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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2/08/12 10:05:47
Name   *alchemist*
Subject   물 속에서 음악듣기
안녕하세요 *alchemist*입니다.

옆동네에서 수영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는 급 생각나서 써봅니다.


때는 바야흐로 2003년... 시골에서 상경한지 얼마 안된 촌놈은 대학 동기들과 함께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거슨 바로 락 클럽 다니기 (댄스댄스 클럽 아닙니다 -_-;)

당시 연대 동문에 '빵'이 있었고 홍대에 'jammers'가 있던 시절이었음다... ㄷㄷㄷ;
친구들이랑 간 곳은 가까운 '롤링스톤즈'였고 같이 갔던 친구가 좋아하던 팀 공연을 포함해서 보러갔었지요.
하필 그 때 비가 엄~~청 쏟아붓던 날이었고 롤링스톤즈는 음악 하는 클럽답게 지하에 위치해 있었기에...
아주 눅눅하더라구요 -_-;; 지하라서 환기는 안되고 비는 미친듯이 오고 눅눅한 냄새 나고...
[마치 물 속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거기서 친구가 좋아하던 팀... 보기 전일겁니다. 'el'이라는 팀이 있었어요
당시 라디오헤드 2집, 3집 비슷한 음악을 하던 팀이었어요.
그 팀이 라디오헤드의 'high and dry'를 불렀더랩니다.

마치 물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의 그런 공간에서 눅눅하고 습기찬 'high and dry'를 들으니
[물속에서 음악을 듣는 느낌]이 났습니다.

그 이후엔 어떤 장소든 어느 시간이든 high and dry를 들으면 그 느낌이 생각나곤 하더라구요.
물론 그때의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나지는 않지만...  아무튼 그 때 뭔가 무의식에 남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 나서... 대충 11년쯤 흐른(?) 2014~2015년 사이
저는 사우디 파견 근무를 (자청해서) 가게 되었고
제가 근무하던 현장은 호텔에 장기 숙박이 가능한 부속 건물에 숙소를 정해두고 있었기에
호텔의 시설을 일부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 뭐 하다가 '아 맞다... 여기 수영장 있지' 싶어서 수영모랑 수영복, 수경을 한국에서 사서 들어온 다음
수영장 오픈 하는 기간에는 쉬는 주말에 수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배운 게 평형밖에 없어서(...) 예쁘게 크롤영법따위 할 줄 모릅니다 ㅋㅋㅋㅋ; 평형으로 이래저래 하고 있다보니
위에 적은 경험이 생각나더라구요

그래서 느린 사우디 인터넷으로 겨우 아래 링크 같은 MP3 워크맨을 찾아냈습니다
https://www.sony.co.kr/electronics/walkman/nwz-ws610-series
(같은 건지는 모르겠네요. 비슷한 겁니다. 내돈내산이니 광고 아닙니다 ㅋㅋ 그냥 체험을 이야기하려다 보니 링크도 끌어왔을 뿐...)

이게 방수가 되는 거라 수영하면서도 들을 수 있더라구요 ㅎㅎㅎ 방수용 이어팁도 따로 있기도 하고...
마침 사우디에도 팔길래 구매해서 MP3 집어넣고.. 수영하면서 들어봤습니다.


아... 좋기는 좋더라구요.
수영장이 깊지는 않았지만(제 가슴 언저리였으니 1.2m정도?) 아무튼 사람들 없을 때 [햇빛이 물에 일렁일렁] 거리는 걸 보면서
퍼렁색 타일이 깔려있는 [수영장을 떠다니면]서 축축한 분위기의 ['high and dry']를 듣고 있으려니...
[기분 죽이더군요]

다만... ㅋㅋㅋ; 호흡이 안되서 -_-;; 듣다가 숨 쉬러 위로 올라가고 듣다가 숨 쉬러 올라가고 이러니 ㅋㅋㅋ;
'아 이건 그냥 수영이 아니라 스노클링 하면서 해야하는건가' 싶었지만
수영장에서 스노클링을 할 수는 없으니 ㅋㅋㅋ; 그건 못해봤음다.

아무튼 짧은 시간이라도 물 속에서 음악듣기... 라던 희안한 소원(?)을 성취해 봤더랩니다.
저거 뒤져보면 아직... 집에 있을 수도 있는데... 운동할 때는 다시 쓰던가 해야겠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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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youtu.be/7qFfFVSerQo
    Radiohead - High and Dry


    창고 뒤져보면 빵 컴필레이션 앨범 시디가 있을텐데..
    그립읍니다.
    2
    *alchemist*
    ㅎㅎ 저는 집에 el 밴드 EP 앨범 있습니다 ㅋㅋㅋㅋ; 저는 꽤 좋아했어서 샀어요
    (친구가 좋아했던 팀은 LSC=Line Shaped Circle이라는 팀이었는데 팬을 위한 CD를 구워서 판 게 저에게 있었네요.)
    1
    저는 이제 밴드 이름들은 기억도 잘 안 납니다. 흑흑.
    *alchemist*
    몇몇 좋아하던 팀들만 기억하고 있습니다 ㅎㅎㅎㅎ;
    1
    망손꽝손
    El 기억해요! 추억의 빵! 정말 좋은 곳이었는데... 퍼플레코드 가고.. 이젠 다 추억이 된..
    *alchemist*
    오! EL을 기억하시다니! ㅋ 저는 빵은 이름만 듣고 밖에서 간판만 보고(하숙집 가는 길이었습니다 ㅋㅋ;) 한번도 못 가봐서 아쉽습니다 ㅠㅠ

    퍼플레코드는 가본적은 없는데 사진 찾아보니 어딘지 알겠네요 ㅋㅋ; 저는 향뮤직...을 많이 갔었습니다 ㅎㅎㅎㅎ;
    자공진
    향음악사에서 옛날 CD 많이 찾고 그랬었는데...ㅠㅠ
    *alchemist*
    향음악이랑 거기… 큰 레코드점 첨 갔을땐 문화 충격이었음돠 ㅋㅋㅋㅋ
    망손꽝손
    향이 퍼플보다 ㅠㅠ 빨리 문을 닫..
    *alchemist*
    아…. ㅠ
    SONY A/S 센터에서 일할때 저런거 비슷한거 본적있어요! 수영장 안에서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방수가 되는건줄을 몰랐네요
    *alchemist*
    폼 팁도 방수 되는 용이 따로 있었습니다 ㅎㅎㅎㅎ; (저는 음질을 이유로 일반용 썼는데 그것도 나름 괜찮았어요 ㅋㅋ;
    사이시옷
    2003년이면 제 밴드가 롤링스톤스에서 연합공연을 매주 했던 때네요. 추억 돋읍니다..
    *alchemist*
    ㄷㄷㄷ;; 진짜가 나타났다~~!!

    연합공연…이 아마 주말에 했던 거였지요? 주말은 입장료를 2만원 정도 받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ㅎㅎ; 평일은 만원이었던가.. ㅎㅎ;
    사이시옷
    맞습니다. 주말이었어요. 끝나면 뒷골목에서 소주 한잔씩 하곤 했어요.
    *alchemist*
    주말공연에 친구 따라 LSC 보러 같이 가고 그랬는데 ㅎㅎㅎㅎ; 신기하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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