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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2/07/08 18:43:32
Name   Picard
Subject   좌천 6개월차
안녕하세요. 중견기업 중년 회사원 아잽니다.
이준석이랑 박주민 이야기를 쓰다가 삼천포로 빠져서 아에 주제를 바꿔봤습니다.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기획부서 팀장에서 공장 설비부서 실무자로 좌천된지 반년이 지났습니다.

반십년만에 복귀해서 느낀건, 어떻게 바뀐게 하나도 없냐? 그리고 대체 회사는 사람을 안키우고 뭐한거냐? 였습니다.

아무래도 팀장하던 사람이 실무자로 오니, 기존에 제가 이 업무를 할때 있던 사람들이야 자연스럽게 '그동안 물어볼사람이 없는데 잘 오셨어요. 그래서 말입니다. 이거 되나요?' 라고 오지만, 사원/대리급들은 '이런걸 해달라고 고참에게 가도 되나? 하고 쭈삣쭈삣 하면서 오더라고요.

바뀐게 없으니 저도 적응하고 공부하고 할 것도 없었습니다.
그냥 내가 옛날에 일하던 시스템이 거의 그대로인데..

스마트 팩토리 TFT도 끌려 들어갔습니다.
저를 내치신 분이 TFT 팀장에게 '내가 피카드를 공장으로 보낸건, 공장의 DT가 중요한데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이 공장에 없어서 보낸거다' 라고 공치사를 해줬다고 합니다. 무슨 개소리야...
하여튼, 공장의 Factory Automation 에 대해 아는 사람이 거의 안남아서 스마트 팩토리 TFT 에서도 자꾸 저한테 의지합니다. 하지만, 공은 니가 다 챙길꺼면서..
TFT 팀장(임원)이 이번에 TFT 잘해서 아에 상설조직 되자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 정치적으로 이미 팀장은 저보다 후배인 차장이 부장 되면서 팀장 될것 같고, 그때가서 제가 스마트팩토리팀으로 갈 수 있을지 아닐지는 모르는 겁니다. 고참 부장을 팀원으로 데리고 싶을까요? 아 물론, 능력 안되니 처음에는 좀 이용해 먹으려고 데리고 있으려 하겠지요.

그런데요...
공장장은 제가 고참이라고 설렁설렁 일하면서 노는줄 압니다.
나이에 비해 꼰대라서 주말에 회사 나오고 밤에 회사에 있고 아침 일찍 회사 오는 사람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인줄 압니다.
예방정비 잘해서 문제 안터지고, 작년까지 잘 모르는 후배들이 힘들게 하던 일을 저는 척척 하고 있어서 야근도 안하니 한가해 보이나 봅니다.

아마 스마트팩토리팀 상설조직 되면 공장장은 부담없이 보내줄지도 모르겠습니다.

팀장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반말(피카드야~) 라고 하거나, 피과장, 피대리.. 라고 부르면서 저한테는 피카드씨.. 라고 합니다. 저보다 한참 고참이신데... 껄끄러운지, 일부러 그러는건지..

저도 위축됩니다. 저는 한다고 하는데, 윗분들이 저렇게 보니 퇴근 하는 것도 눈치 보이고, 남들 문제 터져서 주말에 출근했다고 하면 나는 남들에 비해 주말 출근을 덜하니 눈치 보입니다.

리멤버나 원티드에서는 이력서 열람했다고만 뜨고 연락은 없고...
괜찮아 보이는 곳에 넣은 서류는 광탈입니다.

다음달에 조직개편이 있을거라는데, 그때 보직 없는 사람은 '집에 가세요' 가 될거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후배들은 속도 모르고 '우리 회사에 이거 할 수 있는 사람은 부장님 밖에 없잖아요' 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포지션을 2년동안 비워놔도 공장 잘 돌아갔는데, 지금와서 회사가 피부장 자를 수 없다고 생각할까요?
좀 더 올라가면 알게 될거란다...  니들도 안전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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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리나남편
    일못하는 사람이 남아서 일하는거 아니였읍니까?
    기본적인 업무량이 많은데다가 제때 투자 못해서 트러블이 자주 나는지라… 뭐 하나 터지면 하루 날리거든요
    욕보십니다…..
    회사에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라는건 없죠. 자기가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심각하게 착각에 빠져있는거죠.
    저도 한때 그런 착각에 빠져 있었는데 (사원 3년차에 매니저 트랙 태워준 양반 땜시)
    다니다 보니 알겠더라고요. 내가 알아서 잘 챙겨먹지 않으면 누가 날 챙겨준다는건 환상일 뿐이고
    내가 알아서 끊임없이 쓸모를 증명하고 라인을 잘 타지 않는 이상은 누가 날 건져줄리도 없고
    회사가 날 알아서 잘 대우해준다는 것도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는걸.

    심지어 임원 트랙 태우던 사람도 인사에서 저새끼 너무 잘난... 더 보기
    욕보십니다…..
    회사에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라는건 없죠. 자기가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심각하게 착각에 빠져있는거죠.
    저도 한때 그런 착각에 빠져 있었는데 (사원 3년차에 매니저 트랙 태워준 양반 땜시)
    다니다 보니 알겠더라고요. 내가 알아서 잘 챙겨먹지 않으면 누가 날 챙겨준다는건 환상일 뿐이고
    내가 알아서 끊임없이 쓸모를 증명하고 라인을 잘 타지 않는 이상은 누가 날 건져줄리도 없고
    회사가 날 알아서 잘 대우해준다는 것도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는걸.

    심지어 임원 트랙 태우던 사람도 인사에서 저새끼 너무 잘난척 하는거 꼴보기 싫다는 이유로 임원 인사 한두해 누락시켜서 길들이기 하려다
    그사람이 타사 임원으로 가버리니까 잡지도 않던데요 뭐. 그런 사람도 그런데 저같은 일반 필부들이야 뻔하죠.
    그래서 가라앉는 배들은 알아서 뛰쳐 나가면서 버티는 수 밖에요..
    8
    너무 튀면 좋지 않죠. 전 어차피 이 회사에서는 아싸성향이라..
    Paraaaade
    저희 팀으로 모시고 싶네요... 저까짓놈한테 인사권한 같은게 있을리가 없지만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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