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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2/08/06 16:14:41수정됨
Name   알료사
File #1   2022_08_06_16_14_20_256.jpg (327.4 KB), Download : 17
Subject   우영우 12화 이모저모 (당연히 스포)


참 시청하기 두려운 12화였읍니다.

좋아하는 드라마가 이곳저곳에서 욕을 먹고 있었고

욕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동의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지만서도,

그리고 그들의 시각이 왜곡되어 있으리라 확신하면서도

우영우가 기대의 턴과 실망의 턴을 번갈아가며 시행해 왔음 또한 부정하지 못할 사실인지라

이번 실망의 턴은 또 어떤 아쉬움을 남길까 하는 걱정 반,

그 아쉬움에도 여전히 나는 우영우를 좋아할 테고

우영우를 욕하는 사람들의 시각과 실제의 우영우와의 관계가 구체적으로 내 머릿속에 그려지면

나는 거기에 적지 않은 감정을 소모하게 되겠지.. 하는 걱정 반.



하지만 그 모든 우려를 사소한 것으로 만드는 나새기의 호기심.. ㅋㅋㅋ 아아 더이상 못참겠어.. ㅋㅋ



일단 재미있는것은 펨코와 디시 우영우 갤러리의 반응이었읍니다.


펨코를 너무 더러운 곳이라 느끼시는 분들은 펨코나 디시나 모두 상종 못할 쓰레기들이라 생각하시겠지만,


비위가 너무 좋아서 그 어떤 쓰레기통에서도 재미라는 생선찌꺼기를 게걸스럽게 찾아먹는 나새끼의 입장에서는


펨코와 디시는 확연한 차이가 있읍니다.


펨코는 너무 큰 커뮤니티라 그 안에서도 여러 분류의 대세의견들이 나오고 그날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이게 같은 커뮤니티인가 싶을정도로 저울추가 이리 기울었다 저리 기울었다 해요.

12화가 방영되기 전 펨코는, 정확히는 펨코 영티갤(영화,TV 게시판)은 남초 커뮤 특유의 거친 느낌이 있기는 해도 드라마 그 자체를 즐기는 곳으로 보였어요. 펨코 메인 인기글 단골메뉴인 남녀갈등류 떡밥에 얽매이지 않고 귀여운건 귀엽다고 하고 매 회차의 최대 빌런과 MOM을 선정하고 재미있는 요약짤을 올리고 온갖 드립들을 쏟아내고..

이에 비해 디시는 확실히 눈살 찌푸려지는 혐오성 글들이 꽤 올라왔죠. 근데 사실 디시 드라마갤이라는게 드줌마들 본진 아니었겠습니까. 좀 드럽게 싸우는 꼬라지만 대충 참아내면 그래도 일방적이지 않고 여러 진영이 치고박고 싸우는 모양새를 지켜보는게 흥미로웠습니다ㅋ  

해서, 혐오글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펨코에서의 우영우 민심의 흐름을 살펴보면

초창기 1,2화 관련글들이 인기글에 간간히 올라왔을때에는 아직 우영우를 모르는 사람들이 이게 뭔데? 바이럴이야?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다가 회차가 거듭될수록 치솟는 시청율과 폭발적인 반응에 메인 인기글이 거의 점령되다시피 합니다. 우영우를 보지 않고 우영우의 인기에 불만 있는 듯한 글을 쓰기라도 하면 열광적인 우영우 지지자들에게 몰매를 맞곤 했죠. 레즈비언이 등장한 회차에서 이거 페미 드라마 아니냐는 태클이 들어왔지만 역시 다음 회차가 계속 진행되면서 묻혔읍니다. 권민우가 이대남을 저격한것 아니냐는 떡밥에서도 정말 거기에 몰입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 떡밥의 허수아비치기 함정에 넘어가지 않는 쪽이 더 많았어요. 의도는 알겠고 불쾌하긴 한데 권민우는 찌질한것 맞고 우리가 권민우와 같지 않으면 우리도 권민우 욕하면 그만이다 - 정도 스탠스가 우세해 보였읍니다. 물론 캐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높았지만 그건 또 별개의 문제니..

