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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12/11 13:42:59
Name   삼공파일
Subjec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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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이 가치있으려면 수상하는 사람들에 대한 사람들이 인정이 있어야 하니까요.
    연말 연기대상 수상자 명단을 떠올리며 드는 생각입니다.

    그런 면에서 2017년 노벨 평화상을 한국의 국민들에게 준다면 또 다른 재미가 될 것도 같습니다.
    삼공파일
    ㅋㅋㅋㅋ 그럴 일은 없겠지요
    제가 노벨 위원회 워윈중 하나라면 진지하게 고민해볼 것 같습니다.
    개인 뿐만 아니라 단체에도 수여를 해왔었는데.. 이젠 수여할만한 단체도 다 떨어져 가는 느낌이라 특별한 액션/액트에 대해서도 수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삼공파일
    일본 국민을 노벨평화상을 줘야한다 그런 얘기가 있었는데 거기에 착안하신 이야기 같아요.

    이번 촛불집회가 세계평화나 범인류적인 가치랑 크게 상관 있는 것 같진 않다고 생각해요. 민주주의와 관련해서 약간 추상적으로 생각할 수는 있는데... 상당히 구체적이고 제한적인 국내 현안과 연결되어 있죠. 한국 민주주의에는 큰 의미가 있겠지만 87년 항쟁과 비교하자면 오히려 아랍의 봄이 더 가까이 있을 겁니다. 음...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을 것 같으니 ㅋㅋ 그만...
    어 그런 이야기가 오갔는줄은 몰랐는데 저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긴 있었던 모양이군요 -_- 근데 일본국민을 왜.....

    세계평화나 범 인류적 가치랑 크게 상관 없다는건 동의합니다. 사실 걍 빡쳐서 나온감이 더 큰거 같.... 은건 기분탓일까요 ㅋㅋ
    다만, '프랜차이즈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거라고는 생각합니다. 이미 오바마 줬을 때 부터 맛이 간거 같아서...
    삼공파일
    이미 중동과 남미 지도자들에게 준 노벨평화상들 대개가 막장으로 끝나서... 아라파트도 준 걸 생각하면 오바마는 테레사 수녀급이죠.

    일본 국민은 평화 헌법 개정과 관련해서 미리 노벨평화상을 줘서 개정을 못하게 하려는 건가 ㅋㅋㅋㅋ 평화 헌법 개정 관련된 거에요.

    아랍의봄도 저렇게 되어버리고... 프랜차이즈의 확장이라면 역시 보노를 줘야겠죠.
    아 평화헌법 개정 -_-... 그 말씀 하시니 예전에 본 내용이 어렴풋이 생각나네요.
    보노도 괜찮네요.
    삼공파일
    보노는 이미 전 가수, 현 반전운동가라 ㅋㅋ 한 10년 전부터 계속 후보였죠 밥딜런 문학상보다는 더 타당한...
    그리고 보노가 상을 받으면 아지노모토의 VONO가 잽싸게 관련 마케팅을 펼칠지도..(농담)
    기아트윈스
    SCV 님//

    이야 이건 생각 못했네! 참신해! SCV씨, 당장 대표이사 보고서 작성해서 올려요.
    Ben사랑
    진리는 인간과 관계없이 존재하는데
    다만 인간 입장에서는 인간 없이는 진리가 의미가 없으니까요.

    truth가 중의적으로 쓰인듯
    삼공파일
    타고르의 말은 그 인간의 입장이란 것 자체가 진리다 뭐 그런 의미지요. 대화 자체가 복잡한 내용은 아니고 재밌으니 한 번 읽어보세요ㅋㅋ 타고르 얘기도 그렇게까지 형이상학적인 건 아니고 기본적인 철학적 이야기들이에요.
    Ben사랑
    인문학적 진리.. 말씀이신가요? 인간의 가치판단이 개입하는..?
    삼공파일
    글쎄요ㅋㅋ 한 번 읽어보고 타고르가 어떤 진리를 말하는 것 같은지 얘기해주세요 저는 왠지 타고르가 얘기하는 거에 마음이 쏠리는데 Ben사랑님은 반대일 것 같아 궁금하네요.
    Ben사랑
    일단 저는

