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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5/04/20 19:45:41수정됨
Name   닭장군
Subject   시간이 지나 생각이 달라지는것 2
제가, '세대에 대한 냉소' 라는 좀 도발이 될 수도 있는 글을 썼었죠. 원래는 '시간이 지나 생각이 달라지는것'이라고 쓸려 했는데 뭔가 살짝 안맞는거 같아서 저렇게 썼었습니다. 분류도 원래는 사회였는데 내용이 대놓고 정치라서 정치로 바꿨죠. 저 냉소 제목은 제 나름대로는 살짝 중의적으로 쓴겁니다. 제가 그렇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생략된 주어에 다른 주체를 넣어도 다 말이 될 겁니다. 특정한 세대의 전유물은 아닌것 같거든요. 우리 윗세대는 우리를 냉소했고, 우리는 우리 윗세대를 냉소했고 이제 아랫세대도 냉소하고, 우리 아랫세대는 우리를 냉소하고 나중에는 또 자기 아랫세대를 냉소하겠죠. 또한 저처럼 자신이 속한 세대의 뻔뻔함이나 모순을 보고 스스로의 세대에 냉소하기도 하고요. '나빼고 다 비정상'은 소위 쿨병걸린 사람들만 그런게 아니죠.

남을 비웃고 남을 냉소하다보면 그 끝은 스스로에 대한 냉소인 것 같습니다. 제가 그렇거든요. 여기까지 오면, 더 늦기 전에 겸손하려 노력해야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예 생각을 안하고 살거나, 아니면 뻔뻔하게 철면피로 평생 살 수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에는요.
냉소를 혐오로 바꿔도 문장이 성립할 것 같습니다. 적대라고 바꿔도 되겠고요. 그러니 세대갈등이란게 늘 있는거겠죠. ㅋㅋㅋ

하여튼 이왕 시간이 지나니 저렇게 생각이 변했다는 글을 쓴 김에, 생각이 변한것들 몇게 더 자잘하게 끄적거려 보자면..

1. '국민은 잘하는데 정치하는 것들이 문제'에 관해
예전에는 저도 이소리 자주 했습니다. 그런데, 좀만 생각해보면 아니잖아요. 정치인은 표따라 간다는데, 그럼 그 표를 누가 주냔 말이죠. 기술의 한계로 진짜 소수가 오래오래 독점도 가능했던 옛날옛날 같으면 몰라도, 최소한 지금은 우리가 정치인을 움직이는 것이니, 일단 정치인부터 욕하고 보는건 의미없고 무책임한 일 같습니다.

2. '어른말씀 틀린거 없다'에 관해
예전에는 대놓고 헛소리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냥 '어른들 말이 결론적으로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지만 그런 말을 하게 된 나름의 이유는 있다.' 정도로 해석합니다. 그러면 쓸모있으면서 말도 되니깐요. 어차피 속담이라 한 단면을 축약하고 과장해서 표현했을테니.

3.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에 관해
예전에는 대놓고 헛소리 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가 나게 할 방법은 많으니깐요. 보통 이 속담을 대개 마녀사냥을 하기 위한 용도로 쓰는 경우도 많고요. 그런데 지금은 그냥 '땐다'는 말 자체를, 모든 행위를 포괄하는 표현으로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모함을 하거나 사기를 쳐서 연기가 나는것 처럼 연출하는 것도 '때는 행위'인 것입니다. 그러면 쓸모있으면서 말도 되죠. 어차피 속담이라 한 단면을 축약하고 과장해서 표현했을테니.

갑자기 이것저것 비슷한거 생각나는게 많아서 글을 갈기기 시작했는데, 막상 쓰다보니 되려 다 까먹어서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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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루얍
    ㅎㅎ 저는 1번은 더 나아가서 일부 예외상황만 빼면 정치하는 것들은 문제가 별로 없고, 국민들이 못하는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긍정하려면 모든 문제도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할 수 밖에요.
    1
    과학상자
    저는 1번에 대해 글쓴이와 일부 비슷한 입장을 가지면서도, 국민의 문제를 들춰내서 냉소하는 건 별 효용이 없고 쌈질만 부추기니까 정치인들이 대신 매를 맞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뭐 저딴 놈에게 표를 주는 놈들이 다 있어? 왜 저딴 놈 편을 들지? 하면 다시 반대로 너는 왜 그딴 놈 편이냐고 패싸움이 나기 딱 좋으니 정치인들이 서로 대신 맞을 샌드백이 되는 겁니다. 모두가 정신 차리자, 수준 높은 유권자가 되자 하는 건 모두 바르게 살면 된다 같은 얘기고... 그래도 누군가를 조져서 변화를 촉진하고자 한다면 나서서 맞겠다는 사람 조지는 게 나으니까요.
    2
    닭장군
    하긴, 그 조차도 정치인이 하는 일이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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