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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12/19 00:37:26 |
Name | 코리몬테아스 |
Subject |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종교 개혁, 좋은 영화 |
1. 라스트 제다이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2. 스타워즈 시리즈의 제다이와 포스를 둘러싼 제다이즘은 영화외적으로 지나치게 과장되고 포장된 면이 있는데, 라이트사이드와 다크사이드의 이분법적 대립이 가지고 있는 한계는 이 시리즈의 서사를 정체시킵니다. 결국 제다이즘은 기독교적 구원론과 무협의 어설픈 결합이었고, 이 이상함은 프리퀄 시리즈의 어색한 각본에서 너무 나쁘게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깨어난 포스는 이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깨어난 포스가 라스트 제다이여야 했습니다. JJ 에이브람스는 깨어난 포스에서 그리스 비극과 유치한 신화를 반복할 것이란 믿음을 주어서는 안되었어요. 3. 라스트 제다이에서는 서브 플롯과 메인 플롯에서 이러한 제다이즘을 공격하는데, 이 두 가지의 플롯이 하나의 주제로 수렴하는 과정에는 논란이 있어도 구조적으로는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4. 조연들은 끊임없이 선택의 상황에 놓이고 잘못된 길과 옳은 길을 고민합니다. 거기에는 대가가 따르는 데, 라스트 제다이에서 우주는 선택을 작위적으로 만들어놓긴 해도 어찌되었든 등장인물들이 자유의지를 가지게 합니다. 그래서 이전 시리즈와는 다른 스릴감도 주고요. 이전의 스타워즈 7편을 보면서 이렇게나 많은 조연들의 생사를 알 수 없던 적이 없습니다. 죽을 인물은 죽고, 살 인물은 사는 영웅서사의 조연들이 이제는 그 선택과 함께 생존도 모호해 진 것이죠. 인물들이 빛으로 결정되고 어둠으로 결정되어서 구조속에서 그냥 당연하게 희생되는 게 아니고, 자기들 삶 속에서 제다이 지하드를 수행해나가서 운명에 거스르다 죽거나 삽니다. 그러니까 선택은 제다이만 하는 게 아니고, 세상은 이제 제다이한테 구원받을 만큼 단순하지 않죠. 5. 메인 플롯은 조금 비겁한데, 영화 내외적으로 라이트 사이드의 화신인 루크를 데려다가 갈등을 줍니다. 포스는 루크와 감응해서 미래를 알려주고, 그 미래를 감당할 수 없었던 루크는 라이트 사이드를 위해 패륜을 저지르다가 주저하는데(혹은 다크 사이드의 유혹일 수도) 그 행동이 포스가 알려준 미래로 이어집니다. 일련의 과정은 제다이즘의 근간인 포스가 도가적 참선수행으로 선택받은 애들이 통제할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니라는 확신을 주죠. 이 시점에서 루크와 관객은 이 우주를 엿먹이는 존재가 포스라는 확신을 가집니다. 미래를 세팅해놓고 장난치면서 자기들이 원한 패스로 유도하잖아요. 궁극적으로 그게 우주에 사는 사람들에게 이득이 되었던 아니건 간에 별로 바람직한 삶은 아니죠. 그리고 그 우주적 장난에 대해 유일하게 고민하는 게 제다이뿐이라는 건 엑스트라들의 삶이 부각되면서 더 이상 용인될 수 없습니다. 6. 제다이즘의 필연적인 파멸을 세팅해놓고, 루크는 당연한 선택을 합니다. 적진에서 광선검 쇼를 펼치는 게 아니라 종교개혁문을 발표합니다. 만인제사만이 우주의 구원이자 희망이라고요. 그리고 이게 비겁한 이유는 루크는 아우구스티누스이자 루터라서 그렇습니다. 캐논을 가지고 이런 짓을 하는 게 좀 멋지고 가슴벅찬 일이긴 해도 너무 잔인하거든요. 7. 이후 제다이즘에 의한 제다이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루크는 최후의 제다이가 맞습니다. 모두가 포스가 가져다주는 선과 악의 대립구도에서 회색 선택을 하면서 싸워 나갈 것이고, 그것만이 우주를 구하는 일이기 때문에 제다이는 없겠죠. 8. 