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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4/05/02 04:54:03
Name   kaestro
Link #1   https://kaestro.github.io/%EC%8B%A0%EB%B3%80%EC%9E%A1%EA%B8%B0/2024/05/02/%EC%88%98%EB%8B%A8%EC%9D%B4-%EC%95%84%EB%8B%8C-%EB%AA%A9%EC%A0%81%EC%9C%BC%EB%A1%9C%EC%8D%A8%EC%9D%98-%EB%A9%B4%EC%A0%91%EC%9D
Subject   합격보다 소통을 목표로 하는 면접을 위하여(2) - 불명확한 환경에서 자신을 알아내기 위해 안전지대를 벗어나고, 이를 꾸며서 표현하는 방법

명확한 기준이 있었던 학창시절과 취업시장은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할 때 대부분의 사람이 면접 그리고 구직의 과정에서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보통 자신이 가고 싶은 기업을 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가고자 하는 기업의 연봉, 복지, 이름 등의 수준을 자신이 현재 한국 내에서 차지하는 지위 정도라면 어느 정도의 대우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사실을 통해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을 가진 기업을 도전할 것인지와 같은 것을 결정합니다.


이는 마치 한국 사회에서 중학교 시절 성적을 통해 고등학교를 정하고, 고등학교 시절 성적을 통해 대학교를 정하는 것과 비슷하게 회사를 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이 여태까지는 맞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해오던 방식대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처음에는 맞다 생각하고 저 역시도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교육과정이라는 울타리와 시험이라는 명확한 기준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고 기존의 공채 위주의 시장은 비슷한 전략이 통했던 것이지만, 현재의 취업 시장에서는 이러한 기준이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기준을 세우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해 알아야 한다 생각합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자신의 구직이 성공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스스로가 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기준으로 이야기하면 제 첫 직장은 사회적으로 봤을때 최고는 아니더라도 꽤나 상위권에 속하는 회사였습니다. 매년 수천억에 가까운 매출이 나오고, 서울에 거의 건물 한 채를 다 쓰는 천명이 넘는 인원이 다니는 회사이며, 월급이나 복지 역시 훌륭했습니다.


이 회사에 들어가는 데에 제가 1년이 조금 넘는 수험생과 같은 생활을 했고, 합격 당시에 집에 온 과일 박스를 보며 어머니는 감동에 말을 잇지 못하실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회사를 2년도 채 다니지 못하고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된 원인을 지금에와서는 제가 정량적으로 측정 가능한 월급과 같은 가치만을 남들과 비교해서 판단의 기준으로 삼고, 정작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와 같은 정성적이고 복잡한 가치에 대해서는 눈을 돌렸던 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러한 방식이 학교를 벗어난 순간부터는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교까지는 모든 것이 표준화와 획일화가 돼있던 것과 달리, 대학 이후의 삶은 개별적이고 파편화되어있으며 예측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것이 단순히 누군가는 일을 많이하고 돈을 더 버는 것을 선호한다거나 워라밸이 좋은 회사를 선호하는 것보다는 '어떤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은가'와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할 필요가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자기 자신의 삶을 온전히 보내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자신을 알아야 한다 해서 MBTI와 같은 또다른 피상적인 것에 사로잡혀서는 안됩니다. 인간의 수많은 형태를 폭력적으로 이분법을 네번 중첩해서 구분할 뿐인 방식으로 자신에 대해 이해하는데 성공했다고 착각하게 하는 편안함에 도피하지 않고 진정으로 자기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힘든 순간들을 버텨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전 지대를 벗어나 자신을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노출시키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신의 반응을 관찰하고 해석해야 자신에 대해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선 자신에 대해 알기 위해 지금의 환경을 벗어났습니다


자신을 알기 위한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제가 선택한 방법은 가장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잘하는 정형화된 시험을 책상에 앉아 오랜 시간 엉덩이를 무겁게 하고 공부해서, 준비한 범위 내에서 질문을 하는 시험들에 대비하는 것을 그만뒀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그것을 잘 하고 싫어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 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저의 일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선택한 것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책을 읽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두가지를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삶에 잠시 깃들어서 자신과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고, 자신에게 돌아와 스스로의 삶을 다시 바라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기존에 가지고 있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으로 자신을 평가하고 이전에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만나지 않아서 변화한 친구들, 온라인에서 같은 관심사를 매개로 만난 모르는 사람들, 평소에 관심이 없던 분야의 책과 같은 지금의 내가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는 것을 통해서 저는 현재 자신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어떤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은지에 대한 기준을 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기 자신을 매력있게 꾸며서 표현하고 노출했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자기 자신을 매력적으로 꾸미고 표현해서 외부에 노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꾸민다는 표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신 분이 계실 수 있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께서는, 진정한 능력이 있는 사람은 꾸미지 않아도 눈에 띄고 주변에서 인정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고 이를 여태까지 실천하는데 성공하신 멋진 삶을 살아오신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압도적인 능력을 통해 성과를 계속해서 얻는데 성공하신 실력자분들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만, 저와 같이 비교적 평범한 수준의 사람은 자신을 있는 힘껏 꾸미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이 거짓을 말하거나 부풀린다는 것과는 다릅니다. 그보다는 자신의 능력이 낳을 수 있는 가치를 알기 쉬운 형태로 상대에게 변환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직접적으로 제시하는 것을 말합니다. 마치 현대차 아이오닉 광고에서 인공지능이 아니라 시각 장애인에게 자유를 판매하는 것이나, 슬랙이 채팅 프로그램이 아니라 생산성을 판매하는 것과 같이 말입니다.


이처럼 자신을 꾸민다는 것은 무슨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자신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다, 혹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고 꾸며서 표현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고, 이를 상대가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통해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설명은 스틱!이라는 칩 히스의 마케팅과 관련한 책에서는 이를 SUCCESs(Simplicity, Unexpectedness, Concreteness, Credibility, Emotions, Stories)라고 표현하고 있으니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무리


원래 이렇게까지 길게 쓰려고 했던 글이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분량 조절에 실패해서 3편까지 이어지게 됐네요. 되도록이면 그래도 3편에서 지난번에 이야기했던 대로 제가 면접을 준비하고, 준비하기 편했던 회사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어떤 회사들과 면접 혹은 채용 과정을 진행하는 과정이 만족스러웠고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써놓고 보니 4편도 작성하게 될 수도 있겠다는 불안한 기분이 엄습하는군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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