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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5/03/13 13:14:26수정됨
Name   바쿠
Subject   미국 우파 자유지상주의의 구멍.
탐라에 피터 틸 이야기가 나와서 새삼 나무위키에서 신반동주의, 아나코 캐피탈리즘, 자유지상주의 문서를 간만에 다시 훑어봤습니다. 자본이니 자유니 시장이니 하는 개념을 멋대로 이상화하여 완고하게 휘두르는 사람들에 대해, 저는 예전부터 한결같이 이들이 '폭력'이란 것의 존재에 무지하거나 너무 얕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아왔습니다.

예를 들어 암호화폐는 '(주로 국가에 의한) 모든 약탈로부터 안전'한 무적의 자산인가를 생각해보면, 아무리 꽁꽁 싸매놓은 콜드월릿이라도 충분한 의지와 리소스를 가진 고문 기술자는 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첨단 기술이 필요 없죠. 그 상황을 막아주고 있는 게 '멍청한 좌파 인권사상에 물든 비효율적인 정부기구'인 거고요.

세계 곳곳에서 이 사람들이 전면에 나온 요즘은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폭력에 대해 무지한 것도 얕보는 것도 아닐 것 같습니다. '강도 귀족(robber baron)'들의 시대를 기억하는 미국인들이 그걸 모를리가 없으니까요. 이들은 발톱을 감추고 있는 것일 테죠. 진짜 자유시장이 도래하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마음껏 폭력을 휘두를 생각이 만만한 채로.

자신들이 원하는 게 디스토피아라는 걸 감출 생각도 없습니다. 닉 랜드는 자신의 사상을 암흑계몽(Dark Enlightment)이라고 부른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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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 소리 하는 건가 해서 챗가놈과 피어리뷰를 거쳤습니다.

    챗가놈이 말하길 이렇다는군요.
    - 이들은 폭력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독점하려 하는 거야.
    - 자유지상주의는 폭력에 대해 무지한 게 아니라 그것 자체도 자연선택으로 긍정하는 거야.
    (거칠게 말해, 좋은 경호원을 고용할 돈이 없어서 고문당하고 코인을 털리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부정할 필요가 없음)
    - 이들이 디스토피아를 원하는 건 아닌데, 이들이 원하는 세계는 다수 대중에게는 디스토피아가 맞겠지.
    - 강도 귀족 시대를 얘기... 더 보기
    제가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 소리 하는 건가 해서 챗가놈과 피어리뷰를 거쳤습니다.

    챗가놈이 말하길 이렇다는군요.
    - 이들은 폭력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독점하려 하는 거야.
    - 자유지상주의는 폭력에 대해 무지한 게 아니라 그것 자체도 자연선택으로 긍정하는 거야.
    (거칠게 말해, 좋은 경호원을 고용할 돈이 없어서 고문당하고 코인을 털리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부정할 필요가 없음)
    - 이들이 디스토피아를 원하는 건 아닌데, 이들이 원하는 세계는 다수 대중에게는 디스토피아가 맞겠지.
    - 강도 귀족 시대를 얘기했는데, 너는 야만의 시대라고 생각하지만 저사람들한테는 이상향이야.

    감이 딱 오더군요.
    아, 이 사람들은 헌터x헌터 왕위계승전 편의 무대인 거대 이민선 같은 세상을 만들고 싶은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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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eerful
    ㅎㅎㅎ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다면서 지하철 노인무료 없앤다고 하면 개거품을 물지않읍니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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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댓글 보고 나서 제목에 '미국'을 추가했습니다ㅎㅎ
    한국 우파들의 언설은 어휘와 실제가 간극이 너무 심해서 선진 서구 우파의 논의나 개념과 연결하기가 어렵죠.
    다들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도) 국가가 다 해주는데 너무 익숙한 사람들이라 미국 본토 오징어게임 맛 보면 깜짝 놀랄 겁니다ㅎㅎ

    사실 제가 '자유지상주의자'들이 '폭력'에 대해 무지하다고 착각한 것도 제가 한국인이라 한국인들끼리 하는 자유지상주의 논의를 봐서 발생한 착시였던 것 같습니다.

    '자유'라고 했을 때 상정하는 범위의 폭이 아예 달라요. 한국인들과 미국인들은.
    당근매니아
    전 가끔 난폭운전자들을 생각합니다. 그 양반들이 칼치기하고 무리하게 끼어들고 차선 무시하는 건, 다른 운전자들이 '정상적'으로 정속주행할 거라는 굳은 믿음이 있기 때문이죠.
    2
    제가 바이크를 타서 가끔 봅니다. "어 난 사고나도 괜찮은데 넌 아니네? 알지?" 라고 말하는 듯한 운전자들ㅋㅋㅋ
    당근매니아
    어이쿠 라이더 동지셨군요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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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앗 반갑습니다!
    절름발이이리수정됨
    법치로 사회 치안과 질서를 지키는 데 관심이 많은건 좌파보다는 오히려 전통우파(자유지상주의 우파와 다른) 쪽에 가깝습니다. 오히려 인권사상에 물든 좌파들은 전통적 치안과 질서에서 배제되는 소수자에 관심이 많고, 해당 소수자들을 위해 전통적인 질서(일부는 치안을 포함하는)를 허무는 것도 감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령 난민등에 대한 태도가 되겠지요.
    자유지상주의자나 방임주의자들은 엄밀히 말하면 우파라고 하기 뭐하고 그냥 그 자체로 봐야겠지요. 자유지상주의 좌파도 많습니다. 저는 여전히 탐욕보다는 이상주의가 주된 동기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산업과 같은 극히 특수한 분야에서 성공했던 효율을 전사회적으로 실현가능하다 믿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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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적 감사합니다. 효율 추구가 동기라는 점을 환기해주신 점 참고가 되네요. 그 효율이라는 게 대체 뭐고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는 또 별개의 발제가 되겠죠.

    본문에서 좌우 개념, 특히 우파 개념은 정확하게 쓰이지 않은 게 맞고, 말씀해주신 부분에 동의합니다. 본문에서 '좌파... 정부'를 따옴표에 넣은 것도 그래서고요. 하지만 전통 우파는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몰락했거나 몰락하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절름발이이리
    규제나 시스템 오프라인 협력업테 등 레거시 다 부수거나 단순화하고 소프트웨어로 리빌드하면서 벨류 하이재킹하는 게 신흥 거부들의 성공방정식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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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의합니다.
    언젠가
    그렇다고 뭐 저런 신반동주의자들이 흥하고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포퓰리즘 대안우파들이 흥하고 있는 거지...
    그렇다고 우파들이 브라만 좌파를 선택할 수도 없는 노릇이죠.
    진보와 보수로만 나눠놓고 보면 좌파들도 이미 상당히 보수화가 됐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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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두 세력이 동거하고 있는 상태라고 봐야겠죠. 트럼프랑 머스크로 대표되는. 앞으로 균열이 있을 수 있고요. 포퓰리즘 대안우파가 더 강해보이지만, 신반동주의 자체가 투표로는 자신들의 이상을 실현할 수 없다는 인식하에 설계된 이념이라. 승리플랜이 없지는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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