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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4/06/16 00:08:06수정됨
Name   알료사
Subject   스타여캠단신) 우끼끼즈의 테란 에이스
2024년 초 아프리카 스타판은 전대미문의 무모한 실험을 강행했고 여름으로 접어드는 현재 대단히 성공적인 마무리를 앞두고 있읍니다.


그것은 바로 JPL, 팀 단위 풀리그 진행이었읍니다.


기업 단위의 후원이 없고, 대학이라는 간판을 내걸었지만 실제 대학은 아닌, 단지 역할극에 불과한 개개인의 협업으로 유지되고 있는 수많은 팀들..


스타를 가르치는 교수가 있고 스타를 배우는 학생이 있어도, 가르치는 능력, 배우는 능력과는 전혀 동떨어져 있는 수입구조.


누구는 열심히 하고 잘 해도 돈을 덜 벌고, 누구는 놀면서 하고 잘 못해도 돈을 쓸어담는 부조리함.


작정하고 나쁘게 표현하자면 성적 상품화에 게임이라는 외피를 입혀 교묘한 눈속임으로 그것을 지속가능한 형태의 수익모델로 완성시켜놓은 판.


그래서 게임이라는 활동을 하지만 사실은 그 주체들의 진짜 목적은 게임이 아니며,


대학이라는 크루를 둘러싼 여러가지 사건사고들로 스토리를 써가고 그 흐름 안에서 각자가 요령껏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여 개개인의 후원자를 확보해서 생존싸움을 하는 세계.


겉으로 보기에는 팀(대학)이 있지만 사실 그들을 구속하는 월급이나 연봉이 아예 없고, 겉으로 보기에는 게이머지만 각자의 경쟁력은 예능인의 그것으로 마련해야 하는 그런 세계에서 어떻게 이해관계와 스케줄이 모두 다른 수백명의 인원들을 팀 단위 풀리그라는 획일적인 장기 일정에 묶어 놓을 수 있을까. 과연 그런 구상에 현실성이 있는 것인가.


이 말도 안되는 것처럼 보였던 대회를 처음으로 제안한 시조새라는 인물에 대해서, 그가 만든 JSA라는 대학과 뒤이어 들어온 부천? 자본에 대해서 떠들고 싶지만 그것은 잠시 미루어 두겠읍니다.


많은 이들의 우려에도 다행히 대회는 제법 순조롭게 진행되었읍니다. 광기의 2022년과 약간의 휴지기를 거친 2023년 신규 대학들의 실험적인 모험을 거치면서, 이 거친 무법지대에서도 어느정도 각자의 위치에서 무엇이 서로에게 이득이 될 것이며 거위의 배를 가르지 않고 공생할 것인가에 대해 슬기로운 노하우를 터득한듯 보였읍니다.

전프로 출신들은 프라이드를 조금은 내려놓을 줄 알게 되었고, 무명 아마고수들은 우리가 남자라서 억울하게 희생한다는 자격지심에서 조금은 벗어났으며, 여캠들은 우리가 예쁘고 잘나서 돈을 버는 것도 있지만 그래도 이 판을 있게 한 게임의 역사와 우리를 가르쳐 준 하꼬 게이머들에 대한 존중과 감사의 마음을 조금은 가지게 되었거든요.


위선이었을지언정.


JPL이라는 리그가 치루어 지는 동안, 리그에 참가한 모든 대학과 소속 교수들, 학생(선수)들은


비록 그것이 가짜였고 역할극이었고 연기였지만, 각각의 배우들은 최선을 다해 가르쳤고 배웠고 나가서 싸웠읍니다.


그 결과 정말 온게임넷, MBC게임 시절 프로리그를 방불케 하는 치열한 승부와 명경기가 속출했고 정규리그의 마지막 순간까지 경우의 수를 따지며 피를 말리는 대접전이 펼쳐졌읍니다.


어쩌면 일종의 짜고 치는 프로레슬링 같은 판이면서도 게임이 시작되고 gg선언이 나오기까지의 그 시간만큼은 진검승부였다는 거시었죠..


여기에 얽힌 많은 드라마들도 소개를 미루겠읍니다.





지금은 우끼끼즈의 테란 에이스에 대해서 말하는 자리니까요.

우끼끼즈는 아쉽게도 이번 JPL에 참가하지 못했읍니다.

