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5/09/01 13:32:20
Name   그저그런
Subject   반달곰이 무서워요.
안녕하세요.
최근 곰이 무섭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읍니다.
이런 생각,망상을 하게된 과정을 그냥 두서없이 적어봅니다.

1) 개틀린버그
- 미국 출장중에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을 지나갈 일이 생겼습니다. 그 밑에 개틀린버그라는 도시를 찍고 가는데, 새벽이나 저녁에 곰이 가끔 나온다고 해서 신기했습니다.
그레이트 스모키마운틴에서도 곰 목격담이 제법 있었고..
사람이 사는곳에 곰이 나올수도 있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고, 신기한 마음에 뷰포인트 지날때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홋카이도 여행 1회차
- 홋카이도 가족 여행을 갔습니다.
의외로 곰 표지판이 많더라고요. 대설산 안에서 관광할때 곰 주의하라는 표지가 계속 보였습니다.
여행중 운나쁘게 저녁 8시쯤 혼자 토마무역에서 기차를 타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날은 어둡고, 수풀은 무성한데 승강장에서는 계속 곰 주의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오더라고요.
기차를 30분정도 기다리는데, 이런데서 곰 만나면 꼼짝없이 죽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자연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서 신기한 감각이었습니다.

3) 홋카이도 여행 2회차
- 지난번 홋카이도 여행이 좋았어서 한번 더 다녀왔습니다.
이번엔 지난번 경험 때문에 곰 정보도 찾아봤어요. 가기 몇주 전에 홋카이도 남부에서 사람이 공격 당하는 사건도 있었고..
아니나다를까 여행경로에 있던 니세코 산기슭에 곰을 목격했다는 공지가 있더라고요. 산은 안가야지 싶었습니다.
삿포로에서 니세코로 이동하던중에 관광하러 샤코탄에 들렀습니다. 5시 쯤 도착했는데, 4시반 입장 제한이라 못들어갔어요. 다음날 다시 삿포로로 이동하던중에 일부러 2시간 정도 돌아서 샤코탄을 보러 갔습니다. 여기까지 왔으니 샤코탄은 보고 가야지 싶어서요.
그런데 입장로가 폐쇄되어있었습니다. 어.. 우리 시간도 맞췄는데?? 관리인에게 물어보니 곰이 나와서 폐쇄했다고 하더라고요. 어제 들어갔으면 진짜 곰을 만났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섬뜩했습니다.
제가 샤코탄에서 헤메던 그 날에 홋카이도 동부 시레토코에서는 한 대학생이 곰에게 끌려가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홋카이도는 반달곰은 아니지만 사실 반달곰도 일본에서 공격사건은 많거든요. 반달곰도 같이 무서워졌습니다.

4) 충북 영동군 여행
- 가족들과 충북 영동군에 여행을 갔습니다. 그런데 여기저기 반달곰이 나온다는 경고문이 있더라고요. 지리산에만 있는줄 알았는데 이미 전북을 건너뛰어서 여기까지 나온다는게 신기했습니다.
찾아보니 경남 합천, 충북 보은까지 나오고 민가에 출입한 녀석도 있었다는군요. 인제군에도 몇 마리 있다는것 같고요.


5) 망상 혹은 음모론
- 최근 지리산 국립공원 직원이 하산하다가 실종된지 10여일만에 계곡에서 뼛조각이 발견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집중호우에 휩쓸렸다는데, 물에빠진 사람이 왜 뼈가 발견되지 싶었어요. 물론 지난번 샤코탄 여행 이후로 곰에 대한 걱정이 생겨서, 망상이 생겼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단 반달곰의 반수 이상이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어디에 어떻게 있는지 전혀 관리가 안되는거죠. 그러다보니 내가 곰을 만났을때 곰이 어떤 행동을 할지 전혀 감이 안옵니다. 화가 나거나 배고프거나 아이 있을때, 나랑 만나면 공격할 수도 있을것 같고, 반달곰과 야차룰로 싸워서 이길 자신은 없거든요. 특히 아이랑 같이 있을때 만난다고 생각하면.. 너무 무섭더라고요.


여튼 이런 생각 때문에 저는 반달곰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고, 어지간해서는 가족들과 지리산쪽 여행이나 도시 바깥쪽 등산은 안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어릴때 부모님과 야산들 다니면서, 약초랑 나물들 배우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는 못할것 같습니다. 버켓리스트에 있던 조카와 지리산 종주, 아이들과 설악산 횡단도 삭제했고요.

반달곰 복원사업의 장점이나 이점이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안전하게 관리 하지 않는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로 인한 인명피해가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3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5871 스포츠런린이 첫 하프 대회 후기 8 kaestro 25/11/30 441 12
    15828 정치뉴욕 시장 조란 맘다니의 승리 연설문 7 골든햄스 25/11/07 1125 5
    15789 일상/생각역사 커뮤니티들의 침체(?)에 대한 잡설 10 meson 25/10/19 1206 1
    15770 꿀팁/강좌스마트폰 한글 자판 가이드 7 반대칭고양이 25/10/09 1403 10
    15738 일상/생각‘니덤 퍼즐‘ 이란 무엇일까..? 4 레이미드 25/09/22 1170 5
    15701 일상/생각반달곰이 무서워요. 7 그저그런 25/09/01 1700 3
    15696 역사세계사 구조론 - 서세동점은 필연이었는가? 2 meson 25/08/29 1512 10
    15693 경제한국을 다루는 경제사/경제발전 연구의 발전을 보면서 2 카르스 25/08/28 1395 5
    15650 사회교통체계로 보는 경로의존성 - 2 1 루루얍 25/08/05 1122 7
    15649 문화/예술OTT 서비스별 이용 후 감상 8 당근매니아 25/08/04 1530 2
    15647 도서/문학『편안함의 습격』- 절대반지의 운반자는 왜 호빗이어야 했는가 10 kaestro 25/08/02 1364 7
    15601 일상/생각당구공의 경로마냥 빛의 경로를 계산해 본다는 것. 8 메존일각 25/07/11 1141 1
    15578 일상/생각급속한 체중 감량이 삶과 관계에 미치는 영향 7 azureb 25/07/04 1622 5
    15560 창작평행 세계에서의 인터넷 역사 5 nothing 25/06/29 1377 0
    15521 도서/문학장르소설은 문학인가? - 문학성에 대한 소고 26 meson 25/06/14 1970 12
    15518 일상/생각감각은 어떻게 전이되는가 – 타인이 그려낸 감각의 지도 4 사슴도치 25/06/13 1437 10
    15513 사회교통체계로 보는 경로의존성 - 1 6 루루얍 25/06/11 1595 17
    15491 정치개표 참관 후기 5 dolmusa 25/06/04 1683 19
    15466 정치이재명식 재정정책은 과연 필요한가. 다마고 25/05/28 1642 3
    15454 기타쳇가씨 꼬드겨서 출산장려 반대하는 글 쓰게 만들기 2 알료사 25/05/22 1537 0
    15444 스포츠축구에서 공간을 숫자로 해석해보기. 10 joel 25/05/16 2323 23
    15404 일상/생각인생 시뮬레이션??ㅋㅋㅋ 1 큐리스 25/04/25 1860 0
    15323 문화/예술천사소녀 네티 덕질 백서 - 8. 문화적 다양성 2 허락해주세요 25/03/17 1977 6
    15277 기타한국인의 족기 우위 무술과 등자의 등장의 연관성 8 bluepills 25/02/21 2076 5
    15266 일상/생각'자폐아가 많은 부모의 직업'과 관련된 고도로 체계화하려는 성향 45 하얀 25/02/14 3785 8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