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함이든 싫어함이든 심지어 어떤 특수한 맥락 하에서는 [무관심함까지도]
이런 감정들의 현상들만 가지고서는 어떤 말에 담긴 이 감정들의 본질을 알 수 없을 거에요.

의도와 목적 : 이 사람이 정말 나를 위해서 이런 말을 해주는건가? 아니면 그냥 내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단지 나를 훈계하기 위해 이런 말을 하는 것인가?

상황판단의 합리성 : 이 사람은 충분히 나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공감하고) 이런 말을 해주는 것인가? 혹은 내가 처한 이 조건에 대한 충분한 선이해 하에서(편견에 치우치지 않고, 제대로 된 근거 위에) 이런 말을 해주는 것인가?

정성과 예의 : 충분히 내 정서를 고려해주면서 나에게 말해주는 것인가? 똑같은 내용의 말이라도 나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말하려는 것인가?

호의를 보임, 관대함 : 나의 말이 함의하는 나의 숨겨진 (possible한) 생각들 중에 가장 긍정적인 쪽으로 생각해주려고 하는가? 나의 지식과 지혜의 수준을 필요 이상으로 낮추어 보지 않고 말하려고 노력하는 것인가? 또, 자신의 생각만이 절대적이 아니고 말을 하는 그 자신 역시 (일정 부분 결함이 있다면) 기꺼이 언제라도 자신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가?

...

말에 담긴 감정 그 자체보다 어쩌면 그 말의 내용과 그 말의 형식과 그 말이 놓인 맥락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런 사항들은 너->나 관계뿐만 아니라 나->너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고려되어야 할 것들이겠죠.

결국 화자가 어떻게 말하든 그 말의 효과를 최종적으로 결정짓는 것은 청자의 주관적인 해석에 달린 것이라는 말씀에 동의해요.

제 경우를 고백하자면,

"저 사람은 왜 저렇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지?" "너무 예의없게 말하는 것 아니야?"라고 생각되는 타인의 말이 있었는데 '내가 지금 이해하지 못하는 어떤 요인이 있어서 저 말을 내가 이해못하는 것일 뿐인지도 몰라'하고 제 판단을 나중으로 보류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생각이 바뀐 후에 더 넓은 맥락 하에서 그 말을 생각해보니 저의 그런 생각이 틀렸던(단지 그때 제가 꼬인 생각으로 그것을 받아들였던 뿐이었다는.).. 뭐 그런 적이 많아요.

반대로
"이쯤되면 꽤 make sense하는 말이겠지" "이렇게 하면 예의를 차리고 그 사람을 대하는 것이겠지"라고 판단하고 어떤 이에게 말했는데 그 말을 들은 청자가 (예상치 못한 것으로) 불쾌감을 드러낸 적도 많았어요. 그 청자에게 문제가 있었던 적도 있었겠지만, 제가 그 청자의 성향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랬던 적도 있었고, 아니면 그냥 제 자신의 생각이 좁아서 그러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말의 효과는 청자의 주관에 상당히 depend on하는 것이니, 화자가 그 청자의 성향이나 그가 놓인 조건 및 처지 등을 면밀히 고려해야겠고, 청자도 최대한 그 화자의 말을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