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12/01 21:40:59
Name   *alchemist*
Subject   [조각글 6주차] 바다와 거울 (스크롤 압박 有)
산문
1. 혼자 사는 여자/남자의 집에서 물건이 하나 둘씩 사라지는 상황을 모티프(모티브)로 콩트 쓰기.
2. '바다와 거울'을 제목으로 두 사람이 주고 받는 편지 형식의 소설쓰기.

운문
1. 편의점을 모티프(모티브)로 '뼈'와 '식물'이 들어가게 글쓰기.
2. '구경꾼'을 시제로 자유롭기 시 쓰기

- 가급적 산문은 2~3천자 운문은 1천자 내외로 쓴다.
- 제시된 4가지 조건 중 일택해서 글을 쓴다.
- 모티프와 모티브는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는다.
- 제시된 문제(조건)는 동국대, 서울예대 2016학년도 기출문제이며 따라서 저작권도 해당 대학에 있다.

*부연 설명
모티프 :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하는데 중요한 요소
모티브 : 어떤 행동에 대한 동기나 원인 내지는 어떠한 글에 대한 출발점

맞춤법 검사기
http://speller.cs.pusan.ac.kr/PnuSpellerISAPI_201504/

선택한 주제
2. '바다와 거울'을 제목으로 두 사람이 주고 받는 편지 형식의 소설쓰기.

합평 받고 싶은 부분
글의 개연성, 캐릭터의 개연성에 대해 좀 평가 받고 싶습니다. 부탁 드림당. 아 다른분들 합평도 얼른 해야지 ㅠㅠ 어설프게 지식들 동원하긴 했는데 이게 맞는지도 좀.. ㅠㅠ


본문 시작 하기 전...
스크롤 압박 및 다소 불편할 수 있는 내용(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내용)이 있기도 합니다.
혹시 불편하실 것 같으면 미리 백스페이스 키 눌러주세요.
감사합니다.


본문

//준석에게

준석아, 잘 지내고 있지?
며칠 전에 얼굴 봐놓고 이렇게 말을 한다는 게 웃기긴 하다. 크크크크크크

사실 이렇게 편지를 쓴다는 것 자체도 되게 웃기는 일이고… 요새 시대에 누가 편지를 써, 안 그래?
하지만, 너 아니면 이런 편지를 쓸 사람도 이런 말을 할 사람도 생각이 안 나거든.
그래서 썼어. 이기적인 이야기인 것 알지만, 나 원래 좀 그런 면 있었잖아.
이런 나, 그나마 이해해 주는 사람도 너밖에 없고…
그래서 쓴 거니까, 그리고 넌 내 친구니까 이해해줄 테니까… 괜찮지? 우헤헤.
안 괜찮아도 괜찮다고 해줘, 안 그러면 나 슬퍼할 거야! ^-^

사실, 나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게, 지난달부터 다시 꾸기 시작한 꿈 때문이야.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넌 분명 기억할거야. 내가 말 해줬던 그 꿈.

나 그때처럼 또 바다 속으로 가라앉고 있었어.
물론 숨은 쉴 수 있었어. 숨이 막힌다는 공포는 없었지만, 아무리 팔을 허우적거려도 떠오를 생각은 안 하고 계속 빠지기만 해
웃기지 않아? 나 수영 되게 잘하잖아. 그런데 전혀 떠오르지 않아.
바닷속이 처음에는 분명히 밝았는데 점점 파란색이 짙어져서 녹색이 되고 녹색은 짙은 녹색이 되고 위에서 비치는 빛도 점점 어두워지는 거지.
그러면서 계속해서 바닷속으로 가라 앉는거야, 떠오르지 못하고.

그런데 그 순간 내가 가라앉는 그 방향 아래에 갑자기 바다 속에 하얀 조개가 보인다?
엄~청 크고 새하얀 조개인데 거기 매달려야 할 거 같은 거지.
그래서 안간힘을 써서 안 떠오르는 몸을 움직여 그 조개에게 다가가.
그러면 그 조개는 하얀 입을 벌리고 날 맞이해줘.

그 앞에 가서 조개 껍질을 잡고 둥둥 떠 있으면 사실 위에서 비치는 빛도 어둡고 주변은 녹색이고 해서 무서워야 하는데
이상하게, 그 조개만 잡으면 맘이 편해져.
그러면서 마치 엄마 품에서 잠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드는거야.
편안하고 물도 따뜻하고, 불안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그 조개가 나를 딱 지켜줄 것 같은 거지.

