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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4/07/10 09:59:11
Name   꿀래디에이터
Link #1   https://m.sports.naver.com/general/article/001/0001038710
Subject   시위를 막아라(추억)
갑자기 찾아온 여유에 옛날 생각이 잠시 나네요

저는 현재는 없어진 전경대에서 군생활을 했습니다.
시골에 있는 부대라 서울 처럼 출동량은 많지 않았으나
이상한 부조리와 구타는... 기안의 노병가를 보시면 재밌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런 무거운 이야기는 아니고
그래도 군생활 중 나갔던 출동 중 에피소드 하나를 풀어볼까 합니다.

보통 출동이 있으면 그 전주에 팩스로, 급한 내용은 하루전이나 당일에도 청에서 연락이 옵니다.
해당 건은 신사적으로 미리 집회 신고가 된 사항이라 그 전날 미리 장비도 정리하고 장소도 부대 근처라 룰루랄라 출발을 했죠

당시 저는 뭘 물어볼 짬이 아니라 그냥 시키는대로 배럭에서 나온 마린처럼 이동하는 존재인지라
체육관 앞에서 시위자들을 막으라는 지시에 따라 이동을 했는데,

그날의 시위자는 씨름선수들 이었습니다.
이봉걸 씨를 포함한 30여명의 선수가 서서 플랭카드를 들고 계셨는데...
그들은.. 그들은.. 거인이었습니다.

우리 일반인 100명이 봉이든 방패든 최루탄이든 뭘로 무장해도 택도 없다는 것을 동물의 본능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삼국지로 치면 관우, 장비, 안량, 문추, 장료, 여포, 서황, 허저, 전위, 감녕, 태사자, 조운, 조인, 장합, 황충, 마초, 손견, 조창, 위연, 방덕 등 무력 90이상 장수 30명을 황건적 1호에서 100호가 모여서 막아야 하는 상황???

이를 체크하러 온 경찰서 아저씨들도 헛웃음만 지으셨습니다.
범죄도시 마동석 처럼 보이던 형사계 아저씨들도 그날 만큼은 귀요미로 보였습니다.



물론 그날 오신 선수분들이 힘을 쓰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하시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인터뷰 등 할거 다 하시고 기념사진도 찍어 주고 가셨습니다.

그분들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아마도 제가 할말이 있어서 유치원에 갔는데 새싹반 어린이 일동이 출입을 막는다며 아장아장 걸어 나오는 걸 보는 기분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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