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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01/26 16:31:18 |
Name | 엘에스디 |
Subject | [별]속의 남십자성을 찾아서... 중간보고 (스압) |
눈시님의 유게글 '알퐁스 도데의 [별]의 뒷이야기' (https://kongcha.net/?b=13&n=19033)를 보고 의문이 생겨서... 검색을 좀 해봤습니다. 제 기억 속의 [별]에는 남십자성이 등장한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옆동네에서도 딱히 문제를 제기하는 분이 없는 걸 보니 제가 잘못 기억하고 있나 싶기도 하고... 해서 일단 원문부터 찾아봤습니다. 알퐁스 도데의 모든 작품은 프로젝트 구텐베르크에 의해 웹에 올라와 있습니다. [풍차방앗간에서 보낸 편지] 불문판은 요기 http://www.gutenberg.org/files/11770/11770-h/11770-h.htm 에서 [Les Etoiles]로 검색하시면 됩니다. 영문판은 요기 http://www.gutenberg.org/cache/epub/30442/pg30442.html ...입니다만, 뒷부분을 흐리멍텅하게 번역해 놨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요기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intro7301&logNo=30028369781 를 참조해 주세욤 'ㅅ' 어쨌든 양쪽 모두 남십자성은 찾을 수 없네요... 오역 문제일 가능성을 떠올리고, 한국어판으로 남십자성이 들어가는 판본을 인터넷으로 찾아보았으나 나오는 게 없습니다. 몇 가지 재밌는 가설이 떠오르긴 하는데 실마리가 전혀 없으니 확인할 방법이 없네요... 해서 결국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ㅎㅅㅎ 우선 학교 도서관에 있는 도데 단편집 중 가장 연식 높은 것부터 찾아봅니다. 번역이나 중역 문제라면 아무래도 옛날 판본이 가능성이 높겠죠. 문예출판사 1972년본입니다. 남십자성은 보이지 않습니다. '구루마군'이 조금 압박이네염... 서문당 1976년본입니다. 역시 남십자성은 보이지 않습니다. 어째 소득이 없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다른 도데의 단편집에서도 남십자성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번역이 개판이거나 중역 티가 명백하거나 역자 및 편집자가 별자리에 아무 관심도 없는 것이 분명한 판본에도 남십자성은 없어요. 어쨌든 학교 도서관은 여기까지... 이제 동네 도서관으로 향합니다. 일단 수능논술서 및 교양서 쪽. 역시 없습니다. 요약해 놓은 영어교재에도 없습니다. 다음으로 아동도서 코너로 내려갑니다.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던 아이들과 사서 누님들이 뜨악한 눈빛으로 맞이해 주네요. 여러분 죄송해요... 그런데 여기도 없습니다. 만화학습서에도 없습니다. 물론 아동도서는 아무래도 한참 옛날 책들까지 쌓아놓지는 않을 테니, 나무위키 항목 작성자 분이 본 책은 없을 수도 있겠죠... 여튼 저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못 찾겠어요. 다른 여러 가지 가능성이 떠오르긴 합니다. 과거 국어/문학 교과서나 '새벗'등 어린이 잡지의 수록분에 남십자성이 언급되었을 가능성, 옛날 아동용 도서에서 원작을 윤색해서 다양한 별자리를 끼워 넣은 판본을 만들었을 가능성 (옛날에는 그런 식의 괴작이 정말 많았으니까요), 남십자성이 들어간 2차 창작물(만화나 애니메이션이나 아동용 뮤지컬)이 존재할 가능성... 혹시 태평양전쟁 당시 남방전선의 군인을 주인공으로 삼아서 윤색한 버전이 있다거나 하는 건 아닐까요? 설마 그렇지는 않겠죠... =ㅅ= 어쨌든 제가 내린 결론은, 1. '국내 출간본에서는 판본에 따라 남십자성을 언급하지 않는다.'는 나무위키의 서술은, 남십자성이 등장하는 판본을 찾는 게 이토록 힘든 상황에서는 꽤나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그런 판본이 존재한다 해도 도데와 양치기 청년에게 그 책임을 묻는 것은 과도한 처사로 생각된다. 입니다 =ㅅ=/ p.s. 만의 하나 오역일 경우 제가 의심이 가는 부분은 두 군데입니다. 하나는 혜성을 보고 성호를 긋는 장면인데, 'et je fis le signe de la croix.'... 근데 이걸 오역할 정도면 좀 심각한 상황이죠. 다른 하나는 북두칠성 설명하는 부분에 나오는 'avec ses quatre essieux resplendissants.'입니다. 북두칠성을 마차의 굴대로 봤거든요. p.s.2. 도데가 [별]의 이야기들을 쓸 때 참조한 자료는 <프로방스 연감>으로, 도데의 친구인 프레데릭 미스트랄이나 조셉 루마니유 등 다른 프로방스 출신 작가들이 글을 쓰고 출판한 연감입니다. 도데가 남십자성 이야기를 들으면 조금 억울해할지도 모르겠어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도데가 죄가 없는 건 아닙니다. 애초에 시간이 언제가 되었든 7월에 시리우스가 보일 리가 없죠 =ㅅ= 다만 양치기 청년은 하늘의 별자리를 직접 가리키며 그런 말을 했으니, 청년이 아니라 도데에게 죄를 묻는 편이 맞을 것 같습니다 /ㅇㅅㅇ/ ... p.s.3. 혹시 별 속의 남십자성을 아는 분이 계신다면 제보 부탁드립니다 /=ㅅ=/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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