내가 지난번에 했던 이야기지만 네가 까먹었을까 봐 다시 해봤어 크크
그 때 말해줬을 때도 넌 이해했으니 이해할 거야 분명히 크크크크크

그런데 이상한 게 뭐냐하면… 꿈을 다시 꾸게 되는 거야 있을 수 있는 일이니까 별 신경 안 썼어.
첫 꿈을 꾸기 시작한 이후부터 한 달 째 매일 꿈을 꾸고 있어.
그리고 꿈 내용이 이전과 다르게 변한 게.. 어떤 날은 그 하얀 조개가 나를 보고 입을 벌리지 않는 때도 있어.
입을 벌리지 않아도 나는 조개를 어떻게든 붙잡으려고 하는데 그때는 이상하게 껍질을 전혀 잡을 수가 없어. 계속 미끄러지기만 하더라구
그러면서 나는 바닷속으로 계속 가라앉아.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피우고 그러는데 너무 무서운데 떠오르지 않고 계속 가라앉기만 하다 꿈에서 깨어나.

그러고 나서 일어나면 하루 종일 마음이 불편해. 나답지 않게 말이지.
뭘 해도 항상 긍정하고 밝은 나인데! 그게 안 되더라구.

그래서 말인데… 나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나 행복하단 말야. 행복한데… 왜 이러지?

혹시 뭔가 있을까?
네가 알면 좀 대답 좀 해주라. 우리 친구잖아!
부탁 할께!

15년 5월 20일.
준석에게 희주가.



//희주에게

편지 잘 받았어.
가끔 만나서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하기는 했지만, 오래간만에 이렇게 편지를 받으니 설레네.
물론 내용 자체는 전혀 안 설레는 거라 좀 당황스럽긴 하다.

그때 네가 말했던 것 때문에 그리고 거기 깊이 공감을 해서 나 그 덕에 스쿠버 다이빙해봤어.
물론 겨우 어드밴스 과정까지만 하긴 했지만, 아무튼 해본 건 해본 거니까.
무섭기도 한데 편안하기도 하면서 네가 들어가니까 확실히 네가 말한 게 확 와 닿긴 하더라.
20m 정도 내려갔을 땐 좀 더 무섭긴 했지만…

아무튼, 그런 꿈을 계속해서 꾸고 꿈 내용이 그렇게 바뀔 때도 있다는 거지?
보통 꿈을 꾸는 사람들이 나에게 그런 걸 물어보면 개꿈이라고 말할 거야.
너도 알다시피 내가 그런 거 해주는 사람도 아니고 보통은 아무 의미 없거든.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네가 말하는 거니까 이야기 해줄게.

너도 알다시피 보통 꿈을 무의식의 발현이라고 보고 있어.
그런 점에서 보자면 그런 반복적인 꿈은 무의식이 의식의 세계로 비집고 나오는 거라고 볼 수 있겠지.
너는 예전부터 너를 붙잡아줄 그런 사람을 항상 갈구해왔어. 나랑 만날 때도 분명 그랬었고.
왜 그런지 이유는 너도 이야기를 꺼려서 나도 알 수 없었지만, 아무튼 그런 게 항상 보였어.

그런데 최근 그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다면 네가 너를 붙잡아줄 무언가를 찾지 못한 그런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되어서 그런 거 같아.
반복해서 꿈을 꾸고 있다면 그만큼 그런 사람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는 거고.
내가 네 상황을 정확하게 몰라서 100% 정확한 판단은 안 된다만 정황상 그런 게 강해 보여
그런 스트레스가 예전에는 포근하고 나를 감싸주던 꿈을 네가 내버려지고 차갑고 그런 꿈으로 바꾼게 아닐까 싶다.

해결방법은 음… 솔직해져 봐.

내가 볼 때 너의 항상 밝은 모습이 너의 그런 불안함을 감추기 위한 가면이야.
모든 사람이 다 그렇지만 너는 그 정도가 다른 사람들보다 좀 많이 심한 경향이 있어.
그렇게 가면을 쓰고 있는데 도무지 이제는 가면과 자신의 맨 얼굴의 괴리가 메꿔질 수 없는 거 같다.

다른 사람에게 솔직해질 수 없다면 본인에게라도 솔직해져 봐.
그리고 솔직해 지기 위해서, 음… 글을 쓰거나 사진을 찍어봐.
자신의 인생이 어떠했는가 글로 죽 정리도 해보고.
그런 종류의 예술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자신을 직시하는데 꽤 많이 도움이 되거든.
다행히 둘 다 내가 하고 있는 거니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고

2015년 06월 03일



//준석에게.

준석아!! >.<
지난번 장문의 편지 너무 고마워.
네가 말한 대로 나 이것저것 생각해봤어.
특히, 내 인생이 어떠했는가 정리를 좀 해봤지. 흐흐흐

확실히, 네 말대로 좀 그런 거 같긴 해. 나 말이야. 좀 누군가에게 기댔음 싶고 누가 정해줬음 싶고 그런 거.