사실 저는 라스트 제다이가 어떤 면에서는 새롭지 않다고 생각헀습니다. 왜냐면 프리퀄 시리즈가 촉발시킨 논쟁인 아나킨이 '균형을 가져올 자'라는 예언을 어떻게 수행했느냐는 논쟁에서도 종종 나오던 결론이거든요. "아나킨은 라이트 사이드로 만연한 공화국의 빛에 치우친 균형을 어둠으로 메꿈으로서 균형을 주었다." 저는 저 해석이 대세라고 생각했는 데, 알고보니 저런 해석은 틀렸다고 간주되더라고요. 9. 영화가 제다이즘을 부정하고 스카이워커 가문의 가족이야기에서 벗어나길 원하면서도 중요한 부분에서는 스카이워커 혈통의 힘을 빌리는 모습(레아)들은 좀 모순적인데, 그 마저도 구조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구조를 파괴할 수 없는 전통적인 모순을 그대로 재현한 것 같아서(의도하진 않았겠지만) 재밌게 보입니다. 10. 결국 라스트 제다이는 스타워즈 시리즈를 새로운 구조로 편입시키는 데, 제다이즘과 선택, 혈통주의와 고결한 갈등을 카일로 렌에게 몰아넣고 만인제사와 루크개혁의 현현인 레이의 대립이 우주의 운명을 결정하겠죠. 근데 어찌되었든 전 이게 빛과 어둠의 대결보다, 오래된 갈등과 새로운 갈등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적어도 지켜볼 가치는 있습니다. 11. 테드 창이 판타지와 SF를 구분법에 대해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반지의 제왕에서 단 한 명의 드워프가 낙원에 가는 것은 판타지지만, 만약 모든 드워프에게 낙원으로 갈 기회가 주어진다면을 상상하기 시작하면 SF가 된다고요.(살짝 확실치는 않은데 뭐 이런 뉘앙스) 그런 관점에서 스타워즈는 정확하게 현대적인 SF 서사를 꿰뚫고 있고 그 부분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12. 스노크의 최후와 레이의 출생의 비밀은 정말 전형적인 JJ의 안좋은 떡밥투척에 대한 나쁘지 않은 대답이었다고 보는 데, 레이의 출생은 라스트 제다이의 서사적 필요에 의해 어느정도 운명이 예비되었고, 스노크를 카일로 렌이 그렇게 처리한 것은 이게 '제다이의 귀환'의 재탕이 되지 않기 위한 시도임과 동시에, 이딴 불필요한 떡밥 필요없다는 반항이 아니었을 까 싶습니다. 13. 신화의 신성성을 훼손했다는 측면에서 들어오는 비판들을 좀 생각해봤는데, 만약 스타워즈가 영웅서사이길 계속했다면 오히려 그 신화의 가치는 더 퇴색되었을 것 같습니다. 루크가 종교개혁하지 않고 웅장한 음악이 깔리는 와중에 ''광선검''을 휘둘러주면서 말미를 장식할 수도 있죠. 레이의 출생배경이 좀 더 굉장했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좀 더 시간을 앞을 돌려서, 스노크와 카일로, 루크와 레이로 대비되는 스승과 제자의 싸우는 순서와 갈등의 양상마저 경우의 수가 정해진 조합들 중 하나를 선택해서 싸워줄 수도 있습니다. 스노크와 루크가 일기토를 벌일 수도 있고, 루크가 카일로한테 죽고 레이가 복수할 수도 있고, 카일로가 개심하여 라이트 사이드를 일깨울 수도 있죠. 근데 결국 이 모든 이야기는 프리퀄의 반복입니다. 결국 과거의 이야기를 좀 더 화려한 때깔로 여자주인공이 반복하는 것일 뿐인데. 이건 죽은 신화를 오락화하는 것이고 팬픽으로 소비해버리는 것이지. 신화를 존중하고 탐구하는 게 아니거든요. 14. 깨어난 포스에서도 이런 시도를 하려 했다고 봅니다. 깨어난 포스의 소설판의 '저널 오브 휠'에서는 이런 구절을 제시하죠. "First comes the day Then comes the night. After the darkness Shines through the light. The difference, they say, Is only made right By the resolving of gray Through refined Jedi sight." "처음에 낮이 오고 다음에 밤이 온다 어둠 후에 빛은 비춘다. 