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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04/06 18:53:01 |
Name | 침묵 |
Subject | 널 위한 손익계산서 |
널 만나 잃게 된 것. 주말에, 부유하던 시간. 그 시간과 함께 사라진 사색의 시간. 사색의 성분은,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이나 루터 등을 생각했을까. 라이너 마리아 릴케나 안톤 체홉, 미하엘 엔데일 지도 모르지. 밀려드는 소개팅 제의. 어쩌다 나간 선 자리에서 맞닥뜨리는 세상과 분리된 듯한 어색함. 그리고 눈치싸움. 그 뒤에는 항상 학창시절에 받았던 나쁜 성적표 같은 애프터. 넉넉한 주머니 혹은, 적은 카드 대금. 수어지교와 은성한 술 한 잔 더 해도 되는 시간. 굳이 월급날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날들. 널 만나 얻게 된 것. 주말에, 넘쳐나는 행복. 계속 늘어난 사색의 시간. 그 어떤 철학자, 종교개혁자보다 깊은 너의 세계. 너와 나누는 대화는 항상 명문장. 넌 또 다른 우주. 무한한 소개팅. 나에게 넌 항상 새로움, 그 자체니까. 어색함, 눈치싸움, 애프터를 걱정할 것 없는 나날이 새로운 너. 늘어난 카드대금. 하지만 사용처가 너라서 행복한 나날. 무언가 더 해 줄 수 있는 기쁨. 월급날엔, 너에게 뭘 사줄지 생각하며 웃음지어.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내가 널 사랑하는 마음. 네가 날 사랑하는 마음. 그 마음과 함께, 우리 영원히 행복하자. 널 위한 손익계산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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