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7/09/20 14:21:11
Name   한달살이
Subject   불혹의 나이는 .. 개뿔.
* 반말체로 씀을 이해바랍니다.
* 일기는 일기장에 한번 쓰고, 홍차넷에 옮겨 적는거라고 들었습니다.

난 술을 좋아한다. 거의 일년 300일 이상을 마신다.
조금 거리가 있는 지인들은 걱정을 많이 하고, 잘 아는 지인들은 걱정을 덜 한다.
술을 잘 조절하기 때문에, 취한 모습도 거의 없고, 건강상태도 큰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난 좋아하는 술을 내일도 마시기 위해서, 조절을 잘 한다.

영등포구 문래동 창작촌이라는데가 있다. 창작을 하는 사람들이 월세 싸게 모인 동네라고 하던가.
젠트리피케이션. 요즘 그 창작촌 골목 골목에 음식점이 많아졌다. 월세가 오른단다.
기존 공업지대여서 싼 월세에 기댔던 많은 창작인들이 그 골목특수성때문에 월세가 오른 것을 안타까워 한단다.

문래동은 제2의 내 구역이다. 집이 있는 우리동네를 제외하고 제일 많이 밟는 땅이다.
요즘 그 문래동을 더 밟고 다닌다. 숨어있는 곳곳에 꽤 맘에 드는 맛집, 술집이 있어서다.
소주한잔을 같이할 친구를 문래동으로 불렀다. 이 동네 잼있어. 맛집좀 있어. 같이 먹자.
1차 닭볶음탕에 소주, 2차 유명 수제맥주집, 3차 와인바, 4차 노래방.

다시 말하지만, 나는 술을 절제를 잘한다. 몸을 못가누고 다음날 큰 지장이 생길 정도로 술을 마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문제는 와인이었다. 꽤 많은 양이 와인을 홀짝 홀짝 마시다가, 바텐더와 우리둘뿐이 있는 조그마한 와인바의 아재셋 수다에 더 많이 홀짝거렸다.
취했다. 노래방에 가서 좋아하는 노래도 제대로 못불렀다. 몸이 많이 휘청거리고 머리가 많이 아프다.
대리도 못하고 그래도 택시타고 들어와서 어떻게든 씻어보겠다고 씻다가..
양치하다가 다 토했다.  몇년만에 이렇게 취한거지..
출근도 아예 못했다.

불혹의 나이는 개뿔.. 술쳐먹고 출근도 못한 스스로가 쪽팔린다.

저녁즈음 되어서야 정신을 차리고 순대국집으로 마눌님과 딸을 데리고 가서 해장술로 소주 반병을 마셨다.
그제서야 허무하게 없어진 나의 하루가 후회된다.

불혹의 나이는.. 개뿔.



7
  • 숙취는 추천
  • 개불의 나이는 불혹


나이는 숫자일뿐이라고 주장하고 다닙니다 ㅋㅋㅋ
그나저나 취향 저격글이네요 :)
한달살이
글에서 술냄새 나는걸 좋아하시는군요. ㅎㅎ
구밀복검
불혹이나 술혹이나 자모 하나 차이죠. 6번째나 7번째나 거기서 거기..
한달살이
전 순진해서 불혹이 되면 어른되는줄 알았어요. 믿었었죠.
남자는 죽기 바로 전에 철든다는 말을 믿게 되었네요.
Darwin4078
절제가 되면 성인의 반열이죠. 저희같은 일반인의 범주에서는 당연한 거 아닌가 생각합니다.

술취하면 하루 제낄 수 있는 근무환경이 부럽고, 다음날 아무말 없이 순대국밥집 따라가주시고 소주 반병 마시게 허락해주시는 사모님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한달살이
제 마눌님이 천사죠. 손은 많이 맵지만;
시커멍
절제가 깊히 내재화되면 불편한 게 망가지고 싶은 날도 절제하게되서 불편하더군요.
나를 놓고 싶은 날에 좀 속에 붓고 싶은데 어설프게 취해 걷는 걸음은 좀 우울해요
한달살이
댓글 여러번 읽고 있어요. 제 얘기인줄..
서울 살았음 술 얻어먹으러 자주 갔을터인데 아쉽네요ㅎㅎㅎㅎ
술 절제는 못합니다......
한달살이
ㅎㅎ 언젠간 기회를..
오리꽥
출몰지도 나이대도 비슷한 분을 봬서 반갑군요. 문래동에 보쌈과 전을 아주 맛나게 하는곳을 자주 갑니다 저는...흐흐. 양치하다 토하는것도 비슷하니 허허허... 저는 문래동에서 일하다가 양평동으로 이사왔습니다.
한달살이
오호라 보쌈과 전이라.. 어딘지 좌표좀 주셔요 +_+
날씨 조금 추워지면 문래동에서 한번 뵙죠. ㅎㅎㅎ
오리꽥
홈플러스 대각선 맞은편에 오래된 전집이 있죠. 저도 날 쌀쌀해지면 굴 얹어서 먹으려고 준비중입니다. 겨울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굴이 있기 때문이죠.
시커멍
스산한 겨울이라도, 천지에 먹을 게 궁해지는 겨울에 좋은 안주거리가 많은 역설.
굴,황태,과메기,겨울 회는 또 얼마나 좋아요.
바깥 날씨는 춥고 사람냄새 가득한 술집에서 좋은 사람과 정겹게...
아~, 어제 펐는데...
오리꽥
글쓰시는 솜씨가 술을 부르시는군요... 하하
한달살이
토방골... 보쌈, 파전, 막걸리 인가 보네요. 호오라..