우영우가 엄마와 만나는 장면에서 펨코의 지지는 절정에 이르렀읍니다. 지극히 한드적인 떡밥을 지극히 탈한드적인 방식으로 정면돌파한 그 엄청난 파격과 태수미 역 진경 배우의 압도적 연기에 마치 손흥민의 헤트트릭을 직관한 것마냥 열광했던 거십니다..

상대적으로 힘이 빠질수밖에 없었던 후속 회차에서도, 준호와의 럽라에서는 유쾌한 준호까기와 섹드립으로 즐거워했고 로또 에피소드는 그 막장성을 즐겼읍니다. 12화에서는 탈북민 에피에 등장했던 멋쟁이 판사님께서 다시 나온다는 소식에 기대에 부풀기도 했었죠..


그랬던 우영우의 민심이 어떻게 단 1화만으로 이렇게까지 수직하강할 수 있는가..  그렇게까지 페미가 싫은가? 그렇게까지 인권변호사가 싫은가? 박원순.. ? 어 나도 싫지. 근데 정말 그렇게까지 노골적이었어? 드라마를 드라마로 즐기기가 불가능할 정도였어?

약간은 이런 요소도 보였습니다. 그동안 우영우 안티들이 찬티들에게 너무 필요 이상으로 짓밟히면서 차곡차곡 쌓여왔던 울분이 지금 명분이 안티들 쪽으로 기울자 폭발했고 그때까지 당했던거 이자까지 쳐서 복수하려고픈 욕구 같은거..


12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저는 넘모 궁금했고


궁금해서 봤습니다.


일단 좀 뜬금없지만 저 자신의 사상검증을 먼저 해보고자 합니다.


진영논리는 정말 안좋아하지만 진영논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결국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자신이 서 있는 자리가 어떤 영역에 겹치는 부분이 있을수밖에 없고, 어떤 진영에 속해 있다고 반드시 그 사람의 주장이 그 진영을 위한다는 보장 또한 없어서 기왕에 이번 12화가 진영논리에서 완전히 자유로울수만은 없다면 그 일치됨과 어긋남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꽤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서.. ㅋ


저는 홍차넷 고인물이고, 과할 정도로 꾸준히 셀털을 해왔고, 저만이 가지고 있는 불치의 발작버튼이 눌릴 때마다 보기 흉하게 바닥을 드러낸 적도 여러 번 있었읍니다. 이런 저의 면모들은 인간으로서 평가하기에는 큰 감점요소들이지만, 홍차넷이라는 라노벨의 구제불능 괴짜 빌런으로서는 독특한 캐릭터성이 만들어진것 같아서 저는 이런 연극적인 자신의 아바타를 혐오하면서도 은근히 즐기고 있읍니다. 때로는 그 캐릭터에 잡아먹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스스로가 한심해질때도 있지만 뭐 어떻읍니까, 어차피 현생 살아도 무언가에 잡아먹혀 추해질 나새기일텐데 기왕 추해질거면 홍차넷 캐릭터로서 추해지는게 낫지.. 뭐 이런 마인드 ㅋㅋ


아.. 말이 길어졌는데 요점은 이겁니다. 제가 사상검증을 한다고 했지만 여러분들은 이미 저의 사상을 알고 있습니다.ㅋㅋ

변태새기 알료사 일이년 보는것도 아니실테고ㅋ

일단 저는 노동 관련 떡밥에 있어서는 친 기업쪽입니다. 최저임금 상승하는것도, 의무노동시간을 비롯한 노동자의 권리가 신장되는것도 그다지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뉴게나 탐라에서 홍차넷 대세의견들이 저와는 반대로 흘러갈때도 딱히 태클 걸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저는 제가 시대착오적 노예임을 알고 있고, 전 세계적 메인스트림이 어느 쪽인지 알고 있고, 언제나 대세에 거스르는것은 어리석다, 가 저의 주의니까요. 한낱 미물에 불과한 나새기가 뭐라 씨부렁거린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나는 승자에게 무릎꿇는다.