섬세한 제다이의 시야에서 본 회색의 결의를 통해서만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p.s 원래 탐라에 쓰려 했는데, 탐라 이용권이 다 되었네요. 그런데 다 쓰고보니 12시가 넘어서 에잉 ㅋㅋ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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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다 괜찮은데 이게 영화로서 괜찮나에 의문이 듭니다.ㅎㅎ 포스에 대해, 이 세계관에 대해 사색하기에 좋은 질료들을 내장했지만 영화적으로는 허술해도 너무 허술하지 않나 싶은 거죠.
저도 좋았습니다
다만 스타워즈가 지금까지 30년간 영웅서사였기에 그 영웅서사를 자라면서 봐 왔던 팬들의 반발심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근데 영화의 방향성은 좋았지만 지나치게 떨어지는 개연성이 방향성의 발목을 잡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핀-로즈의 씬은 사실 보면서도 굉장히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소시민 서사를 보여주고 싶었다면 차라리 다른 방식으로 전개를 했어야지...포 다메론의 선상반란도 어이없긴 마찬가지였구요
사실 리뷰를 찬찬히 다시 읽어보니 그런 개연성에 대해 얘기하신 게 없네요...ㅠ ... 더 보기
다만 스타워즈가 지금까지 30년간 영웅서사였기에 그 영웅서사를 자라면서 봐 왔던 팬들의 반발심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근데 영화의 방향성은 좋았지만 지나치게 떨어지는 개연성이 방향성의 발목을 잡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핀-로즈의 씬은 사실 보면서도 굉장히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소시민 서사를 보여주고 싶었다면 차라리 다른 방식으로 전개를 했어야지...포 다메론의 선상반란도 어이없긴 마찬가지였구요
사실 리뷰를 찬찬히 다시 읽어보니 그런 개연성에 대해 얘기하신 게 없네요...ㅠ ... 더 보기
저도 좋았습니다
다만 스타워즈가 지금까지 30년간 영웅서사였기에 그 영웅서사를 자라면서 봐 왔던 팬들의 반발심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근데 영화의 방향성은 좋았지만 지나치게 떨어지는 개연성이 방향성의 발목을 잡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핀-로즈의 씬은 사실 보면서도 굉장히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소시민 서사를 보여주고 싶었다면 차라리 다른 방식으로 전개를 했어야지...포 다메론의 선상반란도 어이없긴 마찬가지였구요
사실 리뷰를 찬찬히 다시 읽어보니 그런 개연성에 대해 얘기하신 게 없네요...ㅠ
이 영화의 궁극적인 목표가 새 스타워즈를 만드는 것이였다면 이 영화의 방향성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좋습니다.
다만 그 사이에 놓인 예전 팬들의 만족과 새로운 팬들의 유입 사이에서의 줄타기가 조금 휘청휘청한것 같긴 합니다.
7편 깨어난 포스가 너무 예전 팬들을 위해 만들었다면 8편 라스트 제다이는 너무 새로운 스타워즈를 만들었습니다.
3,4편 중간 에피소드인 로그 원을 내면서까지 예전 팬들을 붙잡아놓고 8편에서는 급진적인 전개를 이어 나가니 반발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리뷰에 전체적으로 공감하고 (스노크.....는 전 진짜 윈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읍읍....)