나, 생각해보니까, 이때까지 엄마가 시키는 대로 살아왔었어.
내가 엄마에게 반항해 본 건 딱 하나잖아. 재수한 거.
그건 도무지 못 하겠더라고. 피만 보면 기절하는데 뭘 어떻게 하겠어. 그땐 진짜 엄마도 어쩔 수 없었지. 크크크.
그래도 그때 너 만난 건 참 즐거웠는데…

그런데 그렇게 재수해서 다른 과 가고 나선 또 딱히 반항도 없이 지냈지.
엄마가 시키는 대로 대학원 갔다가 좋은 회사 여러 군데 취업 성공해서 그중에 엄마가 찍어준 곳에 취업했지 뭐야.
그리고 결혼도 엄마가 시켜서 한 거잖아.
내가 만났던 남자 이야기 했던중에 마음에 들어 하셨던 건 너랑 지금 남편밖에 없었어.
너, 사실 알고 보면 굉장히 퀄리티 있는 남자였어. 흠. 새삼 생각해 보니 아쉽네? 크크크크

내가 만났던 어떤 남자는 다니는 회사가 좀 작다고 뭐라 그러시더라고.
거기도 대기업인데 내가 참 어이가 없어서… 자기가 결혼할 것도 아닌데 말야!
아무튼 우리 엄마 나한테 그랬더라고.

그런데 그 이후론.. 진짜 웃긴게 그 이후론 나한테 이제 뭐라 안 그러신다?
결혼 시켜 놓으니 이제 자기할 건 다 했다고 생각하시나 봐.
그런데 그렇게만 해왔더니 확실히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네 말대로 붙잡아줄 무언가 필요해. 누가 말해주면 좋겠어!!

그래서인가? 사실 요새, 정말 인생이 재미가 없었거든.
어떻게 취업 잘해서 일 하고 있기는 한데, 사실 일 재미 하나도 없어. 아 싫어.
그리고 나 남편이랑도 사실 재미 없어. 그 인간, 그렇게 지루할 수가 없어.
인간 자체도 지루하고 나에 대해 이해도 못 하고…
물론 날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닌 거 같은데 마음에서 통하는 게 없으니까 그냥 잘 모르겠어.
게다가 해외 상사 주재원이다 보니 1년에 한 달을 볼까 말까 하다시피 거의 나가 있는 게 일이야.
이러니 더 친해지기가 힘들고..

나는 맨날 아침에 혼자 일어나서 아침 먹고 출근해서 일 하고 다시 퇴근하면 집에 혼자 와서 티비 보거나 영화 보다가 자고 나면 또 반복.
가끔 맥주 생각나면 맥주나 한 잔 먹고… 그나마 친구라곤 지영이나 가끔 볼까? 다들 이제 결혼하고 애 생겨서 보기도 힘들고 그러네.
어떻게 해야 하지?
하아, 참 힘들다 힘들어.

그래서 음.. 나 무척 고민을 많이 해봤거든.
그래서 어떤 생각이 하나 떠 올랐어.
나를 위한 아주 좋은 생각.
들어볼래?

음… 너 나랑 다시 사귈래?
나 아직 애기 안 낳아서 유부녀지만 쌩쌩해!
잘 생각해서 답 줘. 알았지?

15년 6월 15일
준석을 좋아하는 희주가.



//희주에게

딱 잘라서 말할게. 내 대답은 ‘아니요’ 야

다시 그러기에 우린 너무 멀리 왔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지금 우리의 관계가 나는 딱 좋아.
네 편지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하면서 기분이 확 안 좋아졌다.
우리가 몸을 섞어온 것도 아니었고 그냥 친구 사이로 잘 지내고 있었는데 지금 그런 관계가 될 생각, 단 하나도 없어.
아무리 불륜이 형사 범죄가 아니라지만 그건 아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내가 예전에 너와 헤어질 때, 너에게 그만 만나자고 했을 때 못한 이야기를 좀 해줄게.

넌 나와 서로 기대어 앉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넌 나에게 굳건한 산이 되기만을 원했지. 아니 정확하게는 강요했어.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그건 네가 나를 잘못 본 거야.
내가 그런 사람이기를, 그런 사람이 되어주기를 그런 너의 소망과 생각을 나에게 투영한 거지.
미안하지만 난 그럴 수 없고 그럴 생각도 없어.

하지만 네가 친구로 지내자고 하는 거에 찬성한 건 내가 너와 그만큼 통하는 면이 있어서였지.
나도 그 순간은 이기적이었어. 철저하게 말이지.
내가 널 그나마 잘 이해하듯 너도 내 내면을 이해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래서 연인은 안되지만 친구로 지내자는 거에 찬성한거야

하지만 그 이상 진도를 나가자고 하면 할 수 없어.
나는 너를 지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아니야.
네가 그런 걸 나에게 원한다면, 나는 너와 더 만날 수가 없어.

