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4/10/03 22:08:58
Name   타는저녁놀
Subject   흑백요리사 8~9화 팀전 우승팀 분석 (스포)
제목 스포가 될까봐 비껴 적었지만, "최현석은 고가 전략 만으로 승리했는가?" 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 글은 원래 화요일에 흑백요리사 나온 거 다 보고나서, 사람들 반응 보려고 디씨 흑백요리사갤러리 들어갔는데 (좋아하는 커뮤니티는 아니지만 이런 거 반응 보려면 디씨 갤러리만한 곳이 없으니 ㅎ) 최현석의 승리를 너무 폄하하는 느낌이어서 <최현석 팀이 가격 만으로 이긴 건 아님> 이라는 글을 올리고 잤다.

디씨에 안 맞게 너무 길게 써서인지 조회수도 안 올라가고.. 아오 디씨에 진지한 글을 길게 쓴 내가 바보지 ㅋㅋ 하면서 자러 갔는데요. 그런데 다음 날 보니, 여기저기 커뮤니티에서 제가 쓴 글이 돌아다니더라고요. 회원가입도 안 되어 있을 것 같은 펨코에 올라간 글은 조회수가 23만이 넘어가던데... (여담으로 블로그 7년 만에 50만 찍은 게 최근인데 ㅋㅋ;;)


계산은 챗GPT로 돌렸습니다. 수식이야 간단하고 계산 자체도 난이도가 높진 않지만 기본적으로 노가다로 풀어야 하는 번거로운 부정방정식이라 (뭐 간단하게 풀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배운 적이 없어서...) 직접 계산해야 했으면 안 했을 것 같습니다. 이과생 같다는 댓글도 많았지만 문돌이입니다.


아래는 처음에 올린 글인데, 여기 다시 올리면서 약간의 추가적인 설명과 보정을 곁들인. (이탤릭으로)

애초에 반말로 작성된 글인데 다 고치긴 힘들어서 그냥 반말인 점은 양해를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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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처음부터 정답을 알고 시작한 건 아니었다. 팔리기도 많이 팔렸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거였고. 계산하다보니 많이 팔렸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우선 방송에서 주어진 정보는 메뉴당 가격(그러니 평균 가격도), 매출, 제일 많이 팔린 접시가 딤섬 39접시라는 정보. 소비자는 20명. 이 정보로 일단 대략 얼마나 팔렸을지 계산해봤다.

어차피 정확한 데이터는 알기 어렵기 때문에 그냥 매출을 평균 가격으로 팔아서 몇 접시나 팔렸을지 계산했다.


평균가격 / 매출 / 팔린 접시 (매출÷평균가격으로 어림계산)

에드워드 리: 24,300원 / 1,498,100원 / 61.7개

최현석       : 45,333원 / 4,774,000원 / 105.3개

트리플 스타: 25,333원 / 2,220,000원 / 87.6개

방출자 팀   : 22,000원 / 1,348,000원 / 61.3개



1. 최현석 팀이 팔기도 많이 팔았다.


고급화 전략이 먹히기도 한 거지만 훨씬 많이 팔았다.



2. 꼭 동일한 메뉴의 재주문이 아니더라도, '팀 단위' 재주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대충 60개 팔린 건 이렇게 보면 됨. 20명이 각 식당 메뉴 3개를 전부 하나씩 시키면 당연히 개별 식당의 주문 수는 60건.

물론 어딘 안 시키고 어딘 덜 시키고 하는 사람도 있었겠지만.. 평균적으로는 어느 정도 수렴할 걸로 보고.

최현석 팀의 메뉴만 인당 평균 5개씩 먹었던 것. 기본 3개 (각 하나당) 시켜서 맛을 보고 추가로 2개를 더 주문했던 거지.


3. 트러플 금까스도 많이 팔렸다.


방송에서는 거의 언급도 안 되었던 트러플 금까스. 과연 망했을까?

1) 제일 많이 팔린 게 정지선의 딤섬 39접시임.