저는 주로 영화 리뷰에서 스토리의 개연성과, 액션, 영상미, 시리즈의 미래 지속력 등를 보는데 저와 보는 방식이 많이 다르셔서 잘 읽고 갑니다
다만 스타워즈가 지금까지 30년간 영웅서사였기에 그 영웅서사를 자라면서 봐 왔던 팬들의 반발심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근데 영화의 방향성은 좋았지만 지나치게 떨어지는 개연성이 방향성의 발목을 잡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핀-로즈의 씬은 사실 보면서도 굉장히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소시민 서사를 보여주고 싶었다면 차라리 다른 방식으로 전개를 했어야지...포 다메론의 선상반란도 어이없긴 마찬가지였구요
사실 리뷰를 찬찬히 다시 읽어보니 그런 개연성에 대해 얘기하신 게 없네요...ㅠ
이 영화의 궁극적인 목표가 새 스타워즈를 만드는 것이였다면 이 영화의 방향성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좋습니다.
다만 그 사이에 놓인 예전 팬들의 만족과 새로운 팬들의 유입 사이에서의 줄타기가 조금 휘청휘청한것 같긴 합니다.
7편 깨어난 포스가 너무 예전 팬들을 위해 만들었다면 8편 라스트 제다이는 너무 새로운 스타워즈를 만들었습니다.
3,4편 중간 에피소드인 로그 원을 내면서까지 예전 팬들을 붙잡아놓고 8편에서는 급진적인 전개를 이어 나가니 반발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리뷰에 전체적으로 공감하고 (스노크.....는 전 진짜 윈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읍읍....)
저는 주로 영화 리뷰에서 스토리의 개연성과, 액션, 영상미, 시리즈의 미래 지속력 등를 보는데 저와 보는 방식이 많이 다르셔서 잘 읽고 갑니다
댓글을 보니 못한 말들이 생각나서 부끄럽지만 더해보면
15. 깨포가 라제여야 했던 이유는 라제가 깨포의 거짓말이 된 문제도 있지만, 결국 라제가 될 꺼 였으면 타이밍이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특별한 힘을 가진 제다이가 되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네 삶의 수 많은 갈등속에서 선택하는 게 포스 수련이고 네가 곧 제다이고 네가 꿈꿔왔던 건 이루어졌다고 말하면서 데뷰했다면..이 말은 타이밍의 문제라서 이미 놓쳐버린 기회는 안돌아오니까.
16. 개연성은 사실 스타워즈 시리즈 중에서 나쁜 편은 아니라고 보는 데, 그거 따지면... 더 보기
15. 깨포가 라제여야 했던 이유는 라제가 깨포의 거짓말이 된 문제도 있지만, 결국 라제가 될 꺼 였으면 타이밍이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특별한 힘을 가진 제다이가 되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네 삶의 수 많은 갈등속에서 선택하는 게 포스 수련이고 네가 곧 제다이고 네가 꿈꿔왔던 건 이루어졌다고 말하면서 데뷰했다면..이 말은 타이밍의 문제라서 이미 놓쳐버린 기회는 안돌아오니까.
16. 개연성은 사실 스타워즈 시리즈 중에서 나쁜 편은 아니라고 보는 데, 그거 따지면... 더 보기
댓글을 보니 못한 말들이 생각나서 부끄럽지만 더해보면
15. 깨포가 라제여야 했던 이유는 라제가 깨포의 거짓말이 된 문제도 있지만, 결국 라제가 될 꺼 였으면 타이밍이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특별한 힘을 가진 제다이가 되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네 삶의 수 많은 갈등속에서 선택하는 게 포스 수련이고 네가 곧 제다이고 네가 꿈꿔왔던 건 이루어졌다고 말하면서 데뷰했다면..이 말은 타이밍의 문제라서 이미 놓쳐버린 기회는 안돌아오니까.
