, 배가 너무 고프면 잠시 나가서 대기실에서 간단한 요기정도로 버텼습니다.

다행이 진통중에 무통주사를 맞아서 새벽에 두어시간 정도는 산모랑 저랑 둘다 눈을 붙이긴 했네요.

※ 팁 : 병원에 들어가신후에는 출산까지 아예 먹을수없습니다. 최대한 든든히 요기를 해두셔야 하고, 제가 간 병원에서는 산모도 진통시작하면 아무것도 못먹으니 진통오기 전에 최대한 든든히 먹이라고 하더군요...하지만 진통때문에 아무것도 못먹었지만...


3. 출산

가족분만실에서 같이 기다리기로 했다면 진통이 심해질 시기부터 힘주는 연습을 합니다.

문제는 힘주는 연습을 하다가 와이프가 힘을 너무 많이 빼서 정작 출산할때 좀 고생했어요.

심지어 12시간 진통하고 너무 힘드니까 그제서야 재왕절개를 하겠다며...

근데 의사선생님이 아기 머리가 보인다며 조금만 더 힘내라고 해서 겨우겨우 자연분만에 성공했습니다.

애기도 3.7키로로 나오다 보니 너무 힘들어서 압착기(뚜러뻥)으로 뽑아냈습니다.

남편은 커튼 바깥쪽에서 안절부절 대기하고 있다가 출산하고 어느정도 정리되면 애기 보세요~ 하고 커튼을 열어주더라구요.

12시간동안 긴장 + 출산할때 와이프의 비명소리에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다가 아기가 나오고 첫 울음소리가 들리니 저도 모르게 툭하고 울음이 터졌습니다.

그리고 탯줄은...음...생막창 자르는 느낌이였어요...딱 자르는 위치를 정해주셔서 그냥 싹뚝싹뚝 할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안잘려서 당황...

간호사님이 손가락, 발가락 갯수도 확인시켜주시고 사진도 찍게 해주시더군요.

원래는 아기랑 엄마,아빠의 시간을 잠시 주는데 와이프 열이 너무 많이 나서 아기 상태를 빨리 확인해야한다며 신생아실로 가는바람에 제대로 못본게 너무 아쉬웠습니다.

※ 팁 : 아기가 나왔다고 아기쪽에 먼저 눈길을 주지말고 무조건 산모한테 "수고했다." 라고 말해주세요. 주변에 애기먼저 쳐다봤다고 갈굼 당하는 남자들 여럿봤습니다 크크크크


4. 입원

조리원 가기전에 잠시 산부인과에 입원을 합니다.

자연분만은 보통 3일, 재왕절개는 일주일 정도 하는거 같더라구요. 산모들 상태에따라 다르겠지만..

웬만하면 1인실로 하세요.... 첫날 잠깐 2인실 있었는데 은근히 엄청 불편합니다...

그리고 이때는 모유수유도 없어서 보통 산모들이 그동안 못먹어서 먹고싶은걸 왕창 먹는 시기기도 하더라구요 크크

와이프는 애 낳고 바로 초밥, 회, 커피 등등을 흡입했습니다.

이때는 하루에 두번 면회가 가능하니 면회시간만되면 가족들이 복작복작 하더군요.

그리고 뭐 이것저것 검사를 하라고 하는데 첫째기도하고 고생해서 가진 아이기도 해서 비싸지만 검사를 다 신청했습니다.

다른분들은 안해도 된다는데 그래도 하자 싶어서 다 신청해버렸어요!

※ 팁 : 모유수유 전이니 먹고싶어하는건 최대한 사다주세요. 모유수유 시작하면 또 음식을 가려야해서 고생합니다.
또 하나는 산모 영양제를 맞아야 한다고 할때가 있는데 무조건 제일 비싼거!! 라고 외쳐주세요 크크크크크


5. 조리원

출산의 꽃 조리원입니다.

지금 현재 제가 와이프랑 같이 숙식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보통 조리원도 가족 면회나 직계가족은 아기도 볼 수 있는데 때마침 독감주의보때문에 가족 면회도 불가, 아기 면회도 불가하고 남편만 산모 옆에 있을수 있고 아이를 볼 수 있습니다..

이건 병원마다 조금씩 다르긴해서 확인해보셔야 할겁니다.

양가 부모님은 애가 닳으셔서 최대한 사진을 보내드리고 있지만...그래도 아쉬워 하시는건 어쩔수 없네요.

그리고 이때부터 출산 우울증이 오는 산모들도 많습니다. 하루에 몇번씩 유축을 해야하고 새벽잠도 못자고 하다보니 의외로 이시기에 우울증이 오는 산모들이 많더라구요.

신랑이 옆에서 잘 도닥여줘야합니다.

※ 팁 : 혹시 남편이 함께 있을 수 있는 조리원이라면 꼭 같이 있어주세요. 와이프가 집에 가라고해도 옆에 있어줘야 합니다!! 꼭입니다!!


