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06/25 12:45:41
Name   난커피가더좋아
Subject   이명박근혜식 통치의 기원(3)-실패한 분석
개인 노트 정리 및 글연습용 블로그에 '철도 파업 사태'때 쓴 글입니다. 그대로 옮겨왔기 때문에 반말체인점 양해부탁드립니다.

굳이 옮겨오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자게 리젠에 뻘글로라도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
2)그때 쓰다가 3편정도 쓰고 박근혜 대통령관련해서는 딱 한편만 쓰고 말았는데, 뭔가 더 써서 완성하고 싶다. 그런데 블로그는 강제성이 없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 글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심리적 분석에는 나름 성공했던 것 같은데, 박근혜 현 대통령에대해서는 실패한 듯 합니다.

솔직히 이정도일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다음번에는 이제 퍼오는 글이 아닌, 새롭게 쓰는 글로 '3공세력의 아이돌로서의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화두로 써볼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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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정치학적 방법론의 엄밀성 없이, 심리학적인 실험과 분석 없이 관찰에 의한 직관으로 쓴 것임을 밝힙니다. 그리고 분석에 실패했음을 인정합니다. ㅠㅠ

"자랑스러운 불통"



이 무슨 황당한 발언인가. 민주국가의 대통령은 '불통'이라는 얘길 들었으면 일단 반성하는 게 순리다. 심지어 대한민국 CEO를 자처하셨던 이명박 전 대통령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민감했다. 근데 이건 뭘까.  다른 화법들도 살펴보자. "좌시하지 않겠다", "용납 않겠다", "(반대자들을 무시하며)국민만 보고 가겠다"

답답하다. 화도 난다. 분명 2012년 대선이 한창일때에는 안 그랬는데, 이거 뭔가 이상하다. 어쨌든 여태까지 봐 왔던 최소한 90년대 이후 봐 왔던 그 어떤 정치지도자의 화법과도 다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작은 일도 자꾸 커진다. 원래 깔끔하게 벌어진 일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 약속하고 개혁안 마련하고 마지막으로 관련자들 엄정 처벌했으면 끝날 일이었다. 국정원 선거개입 말이다. 근데, "제가 댓글로 당선됐다는 말이에요"라며 레이저를 쏘아 붙인다. 어라? 그러면서 수사 잘하던 양반들을 쳐내기 시작한다. 이것봐라? 상황이 황당하게 돌아가자 신부님 한분이 나서서 "부정선거"라고 외쳤다. 졸지에 빨갱이로 몰렸다. 이건 또 뭔가.

박근혜 대통령의 사고방식과 화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의 심연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고방식과 화법, 행동양태를 파악하기 위해 전 직업인 '한국의 건설회사 사장님'과 성장스토리인 '자수성가한 기업인'을 중심에 놓고 살펴봐야 하듯, 박 대통령의 성장과정과 심리 등을 관찰하고 거기에서부터 직관을 가져와보자는 것이다.



1. 박근혜는 어떻게 선거의 여왕이 될 수 있었나: 군인 DNA와 전쟁의 화법



"대전은요?"



박근혜를 선거의 여왕으로 등극시킨 한마디다. 어떤 또라이의 공격을 받은 뒤 입원했다가 눈을 뜨자마자 당시 격전지였던 대전의 상황을 물었다. 근데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일화가 하나 더 있다.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총에 맞았다는 사실을 듣자마자 당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던 박근혜는 이렇게 말했다. "전방은요?"

그렇다. 그녀는 군인의 딸이다. 그녀의 화법은 전장의 군 지휘관이 쓰는 화법과 비슷하다. 무지막지한 전장에서는 아주 간단하고 쉬운말로 우리편을 추스리고 사기를 높이며 상대편에 대한 분노를 표출해야 한다. 선거? '민주주의 국가의 내전'이 바로 선거다. 그래서 그녀는 항상 자신의 지지자들을 응집시켰고, 우호적이지만 머뭇거리던 사람을 자기편으로까지 끌어들였다. 그게 바로 그녀의 힘이다. 이는 간혹 전쟁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정치 이슈에서도 나타난다. "참 나쁜 정권"이랄지,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라는 아주 쉽고 간단한 말은 상대에 대한 분노를 모아내고 힘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있다.