16. 개연성은 사실 스타워즈 시리즈 중에서 나쁜 편은 아니라고 보는 데, 그거 따지면거 볼 거 였으면 처음부터 놓았을 시리즈라고 보고. 무엇보다 말이 개연성이지 결국 기호의 문제라서 영양가가 없는 거 같거든요. 제게는 현대 한국 이런 걸 배경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우주활극물에서 오류다 심각하다 싶은 것들은 없었어요. 장면을 넘어가기 위한 기계적인 쇼트도 아니고 주제와 연출에 부합하면 개연성은 부차적인 문제니까요.
15. 깨포가 라제여야 했던 이유는 라제가 깨포의 거짓말이 된 문제도 있지만, 결국 라제가 될 꺼 였으면 타이밍이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특별한 힘을 가진 제다이가 되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네 삶의 수 많은 갈등속에서 선택하는 게 포스 수련이고 네가 곧 제다이고 네가 꿈꿔왔던 건 이루어졌다고 말하면서 데뷰했다면..이 말은 타이밍의 문제라서 이미 놓쳐버린 기회는 안돌아오니까.
16. 개연성은 사실 스타워즈 시리즈 중에서 나쁜 편은 아니라고 보는 데, 그거 따지면거 볼 거 였으면 처음부터 놓았을 시리즈라고 보고. 무엇보다 말이 개연성이지 결국 기호의 문제라서 영양가가 없는 거 같거든요. 제게는 현대 한국 이런 걸 배경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우주활극물에서 오류다 심각하다 싶은 것들은 없었어요. 장면을 넘어가기 위한 기계적인 쇼트도 아니고 주제와 연출에 부합하면 개연성은 부차적인 문제니까요.
이런 말은 쓰는 쪽이나 읽는 쪽이나 겸연쩍을 소리인 것 같긴 한데...눈이 번쩍 뜨이네요. 사실 작품은 안 보고 리뷰들과 스포일러만 쭉 봤는데 대강 머릿 속에서 조립해보니 영 아니다 싶어 그냥 제껴야겠다 생각했거든요. 어차피 별로 좋아하는 프랜차이즈가 아니기도 했고. 근데 이 글 보고 나니까 그냥 심드렁하게 굴러다니고 있던 불성실한 대가리가 갑자기 능동적으로 빠릿빠릿하게 돌아가게 되네요. 사실 스타워즈를 소재로 스스로에게 이것저것 자문하게 될 일이 있을 것이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던 터라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역설... 더 보기
이런 말은 쓰는 쪽이나 읽는 쪽이나 겸연쩍을 소리인 것 같긴 한데...눈이 번쩍 뜨이네요. 사실 작품은 안 보고 리뷰들과 스포일러만 쭉 봤는데 대강 머릿 속에서 조립해보니 영 아니다 싶어 그냥 제껴야겠다 생각했거든요. 어차피 별로 좋아하는 프랜차이즈가 아니기도 했고. 근데 이 글 보고 나니까 그냥 심드렁하게 굴러다니고 있던 불성실한 대가리가 갑자기 능동적으로 빠릿빠릿하게 돌아가게 되네요. 사실 스타워즈를 소재로 스스로에게 이것저것 자문하게 될 일이 있을 것이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던 터라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역설적으로 이 글만 봐도 다음 시리즈가 나왔을 때에 전이해에 부족함이 없을 것 같아서 더더욱 작품에 흥미가 안 느껴지고 볼 필요 없겠구나 싶기는 한데 ㅋㅋㅋ