6. 작명, 출생신고

조리원 퇴실 전에 출생신고를 하면 무슨 예방접종이 무료라고해서 서둘러 아기 이름을 정해야했습니다.

아기 이름은 결국 출생 시간을 알아야 하니 후보군만 정해놓고 아이가 나오고 나서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보통 어른들이 많이 지어주시는데 저희는 그냥 저희 부부가 짓기로 했어요.

요즘엔 작명 어플도 좋은게 많아서 그중에 제일 괜찮은거 하나 결제하고 그걸로 지었습니다.

원하는 이름을 입력하면 아이 사주에 맞는 한자들이 나오고 그중에 뜻이 제일 잘 어울리는걸로 지으면 되는데...

아이 이름 짓는데 사흘 걸렸네요 -_-

그나마 돌림자가 없어서 짓는데 수월했다는게 함정입니다.

그래도 부르기도 좋고 뜻고 좋고 작명학적으로 사주도 좋은 이름으로 잘 지어진거 같아 마음에 듭니다.

출생신고는 이름이 정해지면 주민센터에서 하시면 됩니다.

준비물은, 한전 고객번호, 통장 사본, 신분증, 출생증명서 정도 가져가시면 친절히 설명해주실겁니다.

한전 고객번호는 아이가 태어나면 전기세 감면이 있으니 꼭 알아가세요.



이제 곧 조리원생활도 끝나고 본격적인 육아가 시작될 같습니다.

육아 생활이야 수많은 분들이 말씀해주시니 바짝 긴장하고 있어야겠죠..

저희 부부는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어서 그나마 육아에 대한 부담감이 조금 덜하긴합니다만.. 힘든건 매 한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모든 엄마 아빠들 화이팅 입니다!

그리고 육아 팁도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초보아빠에게 큰 힘이 됩니다!!



16
  • 아오 진짜 귀엽다! 셋째를 부르는 사진인가 ㄷㄷㄷㄷ
  • 좋은 팁들 잘 주워갑니다..
  • 흐뭇하시겠어요
  • 쓸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꿀팁은 추천.
  • 아오 너무너무 귀여워요!!
  • 아기 잘생겼어요^^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998 역사예전에 EBS에서 들은 옛 우리말 이야기 "새 발" 1 기쁨평안 17/07/23 3780 6
3609 기타예전 뻘글. 18 세인트 16/08/30 3421 0
12044 요리/음식예식장 뷔페는 왜 맛이 없을까? 60 Cascade 21/09/04 7276 1
8807 기타예술의 사망 29 자연도태 19/01/26 5570 17
7050 도서/문학예술과 중력가속도 / 배명훈 8 임아란 18/02/05 4942 5
566 문화/예술예술가와 작품은 분리될 수 있는가? 53 Raute 15/07/11 14478 0
6650 기타예송논쟁 대충 알아보기 (다시쓰기) 9 피아니시모 17/11/25 4198 9
3628 역사예송논쟁 대충 알아보기 21 피아니시모 16/09/02 5441 8
7378 일상/생각예쁘다고 소문난 애들이 더 예뻐 보이는 이유 12 라밤바바밤바 18/04/13 8597 6
9190 댓글잠금 일상/생각예쁘다 라는 말, 쓸데없는 소모적 감정풀이 좀 그만. 55 Jace.WoM 19/05/13 7002 34
6245 일상/생각예비군 동원훈련 갔다왔네요. 7 콩자반콩자반 17/09/07 7417 3
2667 꿀팁/강좌예비군 가이드? 12 김덕배 16/04/21 7607 0
2664 일상/생각예비군 5년차 후기.ilgi 31 에밀리 16/04/21 36947 0
7460 육아/가정예비 아빠들을 위한 경험담 공유를 해볼까 합니다. 18 쉬군 18/04/30 21025 16
2122 일상/생각예방접종실에서의 소고 29 Obsobs 16/01/26 5319 0
15058 방송/연예예능적으로 2025년 한국프로야구 순위 및 상황 예언해보기 11 문샤넬남편(허윤진남편) 24/11/21 493 0
11250 방송/연예예능<북유럽>에 소개된 김은희 작가 추천도서 파오 20/12/19 5903 2
189 기타예능 프로 19 김치찌개 15/06/03 9760 0
11761 도서/문학예견된 팬데믹,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6 21/06/06 3286 10
5299 창작옆집에는 목련이며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5 틸트 17/03/27 3664 8
1357 일상/생각옆자리 술냄새 후기입니다. 20 얼그레이 15/10/27 9775 0
6718 일상/생각옆사람 25 한달살이 17/12/06 4098 26
285 기타옆동네에서 나오는 개신교 이야기에 대한 단상. 31 세인트 15/06/10 8844 0
3900 일상/생각영화판 임원 만난 썰 4 nickyo 16/10/13 6994 5
12683 도서/문학영화와 소설 "뜨거운 피" 감상평 (노스포) 1 nothing 22/03/30 3568 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