JPL을 앞두고 대회 방식과 여러 규정들을 협의하는 자리에 각 대학의 수장들이 모였었는데

거기서 논의된 중요한 안건 중 하나가 <대결미션>의 유무 여부였읍니다.


JPL이라는 대회의 우승상금이 있지만, 수천만원의 상금으로는 그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3개월 이상 개인방송 일정을 저당잡혀야 하는 BJ들에게 보상이 될 수 없었읍니다.

그래서 각 매치마다 시청자들에게 별풍선 후원을 받는게 <대결미션>입니다. 팀 단위 경기가 있을 때마다 구성원들이 제각각 별풍을 모아서 합쳤다가 경기 후 승자에게 일일히 수작업으로 정산하는게 번거로웠기 때문에 아프리카에서 그 과정을 자동화시킨 수금 시스템이었죠.

게임의 승패 못지않게 <어느 팀에서 별풍 후원이 더 많이 나오는가>또한 각 대학 팬덤의 첨예한 자존심 싸움이었고, 풍 수수료 뜯어먹기에 도가 튼 아프리카는 그 자존심을 묘하게 자극하도록 대결미션을 만들어서 매번 상상을 초월하는 후원금액이 나오곤 했읍니다.

단, 팬덤이 크고 강한 메이저 대학에 한해서..

상대적으로 영세한 우끼끼즈의 수장 신상문에게는 대결미션이 부담이었읍니다. 구단주급 큰손이 적고, 소속 학생들의 열혈팬들이 충당하게 될 것이 뻔했는데 짐을 지우기 싫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눈앞의 승리보다는 시간을 두고 학생들의 성장을 기다려 주는 우끼끼즈 고유의 팀 컬러상 처음 시도되는 대규모 리그라는 것이 꽤나 큰 리스크로 여겨졌구요.

신상문이 대회 불참 의사를 밝힌 이후 주최측은 연쇄이탈을 막기 위해서 대결미션을 도전미션으로 바꾸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읍니다. 도전미션은 패배팀의 별풍선이 후원자에게 환불되는 시스템으로,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어느정도 완화시켜 BJ들의 스트레스를 상대적으로 줄여 주는 방식이었읍니다.

풀리그의 과중한 경기수가 BJ들을 지치게 만들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충분한 휴식기간을 안배한 경기 일정으로 대회에 참여한 모든 팀들이 낙오 없이 끝까지 완주했습니다. 부정적인 측면을 좀더 걱정해서 대회에 불참한 캄성과 우끼끼즈는 결과적으로 판에서 붕 뜨듯 소외되었고 급기야 캄성의 김윤환과 김성대는 팀을 해체하기로 결정합니다..

우끼끼즈 또한 그동안 유스때부터 애지중지 키워낸 성골 5티어 '태영'이 자퇴하는 등 위기를 맞게 됩니다. 신상문은 자구책으로 변현제에게 코치로 와 주십사 오퍼를 넣었읍니다. 남아있는 주축 프로토스 학생들과 시너지를 낼 요량이었읍니다. 소 잃은 후에라도 외양간은 고쳐야 했기에..

변현제는 한가지 조건을 내걸었읍니다. 우끼끼즈와 JSA와의 대학대전에서 경기력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것이었읍니다. JSA는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짓고 포스트시즌에서 결승에 올라올 팀이 정해질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는 중이었읍니다. 여유있게 친선전 치르듯 붙는 JSA와는 달리 우끼끼즈는 거의 팀 존폐의 사활을 걸다시피 비장한 각오로 임해야 했읍니다.

이윽고 9판 5선승제의 대전이 시작되었읍니다. 2:2 스코어에서 우끼끼즈의 테란 '또루시'가 JSA의 프로토스 '링고'를 이기고 3:2로 앞서나가는 순간, 사고가 터졌읍니다. 게임을 이겼는데도 경기 내용에 만족하지 못한 시청자들의 훈수 채팅이 빗발치자 화가 난 또루시가 "대학대전 하기 싫다" 라고 내뱉고는 자리를 떠 버린 것이었읍니다..