    수학적, 논리적 진리 - 어떤 세계에서든지 똑같은 모습으로 존재
    자연과학적 진리 - 이 세계 내부에서 일관된 모습으로 존재
    인문학적 진리 - 이 세계의 인간들이 합의해 나아가는 모습으로 변화무쌍하게 다중적으로 존재

    라고 생각해요. 링크글은 찬찬히 읽어볼게요.
    Ben사랑
    아아.. 뭔 말인지 알겠네요. 잠깐만요. (요 몇년간 영어를 거의 안 읽었는데 의외로 이건 술술 읽히는 글이네용)
    Ben사랑
    아, 간단히 요약하자면(제가 이해한 게 틀리지 않다면)

    아인슈타인 : 인간의 정신과 관계를 맺지 않는 우주(+우주의 구성원들)의 실체를 인정하는 것은 아주 건전하고 기본적인 가정이 될 수 있다.
    타고르 : 애초에 인간의 정신이 들여다본 우주(+우주의 구성원들)만이 우리가 진리라고 판단내릴 수 있는 것이다.

    ..정도로 거칠게 잡으면 될까요?

    사실 타고르의 말이 더 일리가 있고 아인슈타인이 이런 가정을 도입하는 것에 의해서 더 종교적이긴 하죠. 아인슈타인은 실제로 '과학적으로 종교적이기도 했고.'

    철학의 인식론,... 더 보기
    아, 간단히 요약하자면(제가 이해한 게 틀리지 않다면)

    아인슈타인 : 인간의 정신과 관계를 맺지 않는 우주(+우주의 구성원들)의 실체를 인정하는 것은 아주 건전하고 기본적인 가정이 될 수 있다.
    타고르 : 애초에 인간의 정신이 들여다본 우주(+우주의 구성원들)만이 우리가 진리라고 판단내릴 수 있는 것이다.

    ..정도로 거칠게 잡으면 될까요?

    사실 타고르의 말이 더 일리가 있고 아인슈타인이 이런 가정을 도입하는 것에 의해서 더 종교적이긴 하죠. 아인슈타인은 실제로 '과학적으로 종교적이기도 했고.'

    철학의 인식론, 존재론적인 문제..로군요. 그런데 과학적으로 파고들려면 아인슈타인과 같은 가정을 아니하고는 그 어떠한 유의미한 진행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하지만 다시 생각하게끔 하는 무언가는 있군요.
    눈부심
    상당히 어렵군요. 타고르의 종교는 무언건가요. Super-personal Man이 뭔지 모르겠어요. 여튼 그런 믿음을 상정한 타고르의 사고는 거의 이기적이다시피 인간 중심적으로 보이고 아인슈타인이 말하는 인간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난 바깥 세계, 우주 전체에서 불변하는 리얼리티 또는 진리는 인간이란 존재와는 무관하게 존재한다는 사고가 더 겸손하게 들려요.
    Ben사랑
    음.. 제가 생각하기엔 인간 중심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인간 인식의 한계를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오독했을 수도 있지만요.

    '인간이 상정하는 실체라는 진리 역시 인간이 어떤 경로를 따라서 파악한 appearances로써의 진리일 뿐이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 듯 해요.
    눈부심
    타고르가 무슨 근사한 말을 했어요. 그러니 아인슈타인이 그건 그냥 인간의 인식이라고 하죠. 이에 타고르 왈, There can be no other conception. This world is a human world. 인간이 포괄적인 의미의 '의식'을 갖게 된 역사는 고작해야 수백만년(?)일텐데 타고르에 의하면 그 전의 인간은 인간도 아니게 돼요. 사실 우주의 나이를 고려해 볼 때 매우 근시안적인 시각이라고 할 수 있어요.
    Ben사랑
    제 식대로 내용분석(Content Analysis) 적으로 독해해보겠습니다. 오독했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영어를 못 하고 또 철학에 대해 무지해요.