할말이 꽤 많은데 잘 정리는 안 되네요. 결국 핵심은 모든 드워프에게 낙원이 열린 이상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고, 앞으로 나갈 수밖에 없으며, 그것만이 동시대적인 의미에서 우리가 유일하게 취할 수 있는 일말의 신화고, 이 작품이 성취한 것이 바로 그 부분이라는 것일 테지요. 이것이 과학주의라 칭할 수 있겠죠. 그리고 과학주의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이면의 허실도 뒤따른다 싶습니다. 혁신과 변화와 가치를 공유화한다는 명목 하에 서로가 서로에게 경배하고 도취되다보면 자화자찬 속에서 어중이 떠중이들이 나누는 흰소리조차도 고담준론인 양 여겨질 수 있으니까요. 마치 모든 드워프가 낙원에 가게 되면 상당히 자아도취적인 드워프 민족주의가 생길 수밖에 없고, 만인제사장들의 모임에서는 역설적으로 아이돌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처럼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런 영합성을 마냥 질타하고 냉소짓는 것도 부당하기는 매한가지일 겁니다. 자아도취는 근본적인 정체성의 문제고 나아가 장르가 장르로서 존재하기 위한 전제니까요. SF 못 잃어 과학승리 못 잃어 문명 못 잃어...일감으로는 이런 양자 사이의 상호 모순을 전면으로 드러내고 그 과정에서 인물들과 관념들이 마찰하면서 일어나는 굴곡을 예측불허로 직조하면서 작품 내외를 포괄하는 갈등과 긴장 자체, 즉 라스트 제다이에 대한 찬반 논쟁이 건드리고 있는 포인트를 작품 내부의 서사 전개와 자연스레 연결시키는 식으로 그려내는 것이 가장 온당한 것이 아닐까 싶은데 이후 시리즈들이 어떻게 될까 궁금하네요.
할말이 꽤 많은데 잘 정리는 안 되네요. 결국 핵심은 모든 드워프에게 낙원이 열린 이상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고, 앞으로 나갈 수밖에 없으며, 그것만이 동시대적인 의미에서 우리가 유일하게 취할 수 있는 일말의 신화고, 이 작품이 성취한 것이 바로 그 부분이라는 것일 테지요. 이것이 과학주의라 칭할 수 있겠죠. 그리고 과학주의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이면의 허실도 뒤따른다 싶습니다. 혁신과 변화와 가치를 공유화한다는 명목 하에 서로가 서로에게 경배하고 도취되다보면 자화자찬 속에서 어중이 떠중이들이 나누는 흰소리조차도 고담준론인 양 여겨질 수 있으니까요. 마치 모든 드워프가 낙원에 가게 되면 상당히 자아도취적인 드워프 민족주의가 생길 수밖에 없고, 만인제사장들의 모임에서는 역설적으로 아이돌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처럼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런 영합성을 마냥 질타하고 냉소짓는 것도 부당하기는 매한가지일 겁니다. 자아도취는 근본적인 정체성의 문제고 나아가 장르가 장르로서 존재하기 위한 전제니까요. SF 못 잃어 과학승리 못 잃어 문명 못 잃어...일감으로는 이런 양자 사이의 상호 모순을 전면으로 드러내고 그 과정에서 인물들과 관념들이 마찰하면서 일어나는 굴곡을 예측불허로 직조하면서 작품 내외를 포괄하는 갈등과 긴장 자체, 즉 라스트 제다이에 대한 찬반 논쟁이 건드리고 있는 포인트를 작품 내부의 서사 전개와 자연스레 연결시키는 식으로 그려내는 것이 가장 온당한 것이 아닐까 싶은데 이후 시리즈들이 어떻게 될까 궁금하네요.
사실 스타워즈 시리즈에 남은건 설정놀음과 추억보정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라스트 제다이가 신선하게 다가오네요. 오오오오 하면서 극장 달려가서 볼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프리퀄 오리지널 재탕삼탕이 아니라니 다행.
