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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5/11/02 23:29:20
Name   Omnic
Subject   JTBC 마라톤 후기 및 근황
9~10월 합계 마일리지가 200을 간신히 넘어갈 정도로 이번 가을은 저에게 좋지 않았읍니다.

9월부터 다시 몸에 좋지 않은 곳들이 생겼고, 마인드도 뭔가 헐거워진 것이 사실입니다.
공주 32km 대회도 사실 말은 안했지만 간신히 뛰었고, 그래도 425 정도의 페이스가 나왔기 때문에 10월에 잘 하면 되지
뭐 그렇게 좀 안일하게 넘어가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추석 연휴 첫 날 우중주 훈련할 때 이번에는 발목에 문제가 생깁니다.

이때 뭐랄까 마인드적으로 문제가 좀 생긴거 같읍니다. 뭔가 좀 돌아가면서 안좋은 곳들이 생기니까 좀 놔버린거 같아요.
한 3~4년만에 처음으로 달리기가 재미가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이때나 9월이나 케어를 빡세게 했으면 계속 몸이 안좋지는 않았을텐데,
이때 이상하게 몸이 계속 안좋아집니다. 외과적으로 조금씩 안 좋은건 둘째치고 진짜 몸이 계속 으슬으슬했어요. 소위 맛 갔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초기화가 계속 진행되더니 추석 내내 몸이 안 좋았고, 그 결과는 서울레이스에서 440 페이스도 이악물고 뛰어야 할 정도까지 안좋아집니다.
이때는 진짜 충격도 좀 먹었고, 그제서야 자기객관화가 되더군요.

문제는 이 이후에도 10월 말까지 계속 몸이 좋다가 안좋아지다를 반복합니다. 조깅 한두번 하면 바로 몸이 안좋아지고.. 진짜 뭐에 걸렸나 싶었읍니다.
너무 답답하기도 하고, 제마 이런게 중요한게 아니더군요. 제가 탐라에 여러 차례 썼는데 진짜 정말 안 좋았읍니다.
이때부터는 몸 온도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유지하고(약간 덥게), 체중 신경끄고 잘 먹고, 운동량도 신경 끄고 그냥 좀 쉬었읍니다.

이 몸이 안좋은 문제가 무려 저번 주까지 저를 괴롭혔읍니다. 25일날 잠을 잘못 잤는지 등에 뭔가 통증이 제대로 와서 진짜 제대로 못 걸을 수준까지 왔읍니다.
운동이고 뭐고간에 진짜 내가 완전히 죽었구나 아 이거 제마 아예 뛰지도 못하는건가? 하면서 병원에 가봅니다. 다행히 병원에서는 그냥 근육통이다
외과적 문제는 아니다 하더군요.

이때 받은 물리치료가 진짜 음... 제가 근 5년간 받아본 고통 중에 가장 강했읍니다. 할 수 있는건 다 했읍니다. 조언대로 딱딱이도 받고, 마사지도 받고...
진짜 살기 싫은 수준으로 아팠읍니다. 결과적으로 이게 진짜 킥이었읍니다. 이날 기점으로 아픈게 전부 날아갑니다. 몸 상태 계속 이상하던 것도 싹 없어집니다.

다시 조깅을 해 보는데 확실히 컨디션은 괜찮읍니다. 문제는 초기화가 상당히 진행되서 동페이스에 심박이 10~15정도 올라갔다는것...
하지만 좌절할 건 없읍니다. 안 다치는게 중요하고, 이제는 다시 좀 운동을 할 수 있겠다는 안도감이 돌아오면서 달리기하러 부담없이 나갈 수 있게 되었읍니다.
살짝 추워졌지만 저에게는 이게 베스트 온도거든요.


오늘 JTBC는 뭐 훈련이 제대로 안 되었으니까, 그냥 몸 가는대로 뛰어보자...하면서 스타트를 했읍니다. 4km 양화대교 좁아지는 지점도 B조라서 그런가 딱히 병목도 없고, 누구 제끼려는 시도도 없이 그냥 흐름대로 갑니다. 5km 급수대 통과하고 죽 보는데 아직 앞에 싱글 페메가 있읍니다. 어? 이 페메분 첫 5km 페이스 10초 늦추고 그다음부터 420~5로 당기는 페메구나 이거 따라 함 가보다 죽을까 하면서 쭉 따라가 봅니다.

애오개역 업힐 넘어갈 때 다리가 살짝 무겁읍니다. 훈련부족이 슬슬 티나는거죠. 여기 업힐이 좀 길지만 원래 이렇게까지 무거우면 안 됩니다. 이 즈음에서 직감은 했읍니다. 아 이 페메 절대로 끝까지는 못 따라간다. 그렇지만 30km까지만이라도 어케든 따라가보자... 하면서 살짝 거리두고 계속 따라갑니다. 그런데 이번 JTBC 부분 부분 변경된 코스들이 뭔가 작년보다 다 더 힘들더군요... 저만 이렇게 느낀건지 잘 모르겠는데 뭔가 다 더 힘든 느낌이었읍니다.

작년 대비 응원은 더 많이 는 느낌입니다. 진짜 응원단이 들어갈 수 없는 구간을 빼면 전부 빼곡하게 들어찬 느낌입니다. 작년 JTBC도 최고 응원이었는데 올해는 더 합니다. 응원하러 나와주신 분들에게 너무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진짜 재밌게 뛰었읍니다.

27km즈음부터 신호가 옵니다. 슬슬 한계다. 그래도 내가 잠실대교(30km)까지는 버틴다... 하고 가 봅니다. 결국 잠실대교에서 총을 맞읍니다. 페이스가 바로 440까지 떨어집니다. 사실 이게 전형적인 훈련부족 마라톤의 정석입니다. 이러면 나머지 12km는 앞 30km이 '따위'로 고통스러워집니다. 하지만 그래도 오늘은 이렇게 했어야 했읍니다. 지금 이렇게 한번 제대로 밟아놔야 제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앞으로 이걸 바탕으로 훈련을 할 수 있읍니다.

학여울역에서는 완전히 맛탱이가 가기 시작했고, 작년에 이어 수서IC에서는 결국 좀 걸었읍니다. 그냥 뛰어도 페이스가 5분 15초까지 밀립니다. 작년에는 앞에서 435~440이었던 대신 이 구간은 그래도 5분 안 넘고 지나갔는데, 올해는 훈련부족이라 이게 좀 컸네요.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피니시까지 이악물고 들어가서 마무리합니다.


저는 오늘 결과는 꽤 만족합니다. 내가 아주 노베이스는 아니었구나. 초기화가 진행되도 작년보다는 기록이 괜찮았다(JTBC마라톤 기준 320->316)
그리고 다시 달리기가 이렇게 재미있던 것이었구나... 하는 점도 돌아왔읍니다. 대회도 재밌었고, 뛰면서 거치적걸리는게 없으니까 그게 너무 좋았읍니다.
하지만 작년에 생각했던 문제점들은 전혀 고치지 못했고, 뭔가 여름 훈련방법에 문제가 많이 있었다는 결론이 있었습니다.


겨우내 숙제는
1. 재감량
2. 월 300으로 몇달 뛰어도 문제없는 훈련구성
3. 보강운동

인거 같읍니다.


되도록이면 주마다 훈련일지를 갱신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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