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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10/26 04:56:40
Name   눈부심
Subject   누드에 대한 단상(후방주의)
어떤 문화를 접하며 자라느냐에 따라 같거나 비슷한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달라요. 

제가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여성의 자유로운 노출이에요. 노출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의자에 책상이 있듯 자연스럽게 비춰지는 여성의 노출은 '평화'의 다른 모습이기도 해요. 아래 동영상을 보고 저는 무척 감동을 받았더랬어요. 독일에서 실험적으로 찍은 동영상인 것 같아요. 벌거벗은 나체를 하고 출근길에 군중과 섞여 트롤리를 타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여자분을 보세요. 타인의 시선이란 게 고작 놀라서 좀 오래 쳐다보거나 조심스럽게 흘끔 보는 정도이지 온통 충격받은 표정을 하고 눈앞에서 휴거라도 일어나는 듯 뚫어지게 보는 이도 거의 없을 뿐더러 킥킥거리는 이들도 없고 음흉한 의도로 스마트폰을 갖다대는 얼치기는 더더욱 없어요. 비록 사람들이 내색을 않을 뿐인 거라지만 그 누구하나 사진을 찍으려 하지 않는단 사실은 우연이라 하더라도 상당히 고마운 일이에요. 어떤 이가 영상이나 사진을 찍는다고 해도 여자분이 화를 낼 것 같지도 않아요. 무슨 기획작품 만드나보다라는 이해심이 사람들 전반에 드리워져 있어요. 전 시민들의 별스럽지 않은 반응때문에 이 영상이 너무 따뜻하고 감동적이었어요..

THE SCRIPT SYSTEM - Dusseldorf, Germany (2013) from Milo Moiré on Vimeo.


구글에서 'world naked bike ride'이라고 이미지검색을 해보세요. 남녀가 모두 실오라기하나 안 걸치고 수십, 수백명이 모여있음에도 하.나.도. 야하지가 않아요. 남자들이 많은 곳에서 벌거벗은 여성은 두려움에 휩싸이기 쉽지만 거기 여자분들은 무척이나 즐거워 보여요. 모두가 즐거워 보여요.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는 나라는 타자가 느끼는 평온함이 방해받는 일이 없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있어요. 아이와 엄마의 누드를 오늘 봤는데 서양인이 모델일 때와 한국의 엄마가 모델일 때 그 느낌이 달라요.. 이건 하나의 문제의식으로 여겨져야 할 일인데요. 서양엄마는 탄탄한 몸매를 하고 유두를 내놓고 있음에도 당당하고 자연스럽게 보여요. 엄마의 풍만한 나신은 정겨워 보이죠.

 

Mother breastfeeding with her child : Stock Photo   Naked mother and daughter (3-5) on bed, portrait : Stock Photo

근데 오늘 이 사진들을 보는데... 



방금 전처럼 아름다운 엄마와 아기가 본능적으로 떠오르지 않고 일단 침묵(...) 그러다가 머리 한쪽에선 PC(정치적 올바름)를 지켜야한다는 목소리가 엄마와 아기니까 순수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절 설득 중이더라고요. 왜 서양엄마 사진들은 노출이 더 많아도 정겹게 보이고 우리나라 엄마들의 누드는 맘속으로 꼭 용을 써야만 그렇게 보일뚱말뚱 한건지... 한국에서 머리 굳을 때까지 산 제가 어쩌지 못하는 모습이에요.. 요즘 세대분들은 안 그랬음 좋겠어요. 

혹시 사진 때문에 문제가 되면 삭게로 보내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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