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7/02/27 17:04:04
Name   기쁨평안
Subject   결혼이야기 3
부제 : 탐라권을 벌기위한 추억팔이

결혼이야기 2는 어디있냐고 하신다면 "예전에 스타하던 이야기 (https://kongcha.net/?b=3&n=4986) " 이 게 사실은 2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왜냐면 제가 얼마나 골때리는 사람인지를 배경지식으로 깔아놓아야 우리 부인이 얼마나 훌륭한지 알 수 있거든요.

(아 그리고 제 블로그에 대해 궁굼해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은데, 폭파된지 5년도 넘었습니다. 어디서도 흔적을 찾을 수가 없어용. 만약 흔적을 찾아주신다면 쪽지 주세요 치킨 쏩니다. )

제 블로그에 싸이주소를 남긴 그녀의 댓글을 보고 저도 모르게 클릭해서 들어갔는데, 엄청 미인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일촌신청을 했고 밥이나 먹자고 들이대버렸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사진도 대충 찍고 제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해 신경을 하나도 안쓰고 살던 터라 싸이에 있는 사진들이 다 정상이 아닌것들이었어요.
그래서 그녀는 엄청 고민을 하면서 저를 만나러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블로그에 글 쓴거보니까 생각은 마음에 드는데, 외모가 너무너무 아니었다고 나중에 말했습니다. 여러분 ! 외모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처음 딱 만났는데, 좀 신기한 경험을 한게, 딱 만났을 때 느낌이 팍 오더라고요. "아, 나는 이 여자랑 결혼을 하겠구나." 라는 느낌이요.
이게 되게 신기한 느낌인데, 어떤 깨달음? 선험적인 지식이 제 머리속에 뙇 떠오르는 느낌? 아무튼 그랬습니다.
와이프도 막상 보니까 생각했던 것 만큼 이상하지 않아서 오히려 외모 호감도가 오르는 기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찌저찌 사귀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 당시 여친은 저희 집에서 지하철 역으로 두정거장 거리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고, 제가 지하철로 퇴근하는 길목에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야근을 해서 늦더라도 잠깐이라도 들러서 커피라도 한잔 할 수 있어서 좋았죠.

울 와이프는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제가 좋아하던 스타1에도 관심을 가져주고, 이영호 VS 이제동 스타리그 결승전 직관도 같이 가줬어요.

제 생애 최초의 오프라인 직관을 같이 가준거죠. 고대 화정체육관이었는데...언제적 리그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초대가수로 아이유가 나왔는데
아이유는 아이유라 티내지 않으려 엄청 힘들었던 건 비밀.

그리고, 자취하는 방 안에서 담배 피우는 것(!)을 허락해줬어요. 지금의 처남에게도 허락하지 않았던...유일한 흡연자였던 거죠!!
진짜 대박 아닙니까?

사실 저를 만나기 2년 쯤 전에 장인어른께서 폐암으로 돌아가셨는데, 그 과정 속에서 담배를 강제로 못피게 하는 것보다 오히려 풀어주는게 금연에 더 도움이 되더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그렇게 해줬답니다. 저도 그 영향으로 결혼 직전에 담배를 끊을수 있었어요.

혹시 남자친구나 남편이 담배를 피우는 것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 계시다면 참고를 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사실 굉장히 니코틴 의존이 강하던 사람이에요. 막 골초는 아닌데, 한시간마다 한대씩 꼭 안피면 죽을것 같았거든요.

어느정도였나면 교회 수련회(!) 가서도 담배를 피웠어요. 아시는 분들은 아실테지면 그 곳은 담배를 피우던 사람들도 눈치보며 참는 그러한 곳이잖아요?(물론 그 당시에 여자화장실 쓰레기통에서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긴 했지만..) 저는 그때에도 혼자 새벽 5시에 일어나 숙소 뒷산을 탔습니다.
한참 올라가서 한대 피고 내려와서 양치하고..그래도 못참겠더라고요. 니코틴 패치도 붙여보고 금연초도 해보고 다 해봤는데 안되더라고요.

그런데, 여친느님의 "햇볕정책"으로 오히려 자연스럽게...끊게되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나중에 담배냄새를 맡아보니, 우리 부인이 얼마나 나를 참아준 것인지 깨닫게 되고 절로 무릎이 꿇어지더라고요.

여친느님은 저의 게임 라이프도 최대한 이해를 해주고 존중을 해줬어요. 그런데,그래도 LOL은 안되겠더라고요. 나중에 결혼해서 LOL을 하는데, 한 판에 40분 정도 걸리잖아요. 그 사이에 와이프가 절 불러서 뭔가 이러저러한 집안일을 시키거나, 아니면 이런저런 대화를 하는데, 문제가 확실히 되더이다.

그래서, 그때부터 온라인 게임을 끊었어요. 그리고는 패키지 게임을...

GTA, 배트맨시리즈, 툼레이더 이런것들 재밌게 했습니다.

하지만 애기들 태어나니까 도저히 할 시간이 안나더라구요.

좀 정신없이 쓰게 됐는데, 결혼을 하고 나서 보니까, 남자친구/여자친구에게 요구되는 덕목과 남편/아내에게 요구되는 덕목이 다르더라고요.

결혼 전에는 집에 데려다주는 게 엄청 이슈였어요. 저는 진짜 데려다주는거 싫어했거든요.
그 전 아가씨들은 '그게 왜 싫은거야. 나를 그만큼 좋아하지 않는거야?' 라고 했는데, 네 그럴지도 몰라요 하여튼 전 엄청 싫었거든요.
근데 결혼하고 나면 그건 진짜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전화하는것도 마찬가지로, 늦게까지 전화해야하는 것도 전 싫어했는데, 그런 것도 결혼하고 나면 진짜 의미없어요.

아무튼 이런 것들이 잘 맞아서 결혼까지 가게되지 않았나...뭐 그렇습니다.

여러분. 첫인상 호감도도 엉망이고, 게임페인에, 담배 뻑뻑피던 또라이도 결혼할 수 있어요.
용기를 내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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