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5/07/11 02:54:58
Name   메존일각
Subject   당구공의 경로마냥 빛의 경로를 계산해 본다는 것.
전 평생 당구를 해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다만 아주 예전, 당구에 푹 빠졌던 지인의 말은 기억합니다. "밤에 누우면 천장에 당구대가 그려져. 천장을 보면서 당구 연습 해본다."

역시 아주 예전, 티비에서 우연히 프로 당구 선수들의 퍼포먼스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어떻게 당구공을 저렇게 몇 번씩 튕기면서 다른 공을 맞히는 걸까? 그들은 마치 공의 미래를 꿰뚫어보는 사람 같았습니다. 이를 테면 당구길을 보는 사람?

조명에 관심을 가지면서 당구길마냥 빛의 길이 연상됩니다. 빛은 당구처럼 그 경로를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지요. 거울에 닿으면 반사되고, 유리창과 디퓨저를 만나면 일부는 투과되고 일부는 굴절됩니다. 안개나 연기를 만나면 산란되고, 부딪히는 물체 색깔이나 재질에 따라 흡수되거나 퍼지죠.

하지만 당구와 빛은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당구공은 질량을 지닌 입자이고 빛은 입자면서 파동이라는 점이죠. 당구공은 운동량, 회전, 반사각 등을 계산할 수 있으면 경로와 결과도 거의 예측할 수 있습니다.

반면 빛은 입자면서 파동입니다. 질량이 없어서 만지거나 느낄 수 없지만 운동량을 갖고 입자처럼 작용합니다. 반면 파동의 성질 탓에 회절, 간섭, 굴절, 산란 등의 현상도 일으킵니다. 따라서 장애물과 만나면 빛은 산란과 반사로 주변에 거의 예측 불가능할 수준의 영향을 미칩니다.

빛 커팅은 빛 컨트롤에서 대단히 중요한 작업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로 빛은 완전히 커팅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어쩌면 빛은 정확한 예측이라기보다 확률과 경향을 이해로 보는 게 더 맞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빛의 궤적이 약간은 예측되지만 아직 그 뿐입니다. 빛의 경로를 그린다는 건 세상의 모습을 계산해 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빛을 완벽하게 계산해 낼 수만 있다면 세상 또한 온전하게 그려낼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이상 뻘소리였습니다. 자야겠다. ㅠㅠ



1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5712 정치이번 주 발의/표결 주요 이슈 법안 요약 후천적평발 25/09/07 1325 4
    15601 일상/생각당구공의 경로마냥 빛의 경로를 계산해 본다는 것. 8 메존일각 25/07/11 1333 1
    15650 사회교통체계로 보는 경로의존성 - 2 1 루루얍 25/08/05 1336 7
    15648 영화승리호 간단한 추가 감상 1 닭장군 25/08/03 1338 0
    15842 오프모임폰금지 독서&각자할일 급모임(오늘 18:30~ ) 44 25/11/12 1348 7
    15652 기타요즘 보고 있는 예능(18) 김치찌개 25/08/06 1366 0
    15874 일상/생각큰일이네요 와이프랑 자꾸 정들어서 ㅋㅋㅋ 14 큐리스 25/12/02 1368 7
    15851 육아/가정아빠랑 결혼만 안 했어도...! (남편: ???) 11 CO11313 25/11/16 1370 15
    15824 철학/종교'나는 절로' 백양사 1호 부부 탄생…주지스님, 축의금 쐈다 12 바이오센서 25/11/03 1376 0
    15743 기타이륜차 자동차전용도로 통행 허가 요청에 관한 청원 28 DogSound-_-* 25/09/25 1381 2
    15616 일상/생각왜 나는 교회가 참 어려울까 10 Broccoli 25/07/15 1382 3
    15660 영화F1 더 무비의 스토리가 그렇게 나온 이유 2 Leeka 25/08/09 1382 2
    15659 의료/건강디지털 치료제는 과연 효과가 있을까? 2 azureb 25/08/09 1384 3
    15787 경제하락/위기론자들이 양치기소년이 된 지금 5 kien 25/10/18 1386 0
    15726 오프모임9월 21일 일요일 서울숲 재즈 패스티벌 함께 가실분 모집합니다. (펑) 21 나루 25/09/18 1389 5
    15636 일상/생각아이들을 가르치기 11 골든햄스 25/07/23 1391 10
    15754 여행미뤘던 구라파 여행..그리고 보상 청구준비하기_1 19 셀레네 25/10/02 1392 8
    15574 꿀팁/강좌필름의 ISO와 디카의 ISO 차이점 +@ (잘못된 내용 수정) 9 메존일각 25/07/03 1393 4
    15500 일상/생각쳇가) 도끼의 언어와 AI의 언어 1 알료사 25/06/06 1394 2
    15755 일상/생각부부로 살아간다는건 서로 물들어가는것 같아요. 4 큐리스 25/10/02 1394 19
    15777 일상/생각밥을 함께 먹고 싶은 사람의 정의와 그 예 2 kaestro 25/10/14 1396 2
    15775 게임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스팀 게임들 8 메리메리 25/10/12 1400 5
    15738 일상/생각‘니덤 퍼즐‘ 이란 무엇일까..? 4 레이미드 25/09/22 1409 5
    15576 문화/예술(노스포)KPOP 데몬헌터즈 감상 4 kien 25/07/03 1410 0
    15687 일상/생각학원 생활을 마무리하며 2 골든햄스 25/08/26 1413 17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