저도 봐야지 제 나름대로의 평가(?)를 할 수 있긴 하겠지만 써주신 내용 중에서 13번에 극히 동의합니다. 올드팬들이 바라는건 오옷 오오오! 할 내용이겠지만 그게 시리즈의 가치를 높여준다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다만 여러 사람들이 로즈라는 캐릭터가 심하게 걸리긴 한다는데 저도 같은 느낌을 받게 될지 궁금하고 글... 더 보기
저도 봐야지 제 나름대로의 평가(?)를 할 수 있긴 하겠지만 써주신 내용 중에서 13번에 극히 동의합니다. 올드팬들이 바라는건 오옷 오오오! 할 내용이겠지만 그게 시리즈의 가치를 높여준다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다만 여러 사람들이 로즈라는 캐릭터가 심하게 걸리긴 한다는데 저도 같은 느낌을 받게 될지 궁금하고 글... 더 보기
사실 스타워즈 시리즈에 남은건 설정놀음과 추억보정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라스트 제다이가 신선하게 다가오네요. 오오오오 하면서 극장 달려가서 볼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프리퀄 오리지널 재탕삼탕이 아니라니 다행.
저도 봐야지 제 나름대로의 평가(?)를 할 수 있긴 하겠지만 써주신 내용 중에서 13번에 극히 동의합니다. 올드팬들이 바라는건 오옷 오오오! 할 내용이겠지만 그게 시리즈의 가치를 높여준다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다만 여러 사람들이 로즈라는 캐릭터가 심하게 걸리긴 한다는데 저도 같은 느낌을 받게 될지 궁금하고 글 쓰신 분도 어떻게 생각하셨을지 궁금합니다. 내러티브가 괜찮다면야 이상한 캐릭터 한둘정도는 감내할만 하긴 합니다만. (자자빙크스 나오는 프리퀄도 잘 봤는데 뭔들 못보겠나 싶은게 ㅋㅋㅋ)
저도 봐야지 제 나름대로의 평가(?)를 할 수 있긴 하겠지만 써주신 내용 중에서 13번에 극히 동의합니다. 올드팬들이 바라는건 오옷 오오오! 할 내용이겠지만 그게 시리즈의 가치를 높여준다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다만 여러 사람들이 로즈라는 캐릭터가 심하게 걸리긴 한다는데 저도 같은 느낌을 받게 될지 궁금하고 글 쓰신 분도 어떻게 생각하셨을지 궁금합니다. 내러티브가 괜찮다면야 이상한 캐릭터 한둘정도는 감내할만 하긴 합니다만. (자자빙크스 나오는 프리퀄도 잘 봤는데 뭔들 못보겠나 싶은게 ㅋㅋㅋ)
오... 좋은 분석글! >ㅅ< 확 와닿네요. 사실 굳이 루크 입을 빌려서 제다이뻘짓 선언을 한 이상 다른 해석의 여지는 없을 것 같아요.
루크의 마지막 대사도 결국 루크가 레이에게 '고전적 제다이 수련'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렇게 해석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전 마즈가 라이트세이버를 건네줄 때의 대사를 카일로가 그대로 반복하는 걸 들으니까, 레이 부모 얘기는 결국 이럴 수밖에 없었겠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름 전작의 떡밥도 잘 해결한 것 같고, 만듦새가 안좋기는 한데 트릴로지 가운... 더 보기
루크의 마지막 대사도 결국 루크가 레이에게 '고전적 제다이 수련'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렇게 해석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전 마즈가 라이트세이버를 건네줄 때의 대사를 카일로가 그대로 반복하는 걸 들으니까, 레이 부모 얘기는 결국 이럴 수밖에 없었겠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름 전작의 떡밥도 잘 해결한 것 같고, 만듦새가 안좋기는 한데 트릴로지 가운... 더 보기
오... 좋은 분석글! >ㅅ< 확 와닿네요. 사실 굳이 루크 입을 빌려서 제다이뻘짓 선언을 한 이상 다른 해석의 여지는 없을 것 같아요.
루크의 마지막 대사도 결국 루크가 레이에게 '고전적 제다이 수련'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렇게 해석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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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솔직히 우주활극 파트 나름 즐기기도 했고... =ㅅ= 눈이 저렴해서...
+아 건담얘기 하고 나니까 왠지 건담X 생각이...
루크의 마지막 대사도 결국 루크가 레이에게 '고전적 제다이 수련'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렇게 해석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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