    EINSTEIN: There are two different conceptions about the nature of the universe: (1) The world as a unity dependent on humanity. (2) The world as a reality independent of the human factor.
    아인슈타인 : 이 우주의 nature에 ... 더 보기
    제 식대로 내용분석(Content Analysis) 적으로 독해해보겠습니다. 오독했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영어를 못 하고 또 철학에 대해 무지해요.

    EINSTEIN: There are two different conceptions about the nature of the universe: (1) The world as a unity dependent on humanity. (2) The world as a reality independent of the human factor.
    아인슈타인 : 이 우주의 nature에 대해서는 두 가지 다른 conceptions이 있어. : (1) humanity에 의존하는 unity로써의 세계. (2) human factor로부터 독립적인 reality로써의 세계.

    TAGORE: When our universe is in harmony with Man, the eternal, we know it as Truth, we feel it as beauty.
    타고르 : 우리의 우주가 인간과 harmony를 이룰 때(=인간이 우주를 자기 속에서 모순없이 해석할 때), 우리는 아름다움을 the eternal로 느낀다.

    EINSTEIN: This is the purely human conception of the universe.
    아인슈타인 : 그건 전적으로 인간이 우주에 대해 가지는 conception일 뿐이잖아.(=인간이 따로 있고, 우주도 따로 있고, 인간이 우주에 대해 가지는 conception은 우주 그 자체의 reality가 아니잖아.)

    TAGORE: There can be no other conception. This world is a human world — the scientific view of it is also that of the scientific man. There is some standard of reason and enjoyment which gives it Truth, the standard of the Eternal Man whose experiences are through our experiences.
    타고르 : 다른 conception이 있을 수가 없지.(=우주 그 자체의 reality를, (인간이 우주에 대해 가지는 conception 이외에 다른 어떤 conception으로써) 우리 인간이 바라볼 수 있을까?) 이 world는 어떤 human world야.(=이 우주는 인간이 바라본 우주야) - 이 우주에 대한 과학적인 시각 역시 과학적인 사람이 우주를 바라본 시각일 뿐이야. 우리가 truth라고 느끼게 하는 reason과 enjoyment의 기준이 있을 거야, 그 기준은 (우리가 상정한 어떤 초월적인 존재, 즉) Eternal Man의 기준이지. 그 Eternal Man이 경험한다고 상정하는 것(=즉, 아인슈타인이 말하는 초월적인, 독립적인 reality) 역시 우리가 경험한 것을 통해서 상정한 것 아닌가.

    EINSTEIN: This is a realization of the human entity.
    아인슈타인 : 이것은 human entity가 자각한 것이야.(=> 즉, 인간도 독립체entity, 우주도 entity 아니겠어?)

    TAGORE: Yes, one eternal entity. We have to realize it through our emotions and activities. We realized the Supreme Man who has no individual limitations through our limitations. Science is concerned with that which is not confined to individuals; it is the impersonal human world of Truths. Religion realizes these Truths and links them up with our deeper needs; our individual consciousness of Truth gains universal significance. Religion applies values to Truth, and we know this Truth as good through our own harmony with it.
    타고르 : 그래, 어떤 eternal한 entity. 우리는 이것을 우리의 감정과 행위를 통해서 자각하지. 우리는 the Supreme Man을 자각해. 그 the Supreme Man은 그 어떠한 인간 개개인이 갖고 있는 제약도 가지고 있지 않아. 우리 자신이 어떠한 제약들 하에서 그 the Supreme Man을 상정하는 데도 말이지. 과학은 인간 개개인들에게 갇히지 않은 무언가(라고 상정되는 것)를 연구 대상으로 삼지; 그래봤자 이것은 truths에 대한 impersonal한 "human world"일 뿐이야.(= 과학은 인간 개개인의 판단을 개입시키지 않은(=impersonal한) 무언가를 연구하려고 하지만; 그래봤자 그 무언가 자체가 impersonal한 truths에 대해 "인간이 바라본(=>즉, personal한) 우주"일 뿐이야.)