그리고 두번째. 페미 관련해서는 미묘합니다. 저는 역시나 시대착오적 꼴마초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여자는 군대를 가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데, 호전성에 있어서만큼은 여자가 남자보다 절대적으로 열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남성우월주의자인거죠. 정수기도 남자가 들어야 합니다. 남자가 힘이 쎄니까요. 이것은 제가 물소이기 때문입니다. 페미니즘이라는 학문과는 무관하고, 저는 거기에 대해 공부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학문이나 공부와는 별개로 저는 여자라는 생물에 대해, 암컷이라는 생물에 대해 관심이 많고 이것은 꼬꼬마 시절부터 오랫동안 저를 지배해왔던 가장 중요한 테마입니다. 평등한 세상, 서로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더 좋은 세상 어쩌고 이딴거는 1도 관심없고, 그저 수컷과 암컷의 힘의 역학관계에 꽂혀 있는 거십니다. 그래서 저는 박쥐일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평등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페미니즘에 시큰둥하지만, 우리가 역차별당하고 있다는 남초 반페미들도 찌질해보입니다.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을 굉장히 감명깊게 읽었는데, 많은 독자들이 당연히 사회과학 서적이라 믿어 의심치 않을 이 책에서 보여준 남자와 여자의 생물학적 요소에 대한 성찰 때문입니다. 제2의 성은 페미니즘 책이니까 대충 이러이러하겠지, 라고 어느정도 와꾸를 잡아놓고 펼쳤는데, 제 1쳅터 제목이 '운명'이고 여기에서 정자와 난자의 수정과정에 대해 수 페이지를 할애해 떠들고 있어? 여성 권리신장을 위한 책이니까 여자는 남자와 대등하다고 빌드업을 해야 할 판에 온갖 곤충들과 포유류들을 분석해가며 각자의 성이 가진 한계선부터 긋고 시작한다고? 여자와 남자의 오줌 싸는 메카니즘을 파헤치고 성적으로 흥분했을 때 육체의 반응이 결정하는 정신적 성향에 관해 논한다고? 이 누님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하지만 그렇게도 황당해보이는 기초공사 위에서 그녀가 쌓아올린 탑은 정말이지 <크고 아름다웠>읍니다.. 제가 보부아르에게 반한건 초월하고자 하는 의지와 운명 극복을 위해서 필요한 힘에 대한 열망이었고 어쩌면 제가 받아들이고 싶은 것만 취사선택, 저만의 제2의 성을 재구성해서 사랑에 빠진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오독의 극치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게 뭐 자랑이라고 떠벌리는지 모르겠지만,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반페미 펨붕이들을 싫어하는 이유가 제가 친페미이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초월하고자 하는 의지의 관점에서 펨붕이들은 의지박약이기 때문에 싫어할 뿐입니다.

똑같은 관점에서 최근 몇년간 횡횡하는 <커뮤페미>에 대한 저의 감정은 펨붕이들에 대한 그것보다 딱히 나을것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친페미처럼 보일수 있는것은

아무튼 저는 여성적인 힘을 숭상하고 있고 그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그 모든 장점들이 사회적으로 억압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남녀가 평등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것과 전혀 다른 차원입니다. 저는 여왕님 곁에서 시중드는 하인이고 싶다규요. 나새기는 물소일 뿐 페미가 아니라 이긔.




우와 시부레 뭔놈의 혓바닥이 이렇게 길죠ㅋㅋㅋㅋ 그놈 참 되게 쫑알거리네ㅋㅋ



자 이제 우영우.