네가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2015년 06월 16일
준석이 친구 희주에게.



//준석에게

야, 이 병신같은 새끼야!
나처럼 빵빵하고 몸매 좋고 똑똑하고 섹시한 여자가 또 어디 있다고 나를 거절하냐?
너 고자냐?
그리고 네가 나한테 그럴 수 있어?
이 나쁜 놈아!

앞으로 연락하지 마! 넌 친구도 아냐!

15년 6월 17일



//희주에게

너, 네가 한 말 곧 후회할꺼야.
난 절대 네가 그러는 걸 바라지 않는단다.
생각날 때 연락 주렴.
그럼 이만.

2015년 06월 18일
친구 준석이 희주에게.



//준석에게

준석아.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가 지난번에 했던 말 너무 미안해. 내가 너무 내 생각만 했어. 이기적이었어. 사과할게.
사과 받아줄 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정말 미안해.
내가 미쳤었나봐. 나 왜 그랬을까?
네가 그만큼 좋은 사람이라 그런거야… 아무튼 미안해, 다시는 그런 이야기 안 할게. 용서해줘..

아무튼 나 어떻게든 잘 살아보려고 노력 중이야.
그래서 사실 얼마 전에 남편 잠깐 휴가 들어왔을 때 애를 가져보려고 했는데 그것도 쉽지 않더라…
난임까진 아닌데 뭐가 애매한가봐. 쉽지 않더라구. 잘 안 생겨…
그리고 사실…그렇게까지 해서 살아야 하는건지도 모르겠어. 그게 제일 커…
애가 있다고 과연 나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걸까?
왜 이러는 걸까 나. 나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모르겠어, 정말…
매일 밥맛도 없고, 생각은 점점 우울해지기만 하고… 힘드네.

15년 08월 15일
준석에게 사과를 하고 싶어하는 희주가…



//희주에게

아무래도 너 좀 진찰을 받아봐야겠다.
내가 좋은 데 소개해줄 테니 거기로 가봐.
나한테 받으면 아무래도 객관적으로 보기 힘드니까 진찰은 거기서 받고 대신 처방은 내가 해줄게
내 친한 친구라 재정적으로 큰 부담은 안 되게끔 처리해볼게.
알았지?

2015년 08월 17일



// 준석에게

준석아, 나 이제 더는 못 버티겠어.

나, 네가 말한 대로 병원도 꼬박꼬박 열심히 갔고 약도 열심히 먹었어.
그래도 뭐가 나아지는 게 안 보이더라. 왜 그런지는 나도 모르겠어.
선생님께도 말씀드렸는데, 차분히 천천히 생각하자고 그러시기만 하시더라구
네가 말했으니까 열심히 듣고 열심히 하긴 했는데 나아지는 걸 잘 모르겠어.

그리고 거기다 있잖아…

내 남편 있잖아. 주재원으로 나가 있는.
그 자식 알고 보니 거기에 다른 살림 하나 더 차렸더라.
핸드폰에 메신저 뜬 거 보고 알았어. 보니까 애도 하나 있는 거 같애.
어디서 이상한 나라 애 하나 잡아서 그런 거 같은데…
그 망할 새끼.. 죽여버릴 수도 없고 진짜…

거기다 엄마는 그게 다 내탓이래.
잘나가는 이 서방 망쳐놓은 게 내가 정신 똑바로 안 차리고 멍청하게 있어서 그렇다고 그러네.
내가 뭘 어떻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어야 그 새끼가 계집질하는 걸 잡아낼수 있지?

안 그래도 차도도 없는데 이러니까 너무 힘들다
엄마는 나 몰라라 하고만 있고… 도움 하나도 안 되고…
대체 나 왜 이러는 거지?

힘들어…

2015년 10월 15일
희주가



//준석에게

준석아. 나 이제 진짜 너무 힘들어…
나, 이제 그냥 갈래.

너 나랑 갔던 동해 바다 기억하지?
동해 근처에.. 왜 우리 거기 너무 조용하고 차분하다고 좋아했었잖아.
나 이제 계속 거기 있을 거야. 내 생각나면 그리로 찾아오면 돼.
내 신발은 남편보고 찾으라고 연락해뒀으니까 네가 해줄 필요는 없어.
넌 그냥 나란 사람이 있었다는 것만 기억해줘.

그동안 고마웠어. 이젠 그만할게. 이젠 안녕.
하지만 네 잘못은 아냐… 이런 글 남겨서 미안해.
이젠 진짜 안녕.

15년 11월 17일
희수가 사랑하는 친구 준석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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