    ...이렇게 독해했습니다, 헥헥
    영어 실력 안 되고 철학 실력 없는 녀석이 사전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힘들게..ㅠㅠ 표창장 주세요 칭찬해 주세요 흑흑
    눈부심
    대단스 대단스. 누가 번역해놔도 뭔말인지 잘 몰를 것 같아요. 그냥 전 타고르에게서 나르시시즘에 빠진 인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요. 비난은 아니고 저런 사고는 인간이 가진 유희의 한 방법이란 생각이에요. 굉장한 즐거움을 주죠.
    Ben사랑
    말을 바꾸어서 요약하면,

    인간은 (2)human factor와 독립적인 reality로써의 세계, 를 상정하지만 그 상정하는 것 자체도 (1)humanity에 의존한 unity로써의 세계, 를 통해서 상정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무언가에 독립적인 form에 의해 인식할 수 없고' 따라서 '독립적인 form을 가진 실체, 라는 개념 역시 독립적이라 할 수 없다. 그것 역시 인간이 구성한 것이지 인간 이전에 존재한다는 충분한 근거가 없다' 입니다.

    표창장 주세요 칭찬해 주세요 두번 해주세요 흑흑
    삼공파일
    ㅋㅋㅋㅋ 짝짝짝 칭찬드립니다. 고퀄 번역입니다.
    Ben사랑
    맞았어요? 몇 점 주실꺼에요? ㅠㅠ (징징징)
    삼공파일
    충분히 좋은 말씀 써주셨는데 위축되지 마세요. 저도 Ben사랑님이 쓰신 정도 이상으로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평가할 위치가 아니에요. 참잘했어요 도장 세 개 드릴께요.
    Ben사랑
    여기다 쓸게요.

    감사합니당. 사실 이에 관한 과학철학 책은 읽은 적이 있어요. 내용 분석(Content Analysis)이라는 게 처음부터 관련 개념을 어느 정도는 상당히 알고 들어가는 독해법이라서..

    그 결론은! 저런 기본적인(=아인슈타인적인) 가정에 대해 무수한 철학자들과 과학자들이 검토를 해보았으나, 이 가정에 대한 타당성을 증명할 방법은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그냥 이 가정을 믿고 과학적 연구를 계속 진행해보자. 유용성 면에서 상당히 도움이 되고, 또 꽤 그럴싸하게 맞는 것 같으니까. 혹시 몰라? 이 과학적 연구의 끝에 이 기본적인 가정을 support할 만한 논리적 근거를 발견할 수 있을지? ㅋㅋ 입니다.
    말씀하신 나르시시즘에서 오늘날 과학철학의 기본적인 전제가 나타납니다. 저건 나르시시즘이 아니에요. 주제 넘게 눈부심님의 생각을 넘겨 짚어본다면, 타고르의 이야기가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표현이 대중적으로 지니는 이미지와 같은 맥락에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 같은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굳이 타고르의 입장을 어떤 정서적인 태도로 말미암는다면 차라리 아주아주 겸손한 무엇이라고 말하는 게 적절한 겁니다.
    Ben사랑
    ..칸트가 여기에 엮이지 않나요?
    ㅎㅎ 아니요. 칸트는 결코 거기에서 만족하지만은 않았어요. 벤사랑님이 어떤 맥락에서 칸트를 말씀하셨는지는 알겠는데 수사적 유비성은 있습니다만 놓인 맥락이 아주 다르고 그 수사를 이용해 나아가려는 방향은 정반대에요. 칸트의 철학은 도리어 흄의 파괴적인 회의론으로부터 뉴턴의 세계를 지키려던 행위에 가깝습니다. 단지 우리는 인간 의식을 통해 재구성된 세계만을 인식할 따름이다...라고 퉁칠만한 게 아니거든요. 정말 유비성을 상정하려한다면 그 인간 의식을 칸트가 어떻게 바라봤는지가 중요하죠.
    Ben사랑
    ..아이고 어지러워..

