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3/01/27 18:54:42수정됨
Name   BitS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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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니트라이프 - 2. 다정함이 우리를 지켜줄 거야
안녕하세요, 빛새입니다.
앞선 글에서는 비영리 스타트업 니트생활자에 대한 설명과 참여 배경, 그리고 2022년 상반기 활동을 담아봤습니다. 그 당시에는 서로 위로받는 저관여 커뮤니티가 아니라 사회 진출을 위한 성과 프로그램에 참여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홀로 서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글에서는 2022년 하반기 활동을 정리하고 작년 한 해를 돌아본 다음,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올 해 목표를 나눕니다. 개인 경험을 서술하다 보니 글이 정돈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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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라이프 - 1. 새로운 땅에 한 발을 내딛다. : https://kongcha.net/free/13498

4. 2022년 하반기, 느슨한 연결이 주는 힘

7월 초에 니트생활자에서 주관했던 니트인베스트먼트 1기가 끝나니 진이 빠졌습니다. 내 일 발표회를 다 치른 나는 부산시 블로그 콘텐츠 취재와 카카오 브런치 연재 빼곤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한 달 동안 집에서 쉬면서 원기를 보충했습니다. 그 시간동안 꽤 외롭긴 했지만, 혼자 보내는 시간이 너무 익숙해서 그러려니 했습다.

'하반기 프로그램은 언제 열리려나?' 하면서 공식 사이트를 쳐다보며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기다리고 기다리던 니트컴퍼니 12기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약 1년 전부터 학수고대하던 네트워킹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고 바로 신청했습니다. 한 달 후에는 전반기에 참여했던 니트인베스트먼트 2기도 참여하면서, 하반기에는 니트생활자가 제공하는 두 가지 프로그램에 같이 들어갔습니다. (니트컴퍼니, 니트인베스트먼트에 대한 설명은 이전 글에 자세히 설명해놓았습니다.)

이번에는 일상 회복과 느슨한 연결을 추구하는 니트컴퍼니와 사회 진출을 돕는 니트인베스트먼트를 병행해서 참여했기 때문에, 나는 다음과 같은 전략을 세웠습니다. (나는 이렇게 해도 되는지 운영진에게 물어보았고, 이들은 흔쾌히 허락해주었어요.)

• 평일마다 자신이 직접 정한 임무를 인증하는 니트컴퍼니의 '업무보고' - 니트인베스트먼트 도전 과정을 기록하는 것을 업무로 삼음.
• 니트컴퍼니 참여자들의 네트워킹을 돕는 '사내클럽' - 니트인베스트먼트 도전 과제로 활용함.

니트컴퍼니의 온라인-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그동안 갈망해왔던 느슨한 연결망을 얻을 수 있었고, 생전 만나본 적이 없는 80명이 잘했다고 칭찬해 주니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거기서 어느 정도 안정감을 얻으니 혼자 해나가야 하는 니트인베스트먼트 활동도 수월하게 해냈습니다.

마음이 익숙해지면 몸도 편안해진다고 하지 않나요. 혈혈단신으로 헤쳐 나가야만 할 거 같았던 인베스트먼트에서도 어느 정도 유대감을 얻었으니, 확실히 재작년 이맘때, 작년 상반기보다는 괜찮아졌습니다.

12월 초에 진행한 니트컴퍼니 전시회에는 인베스트먼트 도전 노트를, 12월 중순에 있었던 니트컨퍼런스에서는 미니북과 원데이 클래스를 선보이면서 그동안의 도전과제를 전부 정리했습니다. 취업 준비에 찌들어 피폐하게 시작한 작년 초였지만, 한 해가 마무리되니 한 권의 책과 두 가지 콘텐츠를 가질 수 있게 되어 감사했습니다.

5. 2022년 정리, 다정함 속에 얻은 결실

작년 한 해동안 니트생활자와 함께 하면서  수확한 결실이 많았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지난 한 해동안 돈 대신 얻을 수 있었던 성과를 형태에 따라 분류해 보았습니다.

[유형의 결실]
• 1만 뷰 이상 기록한 카카오 브런치
카카오 브런치는 재작년 말부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뷰어십이 증가한 건 니트인베스트먼트에 참여하면서 새 콘텐츠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집밥'이라는 콘텐츠 덕분에 다음 메인 페이지에 올라가게 되었고, 그걸 통해 소소한 성취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 그 브런치에 올린 글을 엮은 소책자
혹시 홍차상자에 넣어놓은 소책자를 기억하시나요? 여러 가지 아이템이 든 사물함에 멋도 모르고 들어앉아 있던 보라색 책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 책은 바로 위 카카오 브런치에 연재한 글을 하나둘 모아 만들었습니다. 작년 6월부터 11월까지 쓴 스물네 편의 글을 차곡차곡 쌓았어요. 지금 하는 독립출판 도전기가 끝나면 기성 출판사에 출간계획서를 내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글쓰기 원데이 클래스, 글쓰기 숏폼 클래스 강의안
잠깐 언급했던 니트컴퍼니 사내클럽에서 글쓰기 입문 원데이 클래스 <뭐라도 적겠지>를 진행했습니다. 글쓰기에 발을 디뎌보자는 주제로 사람들을 모았는데, 생각보다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니트생활자의 도움을 얻어 4번의 온라인 원데이 클래스, 1번의 오프라인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했고, 올해 초부터는 이 프로그램을 4회차로 확장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언젠간 이걸로 외부 강연도 해보고 싶어요.
십수 년 동안 해온 글쓰기 경험을 녹여서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고, 그걸 가지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무형의 결실]
• 다양한 디자인 툴을 다루는 능력
니트생활자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하다 보니, 지난 1년 동안 평소에 접하지 않았던 다양한 디자인 툴을 다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 생각과 의견을 십분 표현하고 싶어서 MS PPT, 포토샵, 인디자인 등을 배우게 되었고, 그 결과 전문가 수준은 아니지만 입문자 수준에서 그럭저럭 다룰 줄 알게 되었습니다.