2) 그러면 알밥과 랍스터 짬뽕의 맥스는 38접시. (동률은 없다고 봤을 때)

3) 알밥, 짬뽕을 38접시 팔았다고 가정하면 금까스는 대충 27접시 팔림. (딱 떨어지진 않음)

4) 알밥, 짬뽕이 그보다는 덜 팔렸다면 금까스는 더 올라가겠지.

실제로 계산을 돌려 보니

x=트러플 금까스, y=캐비어 알밥, z=랍스터 짬뽕

36x+58y+42z=4774

0≤x,y,z≤39 (그냥 동률도 나올 수 있다고 가정)


이거에 해당하는 정수해는 세 쌍이 나옴.

(x=37, y=34, z=35)

(x=38, y=37, z=30)

(x=31, y=37, z=36)

트러플 금까스도 최소 31, 최대 38 그릇 팔림.


이렇게 많이 팔렸는데도 불구하고 방송에 왜 안 나왔는지는 알 수 없다. 아마 다른 두 메뉴에 비해 특색이 덜하기도 하고, 만약 이것까지 잘 팔리는 걸 보여주면 1위 대결에 대한 긴장감이 아예 없었을 거다.


4. 애초에 맛이 좋았고, 평도 좋았던 것. 그리고 진짜 변별력은 희소성.


어차피 내 돈 나가는 거 아니니까 그 안에서 비싸다고 더 사먹었을까? 어차피 2만원을 내건 5만원을 내건 내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는 것도 아니고, 아낀다고 내 주머니로 남은 걸 챙겨주는 것도 아니다. 그냥 그 자리의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이 먹을 메뉴를 결정할 때 어떤 변별력도 없었다고 보는 편이 더 낫겠다. 만약 나라면 어떤 걸 중요시해서 더 먹었을까 싶으면 맛과 희소성이다. 그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 중에 맛있는 걸 먹어야겠지.

이 지점에서 동파육, 마파두부, 텐동 조합이 왜 최하위였는지 알 수 있다. 동파육과 텐동이라는 게 밖에서도 퀄리티 높은 걸 찾아먹을 수는 있으니까. 심지어 '줄 서서 먹는 집'이라는 건 바꿔 말하면 '줄 서면 먹을 수 있는 집'이 된다. 꼭 그 안에서 먹을 수 있어야 한다.

반대로 제일 많이 팔린 정지선 쉐프의 딤섬은 딤섬의 여왕이라는 이름값, 그 자리에서만 먹을 수 있는 딤섬, 많지 않아서 추가로 먹기 부담스럽지 않은 양이 되겠지.

'알밥'도 어떻게 보면 정말 평범한 메뉴여야 하는데, 사람들이 김에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시식단이 희소성을 만들어낸 케이스로 볼 수 있겠다. 랍스터 짬뽕은 그냥 가성비도 뛰어났던 것 같고. 어떻게 보면 높은 가격은 스노비즘을 자극한 게 아니라 오히려 희소성을 강화시켜준 게 아닐까 싶기도.


5. 어떻게 그렇게 빨리 팔았을까?


2시간30분이라는 시간 동안 100개가 넘는 메뉴를 내보냈다. 메뉴 하나에 평균 1분30초 걸린 셈이다.


애초에 빨리 나갈 수 있는 메뉴 (알밥 특히) + '짬뽕'을 완벽한 프렙으로 패스트 푸드처럼 만들어 버림.



결론.

가격 및 판매 전략 설정도 좋았지만, 팀 단위 재주문도 많았고 (퀄리티가 좋아서 그랬겠지?) 주문도 빠르게 소화해내면서 매출 뿐 아니라 판매량까지 압도적으로 1등 함.

빨리 내보낼 수 있는 메뉴 선정에, 주문량 소화해낼 수 있는 완벽한 준비.

그냥 모든 면에서 압도해버렸어.

처음엔 단순히 방송 이해도가 높고, 공격적인 전략이 잘 맞아 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끝나고 나서 보니 상당히 확률 높은 전략이었고 (당연히 모든 정보를 알고 시작하는 게 아닌 이상, 완벽한 전략을 짤 수는 없고) 전략이 잘 맞아 떨어졌을 때 완벽한 준비로 그걸 소화해냈다. 진짜 이거야말로 최현석의 짬에서 나온 바이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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