또루시의 그 한마디는 일파만파로 걷잡을 수 없이 우끼끼즈의 민심을 무너뜨렸고, 대전을 지켜보던 여러 전프로 BJ들의 빈축을 샀읍니다. 특히 우끼끼즈가 애타게 바라보던 변현제는 "그럴거면 대학에 왜 있어?" 라면서 실망을 감추지 못했읍니다. 그동안 우끼끼즈에 불만이 쌓여 있었던 흑화팬들과 안티들의 성토가 폭발하듯 한꺼번에 터져나왔읍니다.. 저 발언 때문에 변현제는 오퍼를 거절할 것이다 -


우여곡절 끝에 4:4 동률이 만들어졌고, 핀볼 추첨에서 마지막 경기 출전자는 기구하게도 다시 한번 또루시로 결정되었읍니다. 또루시는 광장의 한복판에서 돌을 든 군중들에게 둘러쌓였읍니다. 모두가 '합법적인 처형'을 벼르고 있는 가운데 우끼끼즈의 운명을 건 승부가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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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은 극에서 극으로 뒤바뀌었읍니다.

광란의 채팅창을 수놓는 <우리가 미안해> 문구들,

우끼끼즈는 지옥 끝에서 부활했고 또루시는 눈물로 화해를 청했읍니다.

무관심 속에 있던 2024년 또루시의 대학대전/CK 전적이 뒤늦게 부검되었는데,

그때까지 도합 9승 1패로 약체 우끼끼즈의 소녀가장이었다는 것이 밝혀졌읍니다.

또루시의 실언은 '시시해서 하기 싫어졌다' 드립의 소스가 되었읍니다.





경기 직후 관련 게시물 베스트 댓글들







변현제 코치직 수락 소식을 전하는 신상문과 기대에 찬 학생들의 표정.


변현제는 현 아프리카 별풍수입 수위권을 다투는 김인호와 박퍼니의 러브콜을 마다하고 "먼저 제안해 줬다"는 단 한가지 이유로 ㅈ소 수장 신상문을 선택, 이른바 '엑셀대학' 창단 흐름에 합류하지 않은 낭만파의 대열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되었읍니다..









엑셀 - 예쁜 여자들이 수십만원 상당의 별풍을 받고 채 1분도 안되는 분량의 춤을 춘다..  그다지 뛰어날 것도 없는 선정적인 춤을 몇시간이고 이어 추도록 끊이지 않고 그 단가의 별풍선이 계속해서 터진다.. 그런 여자들이 수십 명이 모여서 받은 별풍선 갯수대로 엑셀에 기입된다.. 무엇이 목적인지 불분명한 이 간단한 무대를 만든 댓가로 월 백억이 넘는 자금이 모인다..

이런저런 여러가지 안 좋은 상상을 할 수 있다. 굳이 자세히 알아보고 싶지 않다.

그런데 왜 그 돈이 지금 스타판에 흘러들어오는가. 여기서 무엇을 얻으려고? 이 어렵기만 하고 불편하기 짝이 없는 구닥다리 고전게임판에?


부동산이나 주식, 도박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눈먼 돈의 흐름.

돈은 대개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끌어모은다. 그리고 그 사람들에 의해 그들의 필요가 있는 곳으로 옮겨진다.

헌데 가끔씩, 필요와 상관 없이 괴이하게 큰 금액의 돈이 소수의 몇몇 곳(사람)에 쏠려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그 돈은 없는 필요를 찾아 헤맨다. 돈이 헤매는 것인지 그 돈의 소유자가 헤매는 것인지 모른다.

흔히 "명분을 달라"라는 표현을 한다.

인방세계의 은어인 그 표현을 처음 들었을 때 어쩐지 삼국지나 기타 등등 사극에 나오는 그것이 떠올려져 속으로 웃었었다.

그런데 최근 이삼년간의 스타판을 겪고 보니,

삼국지의 유비 관우 장비 같은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이름없는 거부들로부터 후원을 받을 수 있었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명분이 그 명분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는 비슷하게 느껴졌다.


겉으로 보기에 그 <헤매는 돈>이 찾아나서는건 알아보기 쉬운 세속적인 욕구였다.

아프리카 방송을 예로 든다면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결국 이성에 대한 흑심. (순화!)

그런데 그것이 게임판에 흘러 들어온다면 여기에는 무언가가 있다. 어떤 재미있는 욕망의 얽힘이 있다. 게임의 재미라는 그런 의미가 아닌..

엑셀 자본 이전에 부천 자본이 있었고, 그 시작은 처음에 언급한 시조새라는 인물로부터였다..





얘기가 너무 샜네요. 또루시 이야기었읍니다. 남장이 잘 어울리는 또루시 선수 영상 남기고 마치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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