12화 얼마나 망가졌을까 걱정했었는데


걱정하면서 기대치가 너무 바닥으로 내려갔던  걸까요? 생각보다 괜찮은데요?


오히려 어떤 부분에서는 그동안 제가 불만스럽게 생각했던게 개선된 점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정명석이 화내면서 변호사는 좋은 세상 만드려고 일하는게 아니라고 말하는 장면. 아 너무 시원했어요ㅋㅋㅋ 당연히 캐붕이죠ㅋㅋㅋ 캐붕 인정 하는데 캐붕이어도 제 입맛에 맞는 캐붕이어서 흡족했습니다ㅋㅋ


그리고 이준호가 우영우랑 만나면서 힘들다고 하소연하는것도 좋았습니다. 그 둘을 럽라로 엮으려면 숙명적으로 거쳐갈수밖에 없는 과정인데 이상하게 지금까지 묘사가 안되어서 별로였거든요. 그리고 숨은그림찾기 개발려서 시무룩해진 준호찡 넘모 기야어요.. ㅋㅋㅋ 사귀지도 않으면서 뽀뽀한다고 뚜껑 열린 영우 아부지도 기엽고.. ㅋㅋㅋ


인권변호사 미화는..  어..? 이게 미화야? 내가 보기엔 권민우 못지않은 희화화 같은데? 류재숙 시위하는거 우스꽝스러워 보이지 않았나? 미화하려면 저렇게 묘사하면 안되지 않나? 그리고 같은 류씨인 판사가 본관 물어보고 항렬 물어보는 절호의 찬스에서 여자는 어쩌고 급발진해서 산통 깨는것도 되게 모자라 보이던데.. 우영우측이 원고측에 반박하는것도 다 타당해보이고 우영우쪽 증인이 말하는것도 사이다고 우영우가 난임치료 물고늘어질때 상대편 변호사 표정 썩는거 봤잖아 .. 그래서 정말로 우영우쪽이 승소했잖아. 뭐지? 펨붕이들아 너네들이 바라는대로 된거 아냐? 이걸로는 부족해? 나만 우영우가 페미변호사 참교육 제대로 한 에피로 보이는건가? 우영우가 말한 "오히려 남성차별 아닙니까?" 대사가 너희 입장 그대로 대변한거 아닌가? 사회에 만연한 가부장적 가치관이라는 맥락을 우영우가 몰라서? 그래서 그거 보완하려고 우영우쪽 증인이 꼬우면 남편이 그만두고 남편보고 내조하라 그러시든가 한거 아냐? 그냥 페미 변호사가 나왔다는거 자체만으로도 참을수 없는거야? 류재숙이 우영우한테 정명석과는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한게 마음에 안들었던거야? 우영우가 류재숙 초대에 응해서 비빔밥 먹는게 그렇게 안될일이야? 재판 진 패배자들이 기 안죽고 파이팅 하는게 그렇게 눈꼴시린거야? 그럼 거기서 철권마냥 시훼까지 해야 성에 차는거야? 시 낭송 존나 오글거리긴 했는데 그런거 다 11화 이전에도 있던 요소들 아닌가..? 박원순.. 그래.. 역겹긴 하지.. 근데 정말로 박원순 인생 마지막 페이지의 오점이 박원순의 과거 행적까지 전부 부정해야 될 사건인건가.. 뭐 한 10명중 5명.. 아니 7명 8명까지 그렇게 생각해도 이해하겠는데 전 커뮤가 일심단결해서 아 우리가 속았어 2화에 레즈 나왔을때 눈치 못챈 우리가 순진했어 하고 부들부들할 정도인거야? 않이 그래.. 드라마 힘 떨어지고 구려진거 인정해.. 근데 그게 11화 이전에는 없었던 일이었냐규.. ㅋㅋ


아.. 아니다.. 내가 뭐하자고 너희들 반응에 이렇게 과몰입하고 있는건지.. ㅋㅋ 하지만 신비스러운걸 어뜨케..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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