말의 전쟁 이라는 선거와 정치 이슈 파이팅 과정에서 드러나는 그녀의 지독히도 '군사령관'스러운 화법은 그처럼 빛을 발했다.



2. 국정은 전투나 전쟁이 아니다. 그래서 문제가 생긴다.



여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문제가 발생한다. '정치가 아니라 여왕식 통치를 한다'느니, '아버지시대로 돌아가 배운대로 한다느니'하는 비판이 있고 일면 타당하기도 하다. 그러나 그녀의 DNA라는 관점에서는 어쩌면 '군인DNA와 화법'이라는 분석도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어쨌든, 반대자를 포용하면서 국정을 운영해야하는 대통령이 된 상황에서 그녀 특유의 사고방식과 화법은 큰 문제를 만들어낸다. 철도노조 파업에 대응했던 그녀의 방식은 단순히 '독재적'이라고 표현하기보다 '적이 나타났고, 그들과 타협할 수 없기 때문에 싸워 이겨야 한다'는 사고방식의 일환으로 해석하는게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원래 전장에서는 쉽게 타협하는 게 아니다. 선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국정운영', 민주주의 국가의 국정운영에서는 제1 원칙이 바로 '타협'이다. 그녀가 독재를 하고 싶어해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 군인 DNA로 모든 걸 전쟁상황처럼 인식하고 전장의 화법으로 말하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문제라는 얘기다. 전부는 아니라도 상당부분 그렇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투사적 어법'을 사용해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켰던 측면이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좀 더 크게 여겼기 때문에 진짜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의 가장 높은 가치는 '국가발전'이다. 이게 군인DNA와 화학작용을 일으키면, 본의아니게 독재적 요소를 발생시킬 수 있다. 전쟁상황에서 민주주의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3. 강한 화법 속에 숨겨진 '약한 기반'



박근혜 정부는 결코 지지기반이 강한 정부가 아니다. 국정지지율 50%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는데 왜 아니냐고? 나머지 전부가 '적'이기 때문이다. 본의아니게 그렇게 만들고 있다. 앞서 설명한 이유 때문이다. 더군다나 세종시 이슈나 DJP연합 없이도 똘똘 뭉친 야권이 처음으로 근접한 승부를 펼쳤던 선거이기도 했다. 야권에서 흔히 '이길 선거 졌다'고 하는데, 난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본다. 대한민국 다수는 원래 보수적이다. 야권은 바람을 등에 업고, 충청권 표까지 얻어와야 겨우 이기는 게 대한민국 정치지형이다. 그런데도 비등비등한 승부가 펼쳐졌다. 상당히 선전했다는 의미다. 7:3으로 당선된 이명박 전 대통령보다 약하다. 물론 내부적 결속력은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하고 비교가 안될 정도로 강하다. 계속 국정 지지율이 50%를 유지하는 이유다. 문제는 나머지 반이 자신을 좋아하기 어렵게 만드는 화법을 끊임없이 사용하고, 그런 방식으로 사고한다. 이건 위기다. 나머지 절반의 국민을 적으로 돌린 채 국정에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지지의 확장성 확보가 매우 어렵고, 이는 똘똘 뭉친 절반의 지지만으로 돌파하는 상황을 만들 것이다. 그게 지난 1년간 펼쳐진 종북몰이다. 그런데 적당히 분노하면서도 넘어가던 사람들이 '민영화'라는 삶의 이슈를 건드리자 반응이 달라졌다. 적잖이 당황했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스타일과 사고방식을 수정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자주 당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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