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12/27 10:17:37
Name   한달살이
Subject   [일상생활] 나의 젊음은 지나갔다.
2016년이 끝나갑니다. 겨울이네요. 추워요.
2년 후배들은 이제 며칠후면 40살 된다고 얼굴빛이 살짝 흐려집디다.

미래에 대한 불투명은 계속 안고 가면서, 나름대로는 복받고 산다고 자위하면서 살았는데..
어쩔 수 없는 우물안 개구리인 부정할 수 없네요.

26살 4학년 2학기 시작될때.. 잡코리아던가 심심해서 제 이력서를 올려놨어요.
4학년때.. 무슨 이력이 있겠나요. 그냥 적지도 말아야 할 알바이력들.. 학교 생활 하면서 교내학회활동들..
반장난삼아서, 누가 보고 아무데나 나 데려가라.. 하는 심정으로 올렸는데..

연락이 왔고, 간단히 면접보고, 다음날부터 회사를 다녔습니다. 그때가 4학년2학기 9월.
졸업은 반년 뒤라서, 반년 뒤부터 경력올려주고.. 그 전에는 알바형태로 다니라길래.. yes 했죠.
동기들은 취업하겠다고 자격증공부할때.. 전 그렇게 좀 쉽게? 취직이 되었더랬죠.

첫월급 90만원. 1년뒤 결혼할때 월급 130만원.
아직 어리니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그냥 다녔죠. 일 하고 진급되고, 월급오르고, 진급되고, 일하고 의 무한 반복.
겁을 낸건지, 용감했던건지.. 이직은 생각도 안하고 그냥 제 자리만 지키고 있었어요. 느리지만, 어쨋든 발전하고 있다고 느꼈거든요.

그렇게 15년이 흘렀네요.
그냥 이렇게 끝까지 갈 줄 알았는데.. 작년부터 회사가 많이 힘들더니.. 며칠전 통보를 받았습니다.

'회사가 너무 어렵다. 허리띠를 졸라매어야 한다. 연봉삭감이다. 예외없다.'

빠듯한 한달살이 생활에서 삭감정도가 너무 심하더라구요. 30% 삭감.
경력 10년을 깍아도 다른 회사 가서도 받을 수 있는 수준의 금액.
까불거리는 초등학교 1학년 딸아이와 옆에서 엄마미소로 환하게 웃는 마눌님.
늘어난 지출. 줄어든 수입.

이직.. 을 해야하나? 라는 고민을 가지고, 구인/구직 사이트를 기웃거려봤네요. 15년만에..
경력도 많지만, 나이도 많은 우물안 개구리인 한달살이에게 보이는데는 없네요. 있을리가;;

저의 젊음은 지나갔네요.

대출이자 나간다는 문자가 와 있네요. 할부 몇개월 남았다는 문자도 와있구요.

이제 슬슬 내리막 인생2막을 준비해보려구요. 각오는 되어있습니다.
그동안 많이 행복했으니까, 그 행복했던 순간을 에너지로 잘 치환해서 인생의 연착륙을 기대해봅니다.

홍차 드세요. 젊어서 마시는 홍차가 더 맛있긴 해요.
물론, 저도 맛있게 마시겠습니다.



6
  • 2막을 응원합니다.
  • ㅜㅜ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네요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507 일상/생각두 집 살림하려는 남자들 6 二ッキョウ니쿄 17/01/01 4746 2
4506 일상/생각익스트림 피씨방 8 우웩 17/01/01 4071 4
4502 일상/생각길고양이와 파상풍주사 5 민달팽이 17/01/01 4921 4
4500 일상/생각후방주의)일본애니주제가를 실컷 듣다가 : 성적 대상화란 것 47 은머리 17/01/01 9648 0
4498 일상/생각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고맙습니다. 15 진준 16/12/31 3684 10
4497 일상/생각잡담 몇 가지. 10 April_fool 16/12/31 3920 0
4495 일상/생각치과를 다녀왔습니다. 18 메디앙 16/12/31 3390 0
4493 일상/생각내일 입금됩니다. 잔고가 없네요? 배가 고픕니다 ㅠㅠㅋㅋ 4 진준 16/12/31 3281 0
4489 일상/생각계란값. 중간상인들은 정말 폭리를 취하는 걸까? 6 Leeka 16/12/31 3342 2
4487 일상/생각고맙습니다 7 레이드 16/12/30 3690 5
4486 일상/생각내 가슴속 가장 아픈 손가락 1 OPTIK 16/12/30 3071 0
4485 일상/생각마흔을 하루 앞두고... 39 난커피가더좋아 16/12/30 3862 2
4482 일상/생각할 일 없는 영혼은 도시를 또 떠돌았습니다 5 황금사과 16/12/30 4685 0
4481 일상/생각그냥 잡담 6 와이 16/12/30 2813 0
4470 일상/생각옛날 이야기 - 2 4 tannenbaum 16/12/29 3180 7
4466 일상/생각노인의 몸 생각해보기 3 nickyo 16/12/29 3955 6
4461 일상/생각주기율표 외우기 14 NightBAya 16/12/28 7879 0
4459 일상/생각옛날 이야기 - 1 2 tannenbaum 16/12/28 2896 2
4455 일상/생각실험실에 업적을 보다보니 5 Leeka 16/12/28 3073 0
4452 일상/생각나를 괴롭히는 것은, 나. 10 SCV 16/12/27 4173 9
4451 일상/생각[일상생활] 나의 젊음은 지나갔다. 8 한달살이 16/12/27 3436 6
4446 일상/생각형제 이야기 5 와이 16/12/26 3404 0
4444 일상/생각컴플렉스,트라우마. 8 비익조 16/12/26 2971 8
4441 일상/생각즐거운 성탄절입니다 8 황금사과 16/12/25 3785 1
4430 일상/생각고백 4 레이드 16/12/22 3715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