    제가 아는 과학철학 교수님이 예전에 가르쳐주신 걸 제 기억으로 제멋대로 떠올리면, 아인슈타인이 뉴턴과 칸트의 합리적 세계를 파괴했다고 하시더군요. 절대시간, 절대공간의 개념을 상대론적 시공간 개념으로.. 그래서 이것이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랑 또 뭐랑 이 셋이 모여서 어떠한 과학철학적 의의가 있다고.. 으응? 이건 만화 타짜에 나오는 말인 것 같은데..

    제대로 공부 안했더니 기억이 뒤죽박죽이에요 헤헤..
    눈부심
    아 그런가요. 제가 저 짤막한 글 한토막 보고 어찌 깊은 뜻을 헤아리겠나요. 실은 타고르의 사고가 심연에 인간의 겸손함을 담고 있다면 비록 제가 아직은 이해하지 못하는 영역이지만 저도 결국은 매료될 거예요.
    사실 과학철학으로 유명해지긴 했지만 바슐라르나 쿤이 상정했던 건 굳이 과학철학만이 아니라 예술이나... 하다 못해 인간이 즐기는 특정한 장르물 자장에도 적용될만치 보편적인 거지요.(너무 보편적이라 등장할 당시를 제외하면 외부에서 바라볼 땐 어떤 의미도 없다는 게 문제긴 한데...) 둘이 과학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예술관을 떠들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신다면 더 이해하기 쉬우실 거에요. 굳이 표현한다면 과학이건 예술이건 인간들이 떼로 상정하는 어떤 관념적 실체(?)는 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향유하고 활발하게 서로의 의견을 공... 더 보기
    사실 과학철학으로 유명해지긴 했지만 바슐라르나 쿤이 상정했던 건 굳이 과학철학만이 아니라 예술이나... 하다 못해 인간이 즐기는 특정한 장르물 자장에도 적용될만치 보편적인 거지요.(너무 보편적이라 등장할 당시를 제외하면 외부에서 바라볼 땐 어떤 의미도 없다는 게 문제긴 한데...) 둘이 과학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예술관을 떠들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신다면 더 이해하기 쉬우실 거에요. 굳이 표현한다면 과학이건 예술이건 인간들이 떼로 상정하는 어떤 관념적 실체(?)는 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향유하고 활발하게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는 일련의 계(과학계건 예술계건) 속에서 만들어지고 그 외에 다른 어떤 방식으로도 규정하기 어렵다 - 과학은 과학자, 과학계가 지금 하고 있는 무엇이다, 정도가 되겠네요.