• 부정적인 자아상 극복
본래 저는 인간관계가 좁은 사람입니다. 집-학교, 집-교회를 반복하다 보니 만나는 사람은 한정될 수밖에 없었고, 후천적인 대인기피 때문에 새로운 영역에 쉽게 나아갈 수 없었습니다. 한 집단에 너무 오래 있다 보니 나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굳어 있었고, 나의 다른 모습이 궁금해서 니트생활자로 발을 들였습니다. 다만 굳어진 성향 때문에 저기로 발을 들이기까지 오랜 고민을 했습니다.
처음엔 물론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집단에 들어와 환대를 받고 다른 사람과 어울려 잘 활동할 수 있게 되니, 내가 나에게 내렸던 부정적인 평가도 하나둘씩 지울 수 있었습니다. 아직 완전히 극복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새로운 변화를 시작하게 되어 감사했어요.

• 1년 동안 버티면서 생긴 인간관계
사실 예전의 나였다면 상반기의 활동이 끝난 다음에 '왜 나랑 함께하지 않지?'라는 생각에 빠져 침울했을 겁니다. 하지만 홀로 서야 했던 와중에도 나름의 즐거움을 찾았고, 그걸 바탕으로 조금만 더 버텼기 때문에 새로운 인간관계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일면식이 없었던 사람의 개인전에 밤늦게까지 머무른다던가, 거기서 만난 사람끼리 모여서 새로운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는 등, 새로운 관계 속에서 제가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  새로운 목표가 생김
예전에는 죽지 못해 살아가는 힘든 날들이 이어졌다면, 요즘에는 나름의 한 해 목표를 세우며 살고 있습니다. 정말 행복하게 보냈던 작년에도 마냥 성공하기만 한 건 아니었지만,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통해 목표를 세우고 이룰 힘이 있는 걸 깨달았습니다.

6. 2023년, 두 번째 서른 살에 세운 올해 목표

이렇게 저는 작년 한 해 동안 여러 사람으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았습니다. 그동안 지친 마음을 다스릴 힘을 얻었고, 그러면서 자연히 올해 계획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모두 이루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최선을 다해 도전할 겁니다.

• 새로운 내용을 담은 책으로 독립출판 펀딩 도전하기.
브런치 글은 집밥을 소재로 한 오마카세 수필이었다면, 이번 책은 사진에 담긴 나의 일상과 경험을 담은 사진 에세이입니다. 사진을 잘 찍고 싶지만, 사진 실력이 비루해서 슬퍼했던 한 사나이의 이야기를 담아보려 합니다.
상반기 안에 텀블벅 펀딩해보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펀딩 성공해서 책 많이 팔고 북페어도 나가고 돈도 많이 벌고 싶어요.

• <뭐라도 적겠지> 외부 강연 도전하기.
90분 짜리 글쓰기 원데이 클래스 강의도 만들었겠다, 이젠 이거 가지고 세상 밖으로 나가봐야죠? 청년강사 프로그램이나 글쓰기를 필요로 하는 커뮤니티에 찾아가서 제 노하우를 전해주고 싶어요.
디즈니를 덕질하는 친구가 자기 전공을 살려서 여러 곳에서 강연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나만의 콘텐츠로도 돈을 벌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 4년 전 포기했던 유튜브 다시 도전하기.
니트생활자 커뮤니티에는 예체능 계열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자기 PR 창구로 유튜브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죠. 그래서 수익에 연연하지 않더라도,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걸 보여줄 수 있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유튜브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4년만에 다시 도전하는 유튜브, 7월 전에 런칭해서 월 2회 업로드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만드는 오디오 콘텐츠 도전, 끝까지 완주하기.
작년 말에 들어간 오디오 콘텐츠 클럽이 있습니다. 매주 혹은 격주에 한 번씩 디스코드에서 연기 연습을 하고, 콘텐츠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오리지널 콘텐츠로 공연해보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려 합니다.

• 그 와중에도 카카오 브런치는 놓지 않기.
여러 가지 목표를 세웠지만, 그래도 카카오 브런치는 계속할 겁니다. <한 끼의 이야기>를 계속 연재하건, 새 콘텐츠를 준비하건, 매주 1회씩 글을 쓸 거예요. 일이 많이 벌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기본을 잊지 않아야죠.

7. 마치며, 내일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제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주제가 'Hello Mr. My Yesterday'에는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https://youtu.be/yyzYr21MumM

[꿈을 놓아버린 그대여 시간이 흘러서
나였었던 그대는 진정 웃을 수 있을까?]


불과 열네 달 전까지만 해도 저는 꿈을 잃고 말라갔습니다. 남들 가는 대로 억지로 따라가려 하다 보니, 이도 저도 아닌 채 휩쓸려 다녔습니다. 마치 저 가사처럼요.

그렇지만 1년의 재정비를 마쳤을 때는, 희미하지만 이루고 싶은 목표가 생겼습니다. 남들과 다른 방향에 있는 저의 목적지가 신기루처럼 또 사라질 수 있다고 불안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처럼 잡은 삶의 원동력을 놓고 싶지는 않기에 묵묵히 나아가 보려 합니다. 저, 잘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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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니트라이프 2부작을 모두 마쳤습니다. 크고 방대했던 방학숙제를 다 마친 것 같아 후련합니다.

AMA 게시판에 자그마한 이벤트를 개최할 예정이니, 시간 나신다면 잊지 않고 꼭 참여해 주세요.

니트라이프 결산 AMA : https://kongcha.net/ama/2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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