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3/01/19 18:36:00
Name   nothing
Subject   다세대 주인집 할아머지의 손자에 대한 기억
저희 부부는 다세대 건물 2층에 2년 정도 전세로 살았습니다.
그 건물 3층은 주인 할아버지네가 살고 있었는데 아들 부부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그 집에는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로 보이는 손자도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가끔 지나가다 보면 먼저 허리를 꾸벅 숙이며 인사를 하는 것 보고 인사성이 밝구나 라는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


하루는 자동차로 외출을 하려는 데 주인 할아버지네 차 때문에 제 차가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전화를 걸어봤지만 받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잠깐 고민을 하다가 어차피 바로 윗집이니 올라가 보기로 합니다.

3층 현관문에 서서 벨을 누르니 손자가 나옵니다.
역시 인사성 좋게 꾸벅 인사를 합니다.
할아버지 안계시니? 하고 물어보니 잠시 외출을 하셨는지 안 계시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주차 문제에 대해 설명을 하니, "잠시만요, 할머니한테 여쭤볼께요." 라네요.
저 어린 나이에도 "여쭤보다"라는 높임말을 정확히 쓰는 게 인상 깊었습니다.

잠시후에 할머니가 나오셔서는 내용을 들으시더니 차키를 찾아보겠다고 다시 방에 들어가십니다.
하지만 차키가 쉽사리 나오지 않았고 10초 정도를 그냥 우두커니 현관에 서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던 손자가 대뜸 이렇게 말을 합니다.

[["잠깐 들어와서 기다리시겠어요?"]]

와.. 이게 초등학교 저학년한테 나올 수 있는 말일까요.

요즘 어린 아이들은 어른들을 자주 접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크는 경우가 많고
그 때문에 제대로 된 예의범절에 대해 배울 기회가 적은 경향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손자는 조부모와 함께 살아서 그런 예의범절을 배울 수 있던 걸까요.
어떤 가정 교육을 받으면 아이를 그렇게 키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4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286 문화/예술fan letter for BBoy The End, BBoy Born 3 No.42 20/02/14 4642 6
    8211 기타메르스와 메갈 4 nonviolent11 18/09/12 5644 0
    8868 일상/생각소설책과 19금 4 NOORY 19/02/16 4355 0
    12127 생활체육여성 운동화/스니커즈 리뷰? 4 NOORY 21/09/30 3832 3
    9871 일상/생각도움을 주며 살고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10 nothing 19/10/22 3807 30
    10259 일상/생각40대 이후의 삶에 대해. 15 nothing 20/02/03 5486 2
    10685 일상/생각재미난 지인이 하나 있습니다. 12 nothing 20/06/14 4813 2
    10921 일상/생각게임을 해도 죄책감이 들지 않네요. 7 nothing 20/09/03 4521 4
    11063 일상/생각공무원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7 nothing 20/10/16 4076 22
    11066 일상/생각SNS 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4 nothing 20/10/18 3851 0
    11073 일상/생각시래기 순대국을 먹고 왔습니다. 15 nothing 20/10/18 4217 11
    12244 IT/컴퓨터변화무쌍한 웹 기술 역시 톺아보기 - 1 13 nothing 21/11/05 3994 7
    12524 일상/생각길 잃은 노인 분을 만났습니다. 3 nothing 22/02/18 3409 35
    12683 도서/문학영화와 소설 "뜨거운 피" 감상평 (노스포) 1 nothing 22/03/30 3577 2
    12701 일상/생각이직 여행기 5 nothing 22/04/07 3671 6
    12763 일상/생각나는 재택 근무에 반대합니다. 24 nothing 22/04/30 4445 23
    12770 일상/생각개인적인 이직 면접 꿀팁 6 nothing 22/05/03 4048 6
    12879 일상/생각손절의 시대 24 nothing 22/06/01 5077 49
    14032 일상/생각생애 첫 책의 원고 작성을 끝마쳤습니다. 12 nothing 23/07/11 2593 20
    13492 일상/생각다세대 주인집 할아머지의 손자에 대한 기억 3 nothing 23/01/19 2407 4
    14009 일상/생각비둘기야 미안하다 13 nothing 23/06/29 2431 7
    14346 일상/생각잊혀진 편의점 알바의 스킬 1 nothing 23/12/20 1507 4
    14455 일상/생각인사고과와 사회적 가면에 대한 생각 6 nothing 24/02/13 1808 8
    14705 일상/생각기계 번역의 성능 향상이 번역서 품질의 저하를 불러오지 않았을까 하는 가설 4 nothing 24/05/27 1367 3
    14955 일상/생각군 인트라넷 내 "책마을"의 글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7 nothing 24/10/03 770 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