나중에 꼭 가보겠습니다.

저번에 문래동 와인바에서 바텐더랑 수다 떨면서 얘기하다보니,
토방골 옆옆에 중국집이 배달은 안하는데 맛이 좋다고 하더라구요.
오리꽥
아 네 토방골 맞습니다. 중국집 정보도 감사합니다 크크. 토방골 옆옆에 중국집 옆옆에 이자카야도 괜찮습니다. 와인바는 한번도 가본적이 없군요 +_+
한달살이
와인바는 생긴지 얼마 안되었어요. 창작촌 쪽이에요.
문래동 먹을데 참 많네요. 문래로데오로 들어가도 디게 많던데..
술보다는 사람과 수다에 취하는게 참 독하죠 ㅎㅎㅎ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387 일상/생각좀 많이 아팠습니다. 30 tannenbaum 17/10/08 5939 16
6386 일상/생각나라가 위기인데 연휴가 길어서 큰일이야 26 알료사 17/10/08 5126 24
6375 일상/생각해외 플랜트 건설회사 스케줄러입니다. 41 CONTAXS2 17/10/05 7226 11
6373 일상/생각명절때 느낀 사람의 이중성에 대한 단상(수정) 4 셀레네 17/10/05 4806 0
6366 일상/생각해외 근무의 피곤한 점... 9 CONTAXS2 17/10/03 4552 1
6359 일상/생각학력 밝히기와 티어 29 알료사 17/10/01 7054 35
6349 일상/생각삐딱했었구나... 싶습니다. 20 켈로그김 17/09/27 4703 7
6347 일상/생각평등2 11 삼공파일 17/09/27 4758 11
6345 일상/생각돈을 날리는 전형적인 방법 26 17/09/26 5425 3
6342 일상/생각여러분 생각이 듣고 싶습니다. 20 콩자반콩자반 17/09/26 4049 0
6341 일상/생각최근 성매매 합법화 의견에 대한 짤막한 생각. 26 와인하우스 17/09/26 7291 3
6339 일상/생각평등 31 알료사 17/09/26 4660 24
6335 일상/생각과호흡 환자 목격담 6 사악군 17/09/25 4613 0
6332 일상/생각다른 곳에서 보고 은근히 생각하게 되는... 2 알겠슘돠 17/09/25 3758 0
6325 일상/생각애 키우다 운 썰 풉니다.txt 20 Homo_Skeptic 17/09/23 5340 15
6317 일상/생각조카사위 이야기. 46 tannenbaum 17/09/21 6359 22
6316 일상/생각극한직업 _ 회의 예약.. 5 CONTAXS2 17/09/21 3549 0
6314 일상/생각부족하면 찾게 된다. 로오서 17/09/21 3271 6
6309 일상/생각불혹의 나이는 .. 개뿔. 19 한달살이 17/09/20 5947 7
6306 일상/생각경험주의와 실증주의의 몇 가지 문제 15 二ッキョウ니쿄 17/09/19 9164 6
6299 일상/생각언론, 섹스토스, 행복 22 우리아버 17/09/17 5692 6
6298 일상/생각영화 딥 워터 호라이즌을 보고 있는데.. 6 CONTAXS2 17/09/17 3873 1
6297 일상/생각베트남 사람들 그리고 다문화의 매력 3 Liebe 17/09/17 4361 5
6293 일상/생각이별의 종류. 5 tannenbaum 17/09/16 4732 19
6280 일상/생각폰팔이 이야기 16 1일3똥 17/09/14 4677 3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