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3/24 13:56:53
Name   벤쟈민
Subject   인터넷의 페미니즘 논란 보면서 드는 여러가지 생각들
인터넷의 페미니즘 관련해서 여러가지 말들을 보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페미니즘이라는 용어를 지양하니 성평등이라고 할게요.

1. 우리나라가 민주화가 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성평등에 대한 운동은 민주화가 된 후에야 제대로 벌일 수 있는 성격의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것도 결국 인권의 문제이니.. 그래서 지금쯤 터져나온 것은 필연적이고..

2. 80~90년대 여아 낙태는 정말 미친 짓인데.. 이것 때문에 이 세대의 남녀 성비가 완전히 무너졌을 뿐만 아니라 이 추태가 성평등 문제에 좋지 않은 인식적 결과를 낳았을 것은 충분히 추측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전 세대의 문제는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을 듯.

3. 사람이란 생물이 어떤 범주 하에 태어나서 얻는 혜택과 손해가 있을 때, 그 혜택에는 둔감하고(당연히 누리는 것으로 여기게 되고) 손해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고, 당연히 아무리 논리적이고 객관적이려고 해도 한쪽으로 편향된 한계가 있는 것이죠.

4. '남자'와 '여자'라는 범주가 너무 크고, 따라서 똑같이 '남자'라고 말해도 그 '남자'라는 용어가 주는 impression이 사람마다 제각각일 테니 문제죠. 누구는 성범죄자인 남자를 생각할 테고 누구는 평범한 회사원인 남자를 생각할 테고 누구는 소방관인 남자를 생각할 테니..

5. '어떤 분야의 산업현장에서 남자(/여자)가 더 많이 채용된다더라'라는 현상을 가지고도 그 현상의 기저에 깔린 원인을 다양하게 추론 가능하겠죠. 여기에서 누구는 생물학적 차이를 강조할 테고, 누구는 사회-문화적 문제를 강조할 테고, .. 이런 문제에 대해서 결국 믿을 만한 통계와 그에 대해 그럴싸한 해석을 제시하면서 논증하지 않는다면 그 담화는 별 의미 없습니다. 그렇다고 논의에 필요한 적절한 통계와 통계의 해석을 일반인이 무슨 능력으로 제때 가져오며, 또 그것 역시 편향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고. 남vs녀 대결구도가 아니라 여러 다양한 factor들을 전문가 수준으로 논해야 하는데 그걸 무슨 수로..

6. 일부 사례를 가져오면서 전체의 거시적인 사회문화적 현상을 잘못 해석하게끔 유도하는 유머글들이 종종 올라올테고

7. 이야기를 나누기도 전에 감정이 팍 상하면 그 대화 당사자들에게서 진지한 제대로 된 토론을 기대하기는 불가능할테고

8. 오프라인에서보다 온라인에서 이 논란이 훨씬 심한 것은, 결국 인터넷이라는 이 언어적 기호만이 난무하는 장(場)의 성격이 논란의 흐름의 방향 설정에 기여하는 바가 있다고 보여요. 익명성과 비대면성도 한 몫 하고..



페미니즘 논란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어요. 제가 언어학이나 사회학에 전문가였다면 여기에 더 깊숙이 들어갈 수 있겠지만 여기까지..



3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710 일상/생각인증 및 늦깎이 취준생의 흔한 징징글 20 와우 15/12/05 7693 2
    1884 일상/생각인지 범위 밖의 사람을 만난다는 것. 8 천무덕 15/12/29 5557 1
    12913 일상/생각인지능력이 부족해 진상 될뻔한 썰 6 syzygii 22/06/14 4564 1
    14557 일상/생각인지행동치료와 느린 자살 8 골든햄스 24/03/24 3733 8
    12731 일상/생각인천 학생들에게 삼성 노트북 지급 뉴스를 읽고 23 Alynna 22/04/17 5967 0
    786 영화인천상륙작전이 영화화 되나 봅니다. 9 Beer Inside 15/08/12 5410 0
    12990 음악인천에서 바람이 분당 4 바나나코우 22/07/11 4078 7
    10175 오프모임인천에서 저녁 드실분 12 세나개 20/01/11 6267 1
    14670 IT/컴퓨터인체공학을 염두에 둔 내 pc용 책상 세팅(1) 23 kaestro 24/05/12 2661 2
    14672 일상/생각인체공학을 염두에 둔 내 pc용 책상 세팅(2) 4 kaestro 24/05/12 2777 0
    12393 꿀팁/강좌인체공학적 사무 환경 조성하기 42 구글 고랭이 21/12/31 7690 27
    7731 일상/생각인터넷 글쓰기의 수준과 등급 12 망고스틴 18/06/23 4441 5
    9962 경제인터넷 도박 체험기 35 곰돌이우유 19/11/08 5692 6
    8479 IT/컴퓨터인터넷 뱅킹,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아도 안전할까? 28 T.Robin 18/11/07 5689 9
    15019 일상/생각인터넷 속도 업그레이드 대작전 31 Mandarin 24/11/02 3076 9
    7956 정치인터넷 커뮤니티를 정치제도에 대입한다면? 8 Cascade 18/07/27 4909 23
    6085 일상/생각인터넷 커뮤니티의 득과실? 3 지식의늪지대 17/08/09 3849 0
    7925 일상/생각인터넷 커뮤에서의 여러 논쟁에 대한 생각 10 벤쟈민 18/07/23 4842 14
    12045 일상/생각인터넷에서 뻘글과 싸움은 왜 해야만 하는가 17 rustysaber 21/09/04 5006 1
    13913 창작인터넷을 강타한 이상한 피자집에 대한 상상 7 심해냉장고 23/05/26 5108 17
    11097 일상/생각인터넷의 성개방 담론들을 보면서 느끼는 불편함. (부제: 제대로 된 성개방이란) 22 이상과 비상 20/10/28 6707 6
    7275 일상/생각인터넷의 페미니즘 논란 보면서 드는 여러가지 생각들 8 벤쟈민 18/03/24 5549 3
    14238 IT/컴퓨터인터넷이 되지 않아도 내 컴퓨터에서 gpt를 쓰는 시대가 왔네요 ㅎㅎ 10 큐리스 23/10/31 5789 1
    9847 기타인터브랜드 세계 100대 브랜드 (2019) 5 다군 19/10/17 8517 1
    11452 과학/기술인터페이스냐 타입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18 ikuk 21/02/26 6175 3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