    이처럼 몇마디 말로 끼적거린다면 과학 및 과학의 현재 양상에 대한 전적이며 포괄적인 긍정에 불과하지 않나 싶어 이걸 대체 정의라고 할 수 있나 의구심이 들지요. 헌데 저 외에 다른 어떤 방식으로 과학을 규정하려던 시도는 결국 실패로 돌아가거나 큰 의미값을 갖지 못했거든요. 대표적으로 칼 포퍼가 있겠네요. 반증 가능성은 참으로 아름답고 세련된 수사입니다만 실제로 과학계가 그렇게 굴러가거나 그렇게 굴러간다고 볼 여지가 있느냐, 이 경우 놓치는 양상이 없느냐하면 그렇지 않기에 그저 수사로만 남고 말았죠. 제가 타고르를 겸손하다고 말하는 건 과학이 과학계가 하는 행위라는 것에서 출발하되, 그 이상 어딘가로 나아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과학에 대해 규정할 때 특정한 입장을 두고 겸손하다, 오만하다를 나눈다면 그 잣대는 과학과 관계 속에서 인간이 어디에 위치하느냐가 아니라 어느 지점까지 과학이라는 대상에 대해 확실한 것이라 말할 수 있느냐가 될테니까요.
    Ben사랑
    패러다임론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러고보니 이 론 역시 인간 인식의 한계를 전제로 하네요.
    Ben사랑
    칼 포퍼의 반증가능성 이론은 지금 어느 정도 쓰임을 가지고 있나요? 라카토슈였나.. 큰 틀에선 쿤의 패러다임론을 따르고 작은 틀에선 포퍼의 반증가능성 이론을 따른다고, 했던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쓰이는 건 어떤가요?
    Ben사랑 님// 라카토슈는, 순전히 맥락적으로만 본다면 과학을 재구성하려고 하긴 했습니다. 다만 애시당초 쿤과 포퍼 양자의 이론 사이에서 균형 잡힌 무엇을 만들려다보니 당연히 과학사의 사례와 비교할때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죠. 당장 토마스 쿤만해도 그 일부 전제가 아니라 그가 제기한 형이상학적 구조 전체를 보았을땐 실례와 어긋나는 게 상당했으니까요. 포퍼는 말할 것도 없죠. 게다가 접근 자체가 기존의 이론들 속에서 과학이라는 구조체를 최대한 수복하려던 움직임에 가까워서 새로운 의미값을 만들지도 못했고요. 과학철학 내부에서라면 충분... 더 보기
    Ben사랑 님// 라카토슈는, 순전히 맥락적으로만 본다면 과학을 재구성하려고 하긴 했습니다. 다만 애시당초 쿤과 포퍼 양자의 이론 사이에서 균형 잡힌 무엇을 만들려다보니 당연히 과학사의 사례와 비교할때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죠. 당장 토마스 쿤만해도 그 일부 전제가 아니라 그가 제기한 형이상학적 구조 전체를 보았을땐 실례와 어긋나는 게 상당했으니까요. 포퍼는 말할 것도 없죠. 게다가 접근 자체가 기존의 이론들 속에서 과학이라는 구조체를 최대한 수복하려던 움직임에 가까워서 새로운 의미값을 만들지도 못했고요. 과학철학 내부에서라면 충분히 유의미했을 겁니다만... 하여 동시대의 파이어아벤트에게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파이어아벤트는, 실례도 아주 적극적으로 탐구하고 라카토슈와 정반대로 이를 바탕으로 아주 급진적인 방향을 제시하기도 합니다만 이 역시도 과학 양상에 대한 포괄적 긍정이라는 점에서 형이상학적 동어반복에서 벗어나지 못했죠(뭐, 본인이 딱히 벗어나려고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쯤에 이르러 탐구 대상을 과학이라고 하긴 민망해졌고요.

    지난 세기의 논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건, 문제 대상이 과학이라서 과학철학인 줄 알았는데 정작 논점은 과학이 아니라 과학계로, 과학계도 아니고 과학계의 보편 인식을 (연구자 자신이)추상한 일정한 표준(타고르식으로 말한다면 더 수프림 맨)으로 나아갈 뿐이었다는 거죠. 굳이 이름한다면 과학철학이란 과학철학에 대한 과학철학이었다랄까요. 여러 학적 논쟁의 흥망성쇠가 그러하듯, 그 사이에서 나타난 이런저런 부산물은 참으로 유익했으며 정작 목표했던 바가 아니라 이 부산물들이 과학철학을 (아주 독단적으로 말한다면)지탱해왔고, 지탱해 나가겠지요.
    Ben사랑
    여기다가 답변..

    과학철학 교수님이
    지금 그나마 대세는 쿤의 패러다임론에 각론이 다른 양상을 띠는 것이고
    그분은 신경과학쪽으로 과학철학을 파서 이 막힌 과학철학 이론의 발전에 활로를 찾으려 하시더군요. 이에 대한 처칠랜드라는 성을 가진 부부의 생각에 동의하여 그 분들의 책도 번역하시고요.
    삼공파일
    하나님께서 자신과 닮은 모양으로 사람을 빚었지요ㅋㅋ
    ㅎㅎ 아인슈타인은 굳이 저 대화가 아니라 기본적인 태도를 보더라도 (지금 눈으로 본다면)종교적인 사람이라고 할만한데요.
    삼공파일
    어쨌든 이 대화는 아인슈타인은 과학자고 타고르는 종교지도자라는 기본적인 대립구도로 나눈 것이니까요. 아인슈타인이 나는 스피노자의 신을 믿는다고 했던가요.
    Ben사랑
    사실 상대성이론의 가정 자체가 그의 종교관의 결정체.. 법칙의 보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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